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체결이 베트남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미국과 중국, G2간 파워게임과 무역전쟁
미국과 중국, G2간의 파워게임이 무역전쟁이라는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다. 두 강대국은 서로 자기편에 서기를 바라면서 다른 나라에 대해서 회유와 압박이 공공연해지는 모습이다. 전에 겪어보지 못한 이런 경제전쟁에서 엇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협정을 통하여 자국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아직은 전 세계 모든 면에서 유일무이한 슈퍼파워를 갖고 있다. 이런 미국의 힘은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석좌교수의 논문 <미국은 왜 다른 나라보다 부유한가> 라는 데서 알 수 있다. 펠드스타인 교수가 꼽은 미국의 강점 10가지를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기업가정신, 금융시스템, 세계최고의 대학, 유연한 노동시장, 인구증가, 장시간 고강도 노동문화, 풍부한 에너지, 유리한 규제환경, 작은 정부, 주 정부간 경쟁하게 하는 분권정치를 들고 있다. 하나같이 강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고, 한국이나 베트남이 갖추기에는 아직은 아마도 장래에도 역부족한 것들이다. 미국 중심의 민주주의와 러시아를 정점으로 하던 냉전체제가 막을 내리고 바야흐로 국제 정세는 미국과 중국간의 G2 파워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두 나라가 주도하는 무역전쟁도 단기간에 끝날 재료가 아니며 글로벌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요소다. 두 빅 파워 간 중남미, 유럽, 아프리카, 중동, 동아시아 그리고 북한 등 거의 전 세계를 두고 패권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쟁 분야도 무역, 금융, 환율, 국제기구, 인권, 이민, 기후협약, 핵, 재래식무기 등 거의 전방위다.

CPTPP 및 RCEP 진행상황
특히 미-중 두 나라는 국제기구 관련 주도권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그 중심에 기존 IMF(국제통화기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WB(세계은행) 등에 이어서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와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가 있다.
CPTPP는 2018년 12월 30일 호주 캐나다 일본 멕시코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6개국에서 발효되었으며, 베트남은 2019년 1월 14일 공식 발효되었다. 그 중에서 일본, 호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뉴질랜드 등 7개국은 베트남과 기존 FTA 체결국가들이다.
CPTPP 체결로 베트남은 관세, 지식재산권, 환경, 노동, 전자상거래 등 CPTPP 조항과 국내법과의 차이 조정을 위한 법 개정에 나설 예정이다. 베트남도 국제 수준의 법률과 제도의 재정비가 요구된다. 여타 국제기구 편입과 마찬가지로 단기적으로는 CPTPP 체결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태국 등 베트남의 경쟁국들도 가입이 예상돼 양국간 비슷한 산업군인 자동차 전자제품 농산물 해산물 분야는 경쟁 압박도 예상된다. 다음은 두 협정의 개요다.

베트남 및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 정확히 말해서 G2파워게임에 일부 수혜자로 평가된다.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 국가라고는 하나 같은 이념 성향의 공산당을 주로 하는 중국에 기울고, 경제적으로는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유지하면서 미국 측에 서는 모습이다. 군사와 외교적으로는 이슈에 따라서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등거리 외교를 펼치고 있다. 베트남은 두 협정에 직접적으로 가입함으로써 경제적인 실리 찾기에 나섰다. 결론적으로 베트남 정부는 미국과 중국에 치우침 없는 철저한 자국 실리 중심의 외교정책을 통하여 경제발전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적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도 베트남의 전략적인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국에 유리한 제스처를 요구할 것이다. 숱한 세월 중국, 프랑스, 미국, 일본 등 강대국들과의 전쟁이 오늘날의 강한 베트남을 있게 한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두 협정이 베트남을 한 단계 발전하는 원동력은 될 것이다. 물론 예전같이 국가간의 협정들이 경제적인 혜택을 크게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닌 만큼 그 효과는 기대만큼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일방적인 경공업 제조업 중심 경제에서 중화학공업과 지식서비스산업 중심으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에 베트남 정부는 두 협정을 충분히 활용하여 개발도상국의 입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이들 다자간 협정보다는 현실적으로 아세안경제공동체[AEC : ASEAN Economic Community]를 통하여 발전의 근간을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11월 22일 결성된 AEC는 상품, 서비스, 투자, 노동, 자본 이동의 자유화를 기조로 삼고 있다. 단일시장, 생산거점, 경제블록화, 세계경제통합 등 장기 전략으로 아세안 10개국 중 어느 한 나라에 투자하면 10개국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아세안은 2019년 현재 세계 7위 주요 경제권역에서 2050년 중국 미국 EU에 이은 글로벌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 협정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이 예상된다. 일단 미국의 탈퇴로 빛이 바랬지만 언제든지 복귀할 수 있고, 미국이 중국 주도의 협정에 훼방꾼으로 등장할 여지도 다분한 만큼 효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확실한 것은 G2간 패권경쟁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간의 무역전쟁이 단기적인 소재도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20세기 냉전 체제 때처럼 동-서 양 진영으로 갈려서 편싸움 현상이 재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인류 발전에 무역이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인 사실이고 그 의미는 결코 퇴색되진 않을 것이다. ‘팍스 로마나’ ‘팍스 에스파냐’ ‘팍스 브리태니카’ ‘팍스 아메리카나’ ‘팍스 시니카’ 등을 통해서 봤듯이 영원한 강대국도 없었다. 국가간의 협정, 국제법적인 구속력 없고 한낱 종이 문서에 불과하며 순식간에 뒤집는 모습을 수도 없이 봐 왔다. 자강불식(自强不息), 국가도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 하다는 냉정한 자기 인식이 요구된다. 초강대국을 머리 위와 발 아래 두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은 특히 더 하다. 참고로, CPTPP 교섭일지와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 자료를 덧붙인다.

<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교섭일지 >
‣ 2002년 10월 :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TPSEP 논의 시작
‣ 2005년 6월 3일 :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TPSEP 협정 체결
‣ 2006년 5월 28일 : TPSEP 협정 발효
‣ 2008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TPSEP를 TPP로 전환 검토
‣ 2009년 11월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TPP 참가 의사 표명
‣ 2010년 3월 : 미국, 호주, 베트남, 페루 참가
‣ 2010년 10월 : 말레이시아 참가
‣ 2010년 11월 14일 : 9개국 2011년 11월까지 협상 타결 합의
‣ 2011년 11월 : 캐나다, 멕시코 교섭 참가
‣ 2013년 3월 15일 : 일본, 교섭 참가 선언
‣ 2013년 4월 20일 : 일본 협상 참가 최종 승인
‣ 2015년 10월 5일 : 타결
‣ 2016년 2월 : 정식서명
‣ 2017년 1월 : 트럼프 미 대통령 TPP 탈퇴 선언
‣ 2017년 11월 : 미국 제외한 11개국 큰 틀 합의, CPTPP로 명칭 변경
‣ 2018년 3월 : CPTPP 11개국 공식서명
‣ 2018년 10월 31일 : 6개국 자국 내 비준 완료
‣ 2018년 12월 30일 : 공식 발효
‣ 2019년 1월 14일 : 베트남 공식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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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환
칼럼니스트, 국제금융전문가 / 090-960-5976 / choikeunhwan@naver.com

[네이버블로그, 최근환의 최근환율] , <아세안에서 답을 찾다, 2017, 북랩, 최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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