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주베트남 대한민국대사관 이재국 고용노동관

베트남은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국내기업(4,300여개)이 진출해 있는 나라이다. “노동자보호에 초점이 맞춰진 베트남의 노동법을 이해해야 한국 기업들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효과적인 구직활동 전략 경험과 취업 사례를 바탕으로 베트남북부 지역 고용동향과 구직활동, 구직자가 꼭 알아야 할 베트남 노동법등에 대해, 주베트남 대한민국대사관의 이재국 고용노동관을 찾았다.

주베트남대사관 노무관으로 근무하고 계신데요. 업무 및 노무관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주베트남대한민국 대사관의 이재국 고용노동관입니다. “고용노동관”이 길다보니 전통적으로 “노무관”으로 불리고 있고 편하게 “노무관”으로 부르시면 됩니다. 올해 2월 13일자로 부임하여 앞으로 2022년 2월까지 약 3년간 근무할 예정입니다. 고용노동관으로 오기 전까지 ’06년 고용노동부에 입부한 이래 13년 가까이 근무하였고, 안양고용센터 취업지원과장, 장관비서, 직업능력정책과·여성고용정책과·공공기관노사관계과에서 총괄서기관으로 근무하였습니다.
베트남(특히 하노이)과는 제 개인적으로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제 생애 최초로 밟아본 외국이 바로 베트남 하노이였습니다. 올해 부임하면서 2006년 방베 때보다 급격하게 변한 스카이라인과 도로의 변화에 특히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기억해보면 2006년에는 대우호텔이 가장 큰 빌딩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롯데호텔, 경남랜드마크 등 70층 내외의 고층빌딩으로 스카이라인이 크게 변모하였습니다. 또한 2006년 방베 당시 도로에는 택시 말고는 오토바이만 가득하였는데 이번에 부임하면서 도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승용차를 보면서 베트남의 경제발전을 체감하였습니다. 그리고 큰 빌딩과 도로의 많은 한국 차들, 한국 관련된 광고판(박항서 감독) 등을 보면서 우리기업과 우리교민의 역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2의 고향으로서 베트남에서 양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용노동관으로의 역활
고용노동관으로서 제 역할은 크게 4가지이며 우선순위 없이 4가지 업무 모두 매우 중요한 업무입니다. 첫째, 한국정부를 대표하여 베트남과의 고용노동 분야의 협력을 증진하는 업무입니다. 지난 8월말, 5년 주기의 한-베 고용노동협력 MOU를 갱신하였는데, 특히 베트남정부는 국가발전을 위해 일자리정책과 직업교육훈련이 최우선 과제이며 우리정부의 지원과 협력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둘째, 해외 근로자를 인력을 구하기 힘든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등으로 송출하는 고용허가제(Employment Permit System) 업무에 있어 베트남을 대표하여 총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고용허가제 쿼터 획정 등 양국의 국익을 위해 우리정부와 베트남정부 사이의 중계역할을 합니다. 셋째, 인사노무를 중심으로 우리기업의 HR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베트남 기획투자부(MPI)에 따르면 약 7,800개(북부 4,000개, 중부 400개, 남부 3,400개)의 한국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한국 진출기업이 노동법 등 베트남 인사노무상 애로를 경험하고 있는데 고용노동관은 노동법 설명회, 개별 기업상담 등을 통해 우리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넷째, 청년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취업자의 노동권 보호 및 구직자의 해외취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 고용국에 따르면 지난해 약 2만명의 우리국민이 노동허가 또는 노동허가면제를 받았다고 하며, 노동비자가 아닌 상용비자 등을 통한 취업자까지 고려 시 실질적으로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국민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용노동관은 K-Move 스쿨, 해외취업박람회 등을 통해 우리 구직자의 취업을 촉진하고, 개별상담 등을 통해 우리 취업자의 권리 보호와 삶의 질 개선에 힘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혹은 대한민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펼치는 사업들이 베트남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인가요?
베트남에서 유명한 맥주 중 하나가 3.3.3인데 베트남은 한국의 3대 수출국, 3대 투자국, 3대 무역흑자국에 해당하는 신남방정책의 핵심국가입니다. 거꾸로 베트남에 있어서도 한국기업은 베트남의 해외수출의 30~35%, 베트남 전체 FDI의 20%를 차지하고, 100만명의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핵심경제 협력국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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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분야에서 베트남의 현재를 과거 중국 등의 사례에 비춰볼 때 미래의 상황변화를 조심스럽게 혹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외투기업에 대한 조세혜택 폐지, 환경규제, 가파른 임금인상 등 중국 FDI정책의 변화사례를 볼 때, 베트남의 미래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다만, 노무분야에 국한하여 볼 때, 미래의 베트남 상황변화는 임금, 노동시간, 인프라 등 다양한 측면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되며 먼 미래는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개인적으로는 최소 향후 10~15년 정도까지는 낙관적으로 전망됩니다.

우선, 2018년 2사분기 기준, 베트남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수입은 562만동으로 태국, 중국 등 주변국가에 비해 저렴합니다. 또한 2016년까지는 최저임금이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인상되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었으나 2017년부터는 다행이도 한자리 수로 인상률이 유지되는 상황이며 내년 2020년에는 5.5%로 결정되었습니다.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 고위관계자와의 면담결과, FDI에 의존성이 큰 베트남 경제의 특수성과 대외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을 당분간 한자리 수로 억제할 것으로 보이는 등 임금인상은 안정화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정규근무시간 축소가 논의되고 있으나
당분간은 주6일 48시간 근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유교문화와 대승불교, 높은 교육열, 국민의 근면함, 젓가락 문화 등 우리와 많은 문화적 공통점을 볼 때, 라오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문화적 인프라로서 포스트 차이나는 설득력이 큽니다.
한편, 핵무기, 인공위성 등 기초과학 및 기술력의 토대가 갖춰진 중국이 그간 FDI 기업의 자본력을 발판 삼아 자국기업도 성장시킨 것과는 달리, 베트남은 기초과학 및 기술력이 미흡하여 FDI 기업에 대해 자본만이 아닌 기술에 대한 의존도도 커서 기술적 자립을 하는 것은 당분간 요원합니다. 따라서 FDI기업에 대한 지원도 계속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재임하시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가 있다면 소개 바랍니다.
제 업무 특성상, 진출기업 뿐만이 아니라 모든 우리 교민 모두가 저의 고객입니다. 주로 특정분야를 담당하는 다른 주재관·외교관과 다르게 사실상 해외에 있는 모든 국민이 저의 소중한 고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외롭고 거친 해외생활을 하다 보면 국가에 대한 불만이 많아지는 경우도 종종 있고, 무엇보다 대사관이, 작은 국가로서 우리국민을 수호하는 작은 방패가 되고 싶어, 저는 기업이든 청년이든 만나는 사람마다 제 명함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부임 후 최근 7개월여 동안 벌써 천장이 넘는 명함을 나누어 준 것 같습니다. 기업의 노무상담을 하며 대사관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칭찬에 고용노동관으로서의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한달도 안되었는데 나눠준 명함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청년들을 도와준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거소증 문제로 새벽에 공안의 조사를 받은 청년이 새벽에 전화하여 도움을 요청한 사례, 술에 취해 친구들과 해피벌룬(마약류)을 흡입하다가 공안에 잡힌 청년으로부터 새벽에 전화를 받고 도와준 사례가 생각납니다. 제가 대한민국 정부이며, 고용노동분야에 있어 대사라는 생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혹은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는 한국청년 및 한국기업들께 하시고 싶은 당부 말씀이 계시면 부탁드립니다.
7개월여의 경험 속에서 두가지 당부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각별해진 경제교류 외에도, 한류와 박항서 감독 등을 통해 베트남과의 사회·문화적 관계도 가까워지면서 베트남으로의 “묻지마 투자” 또는 “묻지마 취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준비없는 무분별한 투자와 취업은 심각한 학습비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한-베간의 좋은 관계와 베트남 국민의 따뜻한 환대 속에서 민족적 자부심이 자만심으로 변모하여 폭행 등 다양한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우리문화와 베트남 문화의 공통점이 많아 우리국민에게 베트남은 친숙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베트남은 외국이며, 우리는 주인이 아닌 손님입니다. 손님으로서 초심을 잊지 않고 항상 겸손함을 잃지 않는 것이 베트남에서의 성공의 기반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베트남대한민국 대사관
이재국 고용노동관 주요약력 및 학력
강원도 원주 출생
고려대학교 독문학과 졸업(’02년), 호주 Griffith 대학교 HRM 석사(’13년)
‘06년 고용노동부 입부(행시 49회)
장관 비서, 직업능력정책과·여성고용정책과·공공기관노사관계과 등 역임
‘19.2월~現 주베트남대한민국대사관 고용노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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