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이야기 |
절세미녀 선강은 자신의 미모 때문에 엉뚱한 운명을 맞이합니다. 시아버지 위선공의 계략에 의해 선강은 시아버지의 첩으로 살게 됩니다. 그 후 자식이 생긴 선강은 자신의 남편이 될 뻔 한 세자를 죽이고 자신의 아들에게 보위를 잇도록 할 계획을 세웁니다.
일국의 임금이 정치는 게을리 하고 여자만 밝히니 건강할 수 없죠. 위 선공은 재위 18년 건강이 악화됩니다.
이제 선강은 다급합니다. 위 선공이 죽으면 세자가 보위를 잇는 것이 법칙이라, 어떻게 하던지 위 선공 생전에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세자 급자는 성군의 자질을 갖추고 있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폐세자가 어렵다고 판단한 선강은 세자 암살 계획을 세웁니다. 선강은 위 선공에게 제나라 사절단의 대표로 세자를 보내라고 요청합니다. 위 선공의 허락을 받은 선강은 둘째 아들 삭을 불러 자객을 준비 시킵니다.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라 선강의 큰 아들 수는 어머니와 동생의 이야기를 엿듣고 세자를 찾아갑니다. 수는 세자에게 “형님 제나라 사절로 가시면 형님은 죽습니다. 가시지 마소서” 라고 하자 세자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말하기를 “나는 죽더라도 가야한다 임금이자 아버지의 명을 거역하면 불충 불효가 된다” 세자의 결심이 워낙 확고하여 공자 수는 자신만의 계획을 세웁니다.
다음날 아침 세자는 배를 타고 선강의 친정 제나라로 출발하고, 공자 수는 따로 배를 마련하여 세자의 배를 따라갑니다. 세자의 배를 따라 잡은 공자 수 “형님과 이승에서 마지막 이별주를 나누고 싶습니다” 하며 두 형제는 저승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이별주를 나눕니다. 공자 수는 울면서 세자의 잔에 술을 따르고 술잔에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집니다. “형님 술을 다시 따라 올리겠습니다” 하자 세자는 “아니다 나는 어진 동생의 정을 함께 마시고 싶다” 라고 합니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두 형제는 그렇게 울면서 이별주를 마십니다. 공자 수는 미리 작정하고 세자를 취하게 만든 후, 세자가 잠들자 자신이 타고온 배에 세자를 옮기고, 자신이 세자의 모자를 쓰고 제나라로 갑니다.
술에서 깨어난 세자는 상황을 판단하고 즉시 동생 수가 타고간 배를 따라갑니다. 서로가 대신 죽으려는 이복형제, 서로를 살리려는 이복형제. 이렇게 세자는 다급하게 동생이 탄 배를 따라 잡았는데 동생은 이미 살해당한 후 였습니다. 세자는 동생 수의 시신을 부등켜 안고 통곡을 하며 소리칩니다. “동생아 너는 가만히 있으면 임금이 될 것인데 왜 내 대신 죽었느냐? 그리고 자객들에게 “내가 세자인데 왜 죄없는 내 동생을 죽였느냐, 나도 죽여라 나는 저승에서 어진 동생과 우애있게 살고싶다.”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한 자객들은 세자도 죽여서 두개의 목을 가지고 공자 삭에게 갑니다.
선강은 세자와 큰 아들의 잘린 목을 보고 말이 없고, 삭은 경쟁자 두명을 한꺼번에 처리했으니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이제 삭은 임금 자리를 예약 했습니다. 그러나 위 선공은 착한 아들 둘의 잘린 목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진노한 위 선공은 삭에게 범인을 잡으라고 호령합니다. 범인에게 범인을 잡으라고 명령을 한 멍청한 위 선공. 그때부터 위 선공은 악몽에 시달립니다. 밤마다 이강, 세자 급, 공자 수가 나타나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위 선공은 병석에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다 곧 숨을 거둡니다.
어머니 선강의 도움으로 삭은 위 나라 제 16대 군주로 (위 혜공) 즉위하고 선강도 소원대로 임금의 모후가 됩니다. 천성이 잔인한 위 혜공(삭)이 정치를 잘할 수 없겠죠. 게다가 위 혜공 3년 세자와 형을 살해한 사실이 알려지자, 좌공자 설 우공자 직은 쿠데타를 일으켜 무도한 위 혜공을 폐위 시키고 이강의 둘째 아들이자 세자 급의 친동생 검모를 위 나라 제 17대 군주로 옹립합니다. 그러나 위 혜공은 죽지 않고 외가 제 나라로 도망갑니다. 그리고 선강은 제 나라로 가서 오빠 제 양공에게 구원을 요청합니다.
강대국 제 나라의 군대는 위 나라에 들어가서 새로 등극한 검모를 죽이고 위 혜공을 복위 시킵니다. 제 나라 양공은 (재위 기간 12년 BC 698 ~ 686) 위 나라를 침략하여 새로 즉위한 위 나라 검모를 쫓아내고 혜공을 복위 시킵니다. 검모는 살해될까 두려워 주 나라로 도망갑니다. 이강은 위 선공의 정실부인 이므로 정통성을 가졌고 아들 셋은 인품이 온화하여 주위의 신망을 받았으나 위 혜공은 포악한 임금이라 항상 불안 했습니다. 이강의 아들 셋 중 막내 석이 위 나라에 살고 있어서 그냥 두자니 불안하고 죽이자니 죄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 양공은 위 나라를 안정시키는 계책을 세우는데 그 계책이 참 가관입니다. 제 양공은 자신의 여동생 선강과 공자 석을 혼인 시키라고 명령 합니다. 당시 공자 석은 상처하고 홀아비 였는데 제 양공과 위 혜공에게 그는 말합니다 “서모도 어머니인데 제가 어찌 어머니와 혼인 하겠습니까. 어떻게 아버지와 살던 여인을 제가 데리고 살겠습니까” 라고 거절합니다. 하지만 젊은 석을 본 선강은 너무 좋아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석을 흠모합니다. 어머니의 행동을 딱하게 여긴 위 혜공은 술자리를 만들고 이복 형 공자 석을 불러 만취하게 만듭니다. 술이 약한 공자 석은 곧 쓰러지고 위 혜공은 석을 어머니 선강의 침실로 옮깁니다. 참 그 애미에 그 자식이네요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공자 석은 임금의 모후 선강과 동침한 사실에 기가 찼으나 선강과 혼인을 거절하면 임금의 모후를 농락한 죄로 자신은 죽게 됩니다. 결국 현실에 굴복한 공자 석은 선강과 혼인을 합니다. 삼십대 후반의 나이에 이십대 초반의 젊은 남편을 얻은 선강은 신이 납니다. 남편 단속을 잘한 선강은 재혼한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들 둘과 딸 둘을 낳았는데 아들 둘은 (신과 훼) 나중에 위 나라 임금이 됩니다. 선강 자신은 성실한 생활과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았지만 그녀는 아들 세명이 임금이 되었고 자손 대대로 자신의 후손들이 왕위를 이어갑니다. 선강의 사망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주변 상황을 살펴보니 그녀 또한 자신의 수명을 다 누린 듯 합니다. 춘추에 소개된 역사가의 평 하나를 소개합니다.
“위 선공은 서모를 훔쳐 아내로 삼고 며느리를 강탈해 첩으로 삼더니, 그 첩은 다시 남편의 아들과 재혼하네 이런 혼인도 가문의 흐름이라 이상할 것 없도다”
문강 이야기
앞서 미녀 선강의 이야기를 소개했는데 선강의 동생 문강도 언니 못지않게 만만치 않습니다. 문강의 아버지 제 희공은 처 첩을 많이 거느려 4남 2녀의 자식들 모두 어머니가 다른 것으로 보여지는데 유독 선강 문강 자매는 같은 어머니의 소생인 듯 합니다. 문강은 책을 좋아하고 시를 잘 지어서 “문강은 입만 열면 시가 나온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공부를 잘 하는 여인입니다. 그녀의 이름을 문강 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글을 좋아하는 여인이기 때문입니다. 문강의 나이 열다섯 되던 해 이제 완전한 여인이 된 문강은 까닭없이 우울하고 슬퍼집니다. 하루는 화원에서 울적한 심경을 달래는 문강을 보고 세자 제아가 장난을 치다가 서로 묘한 감정을 느낀 이복 남매는 그렇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첫사랑을 경험합니다.
한편 제희공은 원수의 나라 기 나라를 공격하고 있었는데 그이유는 과거 150년 전 기 나라 군주가 제 나라 군주 애공을 참소하자 종주국 주나라 이왕은 제 애공을 주나라로 잡아와서 솥에 넣어 삶아 죽이는 팽살형에 처합니다. 이 때부터 제 나라는 기 나라를 불구대천(不俱戴天 : 같은 하늘 아래에 살 수 없다. 즉,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한다.) 의 원수로 생각합니다. 여기서 “불구대천의 윈수” 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기 나라에 관한 고사성어가 또 있는데 바로 “기우” 입니다. 이는 쓸데없는 걱정을 뜻 하는데 기 나라 사람 한명이 하늘이 무너지면 어쩌나 땅이 꺼지면 어쩌나 나라가 망하면 어쩌나 등 쓸데없는 걱정을 너무 많이해서 기 나라 사람의 걱정 “기우(杞憂)” 라는 고사성어가 생겼습니다. 사실 기 나라는 4개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어서 걱정이 많기도 했을 듯 합니다.
휴전으로 전쟁이 끝나고 전쟁터에서 만난 정 나라 세자 홀과 제 나라로 돌아온 희공은 홀에게 매료됩니다. ” 그대는 진정한 장부이고 귀공자라 글 좋아하고 미모가 뛰어난 나의 딸 문강과 좋은 짝이 될 듯하니 서로 혼인 함이 어떤가” 희공은 문강과 혼인을 권합니다. 그러자 세자 홀은 “저는 소국의 세자라 대국과 혼인은 국격에 맞지 않습니다” 라며 거절합니다. 정 나라 세자가 탐난 희공은 거듭 청해도 홀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아마도 정 나라 세자 홀은 문강의 문란한 행동을 알아 차린듯 합니다.
한편 자신의 혼담이 오간다는 말을 들은 문강은 정 나라 세자 홀을 훔쳐 봅니다. 홀을 본 문강은 저렇게 멋진 남자가 내 남편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라며 좋아 했지만 결국 혼담은 없었던 일이 되고 맙니다.
다음 호에 이어….
전 종 길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前 (주)대은영상 대표
現 아마추어 사학가 활동, (주)하나로 축산 대표
Kakao talk ID : jeonjongkil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