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주로 하는 일은 매일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유치원 친구들이 등원하면 아이들과 대화합니다. 상담하러 오시는 부모님들을 낮 시간에 만나고, 유치원 하원 후에는 선생님들과 회의를 합니다. 퇴근을 하면 가족들과의 대화가 이어지고, 잠자는 시간 8시간을 빼고는 입과 귀가 쉬지 않고 일을 합니다.
매일 이렇게 듣고 말하기를 반복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매번 느낍니다. 듣기에는 인내심도, 동감도, 조언을 줄 수 있는 지혜와 스킬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상담의 기술을 잘 보여주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 대해 나눠보고자 합니다. 심리학 상담 시간에서 배웠던 것보다 더 명쾌한 스님의 훈수되기, 한번 배워볼까요?
모태 기독교인으로 자란 저로서는 불교라는 종교는 나와 전혀 다른 세계였고, 절이라는 장소는 그저 관광지로만 생각했기에, 스님의 법문을 듣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굉장히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그중 ‘ 즉문즉설’ 코너는 법문 설교와는 조금 다른 상담의 개념처럼 일상에서 일어나는 흔한 문제들과 일상에서는 쓰는 흔한 용어들로 이어가는 대화 형식이었기에 쉽고도 재밌게 들을 수 있었는데요.
먼저 간단히, 법륜스님에 대해서 소개해 드릴게요. 법륜 스님은 한국의 승려이자, 사회, 환경 운동가이며 통일 전문가로 활동 중이십니다. 정토회라는 불교 수행 공동체를 설립해서 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스님의 주례사>,<엄마 수업>, <방황해도 괜찮아>,
<인생수업>,<행복> 등 여러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많은 사람들을 위한 강연 활동가, 멘토로 유명하신 분이십니다. 스님이 지필 한 저서의 제목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인생에서 일어나는 가장 빈번한 고뇌와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는 고찰을 가지고, 쉬운 언어로 대중과 소통하고 계신 훌륭한 분이시죠.
유튜브를 통해 보게 된 ‘즉문즉설’ 동영상은 해학과 지혜를 가득 품은 상담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 방식은 이렇습니다. 지목된 질문자들이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면 스님은 그것에 대해 답변을 합니다. 때로는 질문자와 대화하듯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기에 모인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도 합니다. 대본 없는 진행되는데, 즉석에서 질문자의 문제를 이해하고, 구체화하고, 분석해서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는 스님의 내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질문자들은 스님이 던지는 질문을 받으면 종종 몇 초간의 정적이 흐릅니다. 이 되묻는 질문 방식은 질문자 스스로 문제를 구체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그 원인을 정확히 인지하는 데에서 상담은 시작되기 때문이지요. 때로는 질문자가 이미 답은 정해 놓은 채 그 답을 듣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스님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은 당장 받아들이지는 못하지만, 터닝포인트는 충분히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즉문즉설이 더 공감이 되고 힐링이 된 이유는, 질문자들의 모든 문제들이 너무나도 흔하디 흔한, 우리의 인생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부부간의 문제,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 우울감 등 인생사는 문제들은 그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가 비슷한 상황들이구나라는 동질감에 첫 질문부터 몰입감이 생겨납니다. 많은 주제 중에서도 특히 육아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흔한 문제들은 무엇일까요? 두 질문자가 있었습니다. 한 질문자는 ‘ 7세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려고 많은 노력을 하지만, 인내심의 한계가 올 때는 소리를 지르는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라는 질문을 합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부모들의 가지는 태도에 따라 아이들의 문제점이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법륜스님은 자녀를 야단칠 수 있는 기준을 아래 다섯 가지로 이야기합니다.
1.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 (남을 때리거나 죽이는 것) 2.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뺏는 것 3. 성추행이나 성폭행 4. 욕설을 하거나 거짓말 5. 술, 담배, 마약을 하는 경우
어린아이에게 해당되는 항목들이라면,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인지, 남의 물건을 뺏는 것인지, 거짓말을 하는 것, 이 정도의 항목들인데, 이외의 문제들이라면 아이에게 화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밥을 잘 안 먹는다, 이건 위에 야단할 항목도 아니고, 밥 먹는 시간 이외에 안 먹으면 그냥 치워주고, 다시 한번 아이에게 밥 먹는 시간을 일러주는, 즉 정해진 규칙을 다시 한번 알려주는 것으로 문제 해결을 하면 그만이란 말입니다. 밥을 왜 안먹냐로 언성을 높일 필요도 없다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부모 자녀와의 문제는, 그게 부모의 욕심에서 올 확률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을 때 부모는 성질에 못 이겨, 소리를 지르거나 물리적으로 매를 든다면 그것은 훈육이 아니라 아이에게 상처만 주게 됩니다.
뒤 이어 나온 다른 질문자는 어머니가 자녀에 대한 기대심과 집착으로 아이를 체벌로 양육해 온 결과 십대가 된 자녀는 분노가 폭발할 때마다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이로 자라버렸습니다.
자신의 카르마(Karma)가 고스란히 자녀에게 전달이 된 것입니다. 카르마는 인도계 종교에서 인과율 개념을 의미하는데, 현재의 행위는 그 이전 행위의 결과로 생긴 것이며, 이것은 또한 미래의 행위에 대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몸과 마음에 배어 있는 습관, 카르마는 잘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특히 양육하면서 어머니로서의 역할에서 최대한 부정적인 카르마는 제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입니다.
자녀 양육에 대한 문제도 결국, 내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결코 남에게도 행복을 줄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자전거를 연습하는 세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자전거를 타면서 3번을 넘어졌고, 다른 이는 5번을, 마지막 사람은 10번을 넘어졌습니다. 이중 누가 나중에 자전거를 더 잘 타게 될까요? 10번을 넘어졌지만, 그만큼 연습도 많이 했을 마지막 사람이 제일 잘 탈수도 있고, 혹은 3번을 넘어졌지만 잘 탈 수도 있습니다.
3번 넘어져서 잘 타면 좋은 것이고, 10번 넘어졌지만 그도 잘 타면 그 또한 좋은 것입니다. 여름은 여름이라서 좋고, 겨울은 겨울이라서 좋은 것처럼요.
힘든 육아지만, 나만의 기준을 정해놓고 최대한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가지려고 해보세요. 어느 순간 내가 아이에게 해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아이가 나에게 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이미 독립해야 하는 나이로 훌쩍 커버립니다. 그런 생각을 해보면 말썽쟁이 아이의 속 끊이는 시간들도 그냥 행복의 한 조각으로 금세 지나가 버릴테니 오늘도 아쉽기만 합니다.
뭐가 문제야?! 아무 문제 아냐! 라고 쉴 새 없이 말씀하시는
법륜스님의 훈수가 너무나 힘이 되는 요즘입니다.
saigon montess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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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리 (Julia Lee)
현 Saigon Montessori International
Kindergarten Director
현 Vietnam Montessori Institute
Founder & Director
국제 몬테소리 교사 (MIA), MIA 및 PNMA 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