지난 4월 16일 미국 동부시간으로 자정이 되기 약 30분 전에 칼리지보드(COLLEGE B-OARD: SAT 시험을 출제/시행하는 비영리단체)는 약속대로 홈페이지에 새로운 SAT 시험의 소위 “세부 사항” (원문 명칭: SPECIFICATIONS)을 발표하였다. 총 210여 페이지가 넘는 이 문서에서 칼리지보드는 3월초에 발표한 대로 일부 연습문제를 포함하여 새로운 SAT 시험의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였다. 2016년 초부터 시행될 예정인 새로운 SAT를 치러야 하는 현재 9학년(영국학제 10학년 및 한국학교 고1) 이하의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에게 새로운 SAT 시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어떻게 SAT 시험을준비해야 하는지 도움을 드리고자 이 글을 쓴다.
2005년 도 개편 이후 10년 만에 다시 개편된 SAT 시험
미국의 대학입학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으로서 88년 동안 시행되고 있는 SAT 시험은 지난 10년 동안 두 차례가 개편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기존의 SAT 시험이 학원에 다닌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에 따라 학원을 굳이 다니지 않고도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시험을 만들겠다는 칼리지보드의 결단력이 눈길을 끈다. 단순히 미국 내 경쟁시험인 ACT에게 빼앗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만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칸 아카데미’라는 비영리 단체(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에서 대부분의 기금을 기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SAT 강의를 전면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지난 3월에 있었던 최초 개편 발표 당시 ‘시험이 좀 더 쉬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과연 실제 고득점을 받는 학생의 수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시험을 치를 때까지 기다려야 할 듯하다.
새로운 시험에서 가장 큰 변화는 총점이 3개 영역 2,400점 만점에서 2개 영역 1,600점으로 바뀐 점이다. 2005년 현재의 시험으로 바뀌기 이전 시험의 총점이 2개 영역 1,600점이었다는 점에서 이전 문제 형태로 돌아간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막상 그 내용은 종전 시험과는 사뭇 다르며, SAT 시험이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Critical Reading 영역과 Writing 영역이 통합되어 Evidence-based Reading and Writing 영역으로 명명되었으며, Math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었다.
기존의 시험에서 Writing 영역의 한 부분이었던 Essay는 선택 사항으로 바뀌면서 독립적인 영역으로 분리되었다. 칼리지보드에서는 강조하지 않았지만 새로 바뀌는 시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시험의 5지선다 문제들이 새로운 시험에서는 모두 4지선다 문제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문제를 푸는 요령’보다는’기본적인 학습 능력’을 평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변화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공포의 문장완성문제는 사라졌으나 장문 독해지문은 오히려 더 많아져
명칭부터 복잡하고 거창해 보이는 Evidence-based Reading and Writing 영역은 한 개의 영역으로 점수가 합산되지만, 세부 내용에서는 Reading Test(65분 52문제)와 Writing and Language Test(35분 44문제)로 명확하게 분리가 되었다. 기존의 시험에서 대다수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Critical Reading 영역이 바뀐Reading Test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Sentence Completion (문장완성) 문제(현재 총 3개 영역에 걸쳐 19문제가 출제되고 있다)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이다. 대부분 학생들이 전체 오답 중 절반 가량을 문장완성 문제에서 틀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학생들에게 환영받을 변화임이 틀림없다. 특히 기존의 문장완성 문제에 ‘사용빈도’가 높지 않은 ‘시험용 어휘’가 많았다는 지적이 큰 작용을 했다는 칼리지보드의 설명이 있었으며, 어휘력 평가는 독해지문 내에서 ‘문맥에 따른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는지를 평가하는 소위 ‘Vocabulary in Context (문맥상의 어휘)’ 문제들이 지문당 2문제씩 고정 출제되는 선으로 조정된다.
기존 시험에 있다가 새로운 시험에서 사라진 또 한가지 문제 유형은 ‘Short Passages (단문 독해)’ 문제이다. 기존 시험에서 총 4개의 지문에 걸쳐 8문제가 출제되던 단문이 완전히 사라지고, Read-ing Test의 모든 지문은 ‘Long Passages (장문 독해)’로만 구성되어, 이 역시 ‘문제를 푸는 요령’보다는 ‘지문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집중해서 평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Long Passages는 기존의 ‘3개 장문 + 1개 페어’ 포맷과 비교하면 다소 늘어난 ‘4개 장문 + 1개 페어’이며, 주어진 시간은 기존 시험이 문장완성 문제(총 19문제), 단문 독해(총 8문제)를 포함하여 총67문제(장문 독해 문제 총 44문제)를 푸는데 70분이 주어지는 데 반해, 새로운 시험은 장문 독해만 52문제를 65분 안에 풀어야 하는 포맷으로 바뀌었다.
위에서 언급하였지만, 모든 문제가 오지선다에서 사지선다로 바뀐 사실까지 고려한다면, ‘문제를 푸는 요령’만을 편식한 학생으로부터는 분명히 멀어진 시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일관된 유형의 문제들을 풀면서 4가지 보기 중에서 답을 고르는 시험에서보다는 다양한 유형의 문제들을 풀면서 5가지보기 중에서 답을 고르는 시험에서는 문제를 푸는 요령이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설문, 그래프, 시사 지문 등의 출제로 폭넓은 독서량이 절대적
장문 독해의 내용을 살펴보면 더욱 눈길을 끄는 변화가 있다. 4개 장문 + 1개 페어 지문 중에서 1개 지문은 반드시 문학 지문이 출제되는 한편, 또 다른 1개 지문은 반드시 연설문에서 발췌하겠다는 내용이다.
또한, 과학 지문의 비중을 2개 지문으로 늘여서 ACT와의 괴리를 줄이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중 연설문을 반드시 1개 지문을 포함하겠다는 대목은 칼리지보드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국의 국가설립토대가 된 문서들(founding documents)과 주요 글로벌 담화문(Great Global Conversations)이라고 표현하였는데, 많은 학생들이 생소하고 어렵게 느끼는 연설문은 분명히 새로운 시험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 한가지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독해 지문의 변화는 최소 2개 지문에서 ‘그래프’나 ‘도표’가 함께 출제된다는 점이다. 단순히 문제 푸는 요령에 치중하기보다는 반드시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논리적 분석’을 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새로 바뀌는 SAT 시험의 Reading Test 영역에서는 1개의 문학지문, 2개(혹은 1개 + 1개 페어)의 역사/사회학 지문(이 중 1개 지문은 연설문), 2개(혹은 1개 + 1개 페어)의 과학 지문이 출제되는데, 세부 문제 유형은 현재의 SAT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칼리지보드에서 공개한 ‘세부 사항’에는 출제되는 문제의 유형까지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는데, 기존의 장문 독해 문제 유형들이 그대로 정리되어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게다가 한가지 반길만한 사실은, ‘증거 찾기(Citing Evidence)’라는 새롭게 추가된 문제 유형이다. ‘증거 찾기’는 기존 시험에서 장문 독해 문제를 풀면서도 학생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인데, ‘모든 읽기 문제의 정답은 지문안에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본인의 주관’이 아닌 ‘저자의 주장’을 지문 안에서 찾아서 답을 쓰는 습관을 들인 학생이라면 한 문제를 풀면서 사실상 두 문제의 정답을 찾게 되는 결과가 되므로 유리해진 점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독해 지문의 난이도는 문학 지문이나 연설문과 같이 높은 난이도의 지문과 시사지문과 같이 평이한 난이도의 지문을 적절하게 배분해서 출제하겠다는 칼리지보드의 설명이 있었으며, 주로 시사지문과 과학지문에서는 그래프와 같은 다양한 내용의 정보를 분석하는 연습을 하도록 학생들을 권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기존의 SAT 시험이 ‘출제빈도’ 높은 어휘를 절대적으로 열심히 외우면서 문제유형에 따라 5개 보기 중에서 오답부터 골라내는 ‘문제 푸는 요령’을 연습함으로써 득점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험인 반면, 새로 바뀌는 SAT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의 학술지문뿐만 아니라 문학작품, 시사지문, 과학지문, 연설문 등 다양한 지문을 읽어서 ‘독서량’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절대적인 성공 요인이다.
그에 더해서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하는 방식으로 분석력과 논리력을 갈고닦는다면 고득점은 분명히 나의 것이 된다.
작성자 : 이성연 원장(팀 스피리트 원장)
팀스 2.0 영어학원 대표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졸업
헬싱키경제경영대학교 경영학석사
(전) 한성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겸임교수 및 시간강사
(전) 산업정책연구원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육부문 이사
(전) 한국경제신문사 글로벌커뮤니케이터 과정 주임교수
(전) 한국리더십센터 성공을 도와주는 영어 과정 주임강사
(전) 삼성 SDI 전속 통번역사
(전) SK TELECOM 전속 통번역사
종로/대치동/삼성동/역삼동 영어학원 강사경력 총 10여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