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반도체 투자를 요청했다. 푹 총리는 20일 오후 총리실에서 베트남을 방문중인 이재용 부회장과 면담을 갖고 “앞으로 삼성이 반도체공장에 투자해 베트남에서 삼성그룹의 전기전자 부문 생산망을 완전하게 구축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푹 총리는 “베트남은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응해 올해 아세안에서 유일한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는 국가”라며 “삼성의 투자는 우리 정부와 인민에 대한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푹 총리는 또 “삼성이 베트남의 공급망과 R&D 활동에 더 깊이 참여해 베트남 기업들을 지원해달라”며 “삼성의 투자에 대해 가장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폭적인 지원방침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베트남에 반도체를 제외한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의 3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하노이에 R&D센터를
구축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말 착공한 하노이 R&D센터가 운영에 들어가면 3000명 이상의 연구원과 엔지니어가 근무하게 되는 삼성의 해외 주요 R&D 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은 베트남에서 하이테크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지를 추가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후보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푹 총리의 요청에 대해 이 부회장은 “삼성은 소프트웨어 연구개발및 제조에 베트남 기업들과 협력해 투자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R&D센터와 관련해선 이미 밝힌 바대로 2022년말까지 운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해 반도체 투자요청에 대한 즉답은 피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베트남 정부와 총리가 삼성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이 부회장은 호찌민가전복합법인 확장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푹 총리 면담후 곧바도 호찌민시로 이동해 삼성전자호찌민가전복합법인(SEHC)을 찾아 운영현황을 보고받고 확장의 필요성 등을 점검했다. 앞서 지난달초 호찌민시는 SEHC를 현재의 제조기업에서 수출가공기업으로 전환해 수출입관세를 면제해주는 방안의 보고서를 총리에게 제출, 승인을 요청했고 정부도 최근 이를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SEHC가 수출가공기업으로 전환되면 세금면제 혜택을 받아 베트남에서 생산규모를 확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조건을 하나 더 갖게 되는 셈이다. 인사이드비나 2020/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