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역사 속에서 변화해왔다. 그리고 그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그 사회적 함의를 품어 안으며 그 변천 속에 새겨졌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인 동시에 인류 문화를 이끌어온 원동력이다 우리의 삶과 문화에 깊숙이 녹아든 것이 바로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의 본질과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바로 인간을 이해하는 중요한 길 중 하나이다. 또한 국가와 언어의 관계는 단순하지가 않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국가로 단일한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것을 당연한 일로 생각하고 있으나, 다른 국가들의 경우를 보면 단일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결코 당연하거나 일반적인 사실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한 국가 안에 여러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경우가 결코 드물지 않은 것이다.
베트남어의 선조 언어 (원시 동남아 언어)
베트남어의 언어적인 뿌리를 찾아 올라가면, 현재의 베트남어는 없고, 원시 남아시아 언어인 남아시아어 계통(Ngữ hệ Nam Á)이 있다. 원시 남아시아 언어 계통의 연대는 약 기원전 4000년 전으로 올라간다. 그 당시는 베트남어(tieng Viet), 몬커메르어(tieng Mon-khome), 비엣므엉어(tieng Viet- Muong)모두는 하나의 언어였을 뿐이다. 말하자면,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11개국 중 한 국가이며, 남아시아 원시언어에 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어라고 하면 베트남 54개 민족 중에서 95%를 차지하는 kinh족의 언어를 말하는 것이다. 베트남의 53개 소수민족의 언어는 베트남어와 반대로 인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태국과 관련이 있거나 캄푸치아 관련이 있거나 인도 북부와 중국남부 지역과 관련이 있거나 그렇게 차이가 있고 다양하다.
베트남어의 조상인 원시 남아시아 언어계열의 특징
성조가 없는 언어이다. 단어에 (Phụ tố Câu từ)접두어, 접미어가 있어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다시 말해, 지금 베트남어는 영어와 다르게 접두어, 접미어가 없다. 단어의 음절이 추가되어 다른 단어로 바뀌는 현상이 없는 언어이다. 동남아시아 11개국의 모든 언어가 그렇다.
하지만 베트남어의 조상인 원시 동남아시아 언어에는 그런 요소가 있었다. 배트남어의 조상 언어이다 보니까, 지금 베트남어와 겹치는 단어가 있다. 예를 들어 mot, hai, bon, troi, muoi… 등등 이 단어들은 원시 동남아시어 언어에서 쓰던 단어인데 지금 베트남어도 똑같이 쓰고 있다.
베트남어 할아버지, 할머니 언어(몬케메르 언어)
약 기원전 1000년전에, 원시 남아시아 언어 (Ho Nam A)에서 몬커메르 언어(nhanh Mon – Kho me)가 분리되었다. 몬커메르 언어는 베트남어의 할아버지, 할머니에 속하는 언어이다. 몬커메르 언어와 현재 베트남어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 간의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 유사한 혹은 겹치는 단어들이 있다.
몬커메르 언어(nhanh Mon – Kho me)
현재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내의 수 많은 민족과 수 많은 언어들 중 수 십개 언어의 뿌리가 되고 있다. 원시 남아시아 언어와 몬커메르 언어, 두 언어가 다르며 분리됐다.
현재 사용중인 베트남의 언어의 유래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국경을 같이 했던 관계로 우리와 같이 중국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특징은 양국의 언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양국이 말은 존재하면서도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한자를 사용했던 점과 독립적인 문자를 소유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한자를 차용해 각각 이두와 쯔놈(chữ nôm:宁字 喃)을 만들었다고 하는 점, 그리고 오늘날 통용하고 있는 한글(15세기 창제)과 베트남어(17세기 조성)의 명사 중 각각 80%와 60%가 중국의 한자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베트남 9,000만 (낀족을 포함한 54개 종족) 인구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국어(문자)다. 베트남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세 번째 관문으로 베트남 국어, 구억응으(quốc ngữ)와 그 이전까지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오던 한자 및 쯔놈에 대하여 알아보자.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쯔놈과 한자부터 살펴보자.
• 쯔한 (CHỮ HÁN 한자)
기원전 207년 진나라 태수 찌우다(Triệu Đà)가 오늘날의 베트남 북부 홍강 일대인 야오찌(Giao Chỉ)군을 중심으로 남비엣(NamViệt)국을 세워 독립하면서부터 한자가 베트남의 공식 문자가 되었다. 그 이전 시기인 훙브응(Hùng Vương) 통치 당시까지만 해도 문자가 없었던 베트남은 이때부터 중국어와 중국 문자 쯔한(chữ Hán)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당국에 의해 구억응으(quốc ngữ)가 의무적으로 보급되기까지 2천년 가까이 쓰였다. (단, 쯔놈이 공식언어였던 떠이 선왕조(Tây Sơn:西山, 1789-1802)의 통치기는 제외)
Bộ thủ (Radical) trong chữ Hán
한자의 기초로 만들어진
오래된 베트남 언어
• 쯔놈 (CHỮ NÔM)
탄생과 보급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의 정치독립과 함께 문자독립을 끊임없이 추구해왔는데 쯔놈의 창제야말로 그 대표적 인산물이다.
쯔놈은 꾸옥 엄(quốc âm:國音)의 의미로, 베트남어로는 ‘chữ nôm’ 으로 쓰는데, 이는 고유명사로 ‘chữ’는 글자, ‘nôm’은 베트남을 의미한다. 한편 쯔놈의 출현시기는 아직 명확히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쩐왕조(Trần:陳, 1225-1400)에 와서야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 쯔놈이 쓰인 국어 시와 음악 가사가 발달하게 되었다. 그 예로, 윙투잉(Nguyễn Thuyên)과 윙시꼬(Nguyễn Sĩ Cố)는 당대의 쯔놈작가로 유명하며, 쯔놈의 기록들은 비문, 시, 부, 소설 등에도 많이 남아 있는데, 그 중에서 윙유(Nguyễn Du, 1765-1820)의 끼우(Kiều)전은 베트남 문학의 최고봉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계 쯔놈의 출현은 고유의 민족문자를 통한 민족문화의 창달과 민족자주정신이다. 이 같은 염원은 딘왕조(Đinh:丁, 968-980)를 세웠던 딘보린(Đinh Bộ Lĩnh)이 국호를 다이꼬비엣(Ðại Cồ Việt)이라 했던 것이나 호왕조의 호귀리가 쯔놈을 조정의 공식문자로 지정한 것에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떠이선 농민 왕조의 광쭝(Quang Trung, 1788-1792)황제가 쯔놈을 국가의 공식문자로 선포하고 쯔놈에 의한 과거를 실시했다. 단 쯔놈은 한자의 변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자에 대한 깊은 지식이 먼저 요구되어, 쯔놈의 사용은 지식인들로 국한될 수밖에 없었다.
구조 쯔놈의 구조는 크게 보아 한자의 원형을 그대로 쓴 것,형성, 회의, 가차 등 한자를 변형해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있다. 구성체계를 살펴보면 뜻과 음이 한자와 동일한 것은 그 어원이 동일한 한자를 사용한 경우로, ‘官 = uan’, ‘民 = dân’, ‘主 = chủ’, 등이 있고, 한자에 어원을 두나 음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경우로, ‘孤 = cô’, ‘局 = cục’ 등이 있다. 그리고 말의 음이 한자와 비슷한 경우에는 그 한자를 빌려 ‘아버지’ 를 의미하는 ‘보(bó)’ 를 ‘천’을 뜻하는 ‘포(布)’ 로 쓰는 경우가 그 예다. 베트남역사박물관 (số1, Tràng Tiền, Hà Nội)에 전시되어있는 한놈(Hán Nôm) 유물들
한글은 세종대왕, 베트남어(쯔 꾸억 응으)는 알렉산드르 드 로드 신부
쯔구억응우(chữ quốc ngữ; 국어)의 사용
베트남어는 포르투갈 제주이트선교부 소속으로 1624년에서 1645년까지 오랫동안 베트남에서 전도했던 프랑스인 알렉산드르 드 로드(Alexandre de Rhodes) 신부에 의해 만들어졌다. 당시 그는 과거 베트남선교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던 여러 신부들의 자료들을 토대로 지난 1651년 로마에서 베트남어, 포루투갈어, 라틴어의 대역사전과 교리문답을 냈는데, 베트남인들의 한문숭배사상에 밀려 3세기 가까이 경시되어 오다가 프랑스의 베트남 식민화 완성 이후 본격적으로 보급되었다.
즉, 프랑스 식민당국이 베트남의 과거시험을 폐지(북부지방1915년, 중부지방1919년)하고 1919년에는 전국적으로 한자까지 폐지한 후 베불학교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리고 마침내 1924년 9월 메를린(Merlin) 총독에 의해 구억응으(Quốc Ngữ;국어)수업을 학교에 정식으로 도입함으로써 베트남 국어가 탄생한 지 3세기만에 한자와 단절되었다.
베트남어 알파벳은 29자
영어 알파벳의 ‘F, J, W, Z’가 없는 대신에 ‘Ă, Â, Ð, Ê, Ô, Ư’가 추가되었다. 즉, 12개의 단모음(A, Ă, Â, E, Ê, I(Y), O, Ô, Ơ, U, Ư)과 17개의 단자음(B, C, D, G, H, K, L, M, N, P, Q, R, S, T, V, X, Ð)으로 구성되었다. 이 외에도 모음이 결합한 ‘IÊ, UÔ, ƯƠ’형태와 ‘IÊU, YÊU’ 등 형태의 다양한 이중 및 삼중모음, 그리고 자음이 결합한 ‘CH, GH, KH, NG, NGH, NH, PH, TH, TR’형태의 9개 복자음이 있다.
총 29자, 149 음소로 구성되며, 무성조를 포함해 6 성조
즉, 여우 (dấu ;’, `, ?, ~, .;그리스와 라틴어 표기에서 비롯됨)를 갖는다. 발음은 삭(Sắc), 후인(Huyền), 호이(Hỏi), 응아(Ngã), 낭 (Nặng) 등으로 읽는다. 베트남어는 외국인에게 어렵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같은 음일지라도 성조에 따라 단어들이 전혀 다른 뜻을 갖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ma:마귀)’, ‘마(má:어머니)’, ‘마(mà:그러나)’, ‘마(mả:무덤)’, ‘마(mã:말)’, ‘마(mạ:모)’ 등이 그 전형적인 예다.
베트남어의 단어형태는 변하지 않는다
인칭, 수, 시제, 성, 격과 같은 문법적인 특징에 의해서 변하는 어미가 없다. 인쇄용으로 흔히 쓰이는 대문자를 쯔호아(chữ hoa; 이름 지명 단체 등을 표시할 때), 필기체에서 사용하는 소문자를 쯔트응(chữ thường)이라고 부르며,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Unicode로 Latin 기본, Latin-1 추가, Latin 확장-A, Latin 확장-B, Latin 확장 추가 등이 있다.
지역에 따른 언어 차이
베트남어는 지역 간에 성조와 발음은 다소 달라도 문법적인 차이가 없다. 다만 문화적 여러 요인들로 인하여 서로 달리 표현하는 단어들이 다수 있다. 예컨대 ‘아버지’와 ‘어머니’가 북부에서 ‘보(bố)’와 ‘매(mẹ)’라면 남부에서 ‘바(ba)’와 ‘마(má)’로 표현되는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