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어떻게 개발도상국 최고 항공이용 챔피언이 됐을까?
베트남은 긴 나라다. 베트남의 해안선은 길이가 미국 동부해안에 버금가며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호찌민에서 하노이까지 육상교통의 대표주자인 철도로는 36시간, 버스로는 38시간정도의 오랜 소요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베트남은 자연적으로 항공수요가 높다. 또한 인프라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 하더라도 남북으로 2000킬로미터에 달하는 국토의 지리적 특성은 항공업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촉진할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2010년대 초반 베트남 항공(Vietnam Airline)과 계열사(Jetstar, VASCO)만 존재했던 베트남 항공 시장은 2011년 베트남 최초의 민영항공사인 비엣젯(Vietjet)이 등장으로 2012년부터 연간 20~30%대 성장률을 보이면서 폭발적으로 팽창했다. 2010년 1천5백만명대를 기록한 항공 여객수송률은 2017년 9천 4백만명을 돌파하여 사실상 거의 모든 베트남인들이 비행기를 한번 타 보는 시대가 열렸다. 10여년 전 만 해도 부유층 및 외국인의 전유물인 항공은 베트남 국민들의 보편적인 이동수단으로 정착했다.
베트남의 국민소득은 현재 미화 약 2200달러다. 소득은 한국의 약 10퍼센트 수준이지만, 한국이 2010년경에 이룬 전 인구의 항공여객이용을 베트남은 어떻게 달성했을까? 기존 언론이 주목하지 않은 베트남 항공업 급속성장에 대해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살펴보겠다.
베트남 항공업 발전과정과 성장세
1-1. 더딘 성장세 1989-2007
2016년 기준 한국의 2009년 여객수송수준을 돌파한 베트남 항공업은 1980년이라는 시대를 고려하더라도 바닥부터 시작했다. 1980년 약 1만명 미만이 항공기를 이용했으며, 92년 까지 겨우 20만명만 항공기를 이용했을 정도로 80년대-90년대 초반 베트남 항공여객수송은 시장으로 치부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시장이었다. 그러나 개방이후 처음 92년 8%대 경제성장률을 거두고, 그후 몇 년간 고도성장세가 지속되면서 베트남 항공업은 기지게를 피기 시작한다. 1993년 처음으로 여객수송 1백만명 대를 돌파한 이후 베트남 항공시장은 2000년대까지 연간 200만명 정도를 수송하면서 오랜 기간의 정체기에서 벗어나 첫 도약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러한 도약세는 92년-95년 경제성장률이 8%이상 달성했을 때 잠시 나타난 결과였으며, 95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6%대로 하강한 2000년대까지 항공시장은 침체 되지는 않았으나 미미한 여객수송률의 증가만 지속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 해외 방문객 200만명을 달성한 베트남 관광업은 이를 중심으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항공업의 완만한 성장세를 이끈다.
1-2. 2007년 베트남 항공업의 2차 도약
2007년은 베트남 항공업에서 중요한 해다. 우선 호찌민 딴손넛 공항 국제선 신청사가 준공하면서 승객 대량수송이 어느 정도 완비된 시설이 갖추어 지게 되며 호주 콴타스 항공과 베트남항공의 합작회사인 ‘Jetstar Pacific’이 취항을 시작하게 되는 해이기도 하다.
‘Jetstar Pacific’의 등장은 회사의 지배구조상 경쟁체제는 아니지만, 저가항공을 표방하는 항공사가 출현했기에 일부 주요노선에서 항공요금이 낮추어지게 된다. 이러한 가격하락은 당시 경기 하강에도 불구하고 국내선의 활성화 및 최대 공항인 호찌민 떤손넛 공항 시설 확충이 맞물리면서 여객수송의 증가치를 이끈다.
2007년 여객수송은 약 720만명 기록하여, 2006년 520만명 대에서 무려 200만명이 늘어나는 성과를 거둔다. 그 후 08년 991만명, 2009년 1100만명을 돌파하면서 베트남은 본격적으로 항공수송 1천만 시대에 들어선다.
1-3. 2010-2017 경쟁체제와 항공업 빅뱅
2010년대는 베트남 항공업이 빅뱅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 항공업에서 제일 중요한 사건은 저가 항공의 보편화다. 2000년대부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을 중심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저가항공 시장은 에어아시아의 성공으로 인해 기존항공사들도 자회사 설립을 통한 진입을 시도할 정도로 국영항공사 중심의 동남아 항공시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특히 에어아시아를 필두로 한 저가항공시장은 베트남과 소득이 비슷한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국내선 항공요금을 장거리 버스, 열차 요금과 비슷한 수준이 되면서 큰 성공을 거둔다. 특히 이들 국가에서는 섬나라이기에 전통적으로 배를 통한 저가 대량여객수송이 많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저가항공의 등장은 그동안 기존 해운 여객 수요를 어느 정도 대체 했을 정도로 평균 탑승률이 80% 이상을 기록하면서 2003년 1천 2백만 규모인 인도네시아 항공 여객 수송시장은 2013년 8천1백만 규모로 증가했다. 베트남과 인구가 비슷한 필리핀에서도 2009년 항공여객 수송 1천만을 돌파한 이래 2016년 4천만을 돌파하여, 5년 동안 약 400%의 승객이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이웃국가의 저가항공 붐은 베트남도 예외일수 없었다. 베트남 항공시장의 본격적인 빅뱅은 2011년 12월 비엣제트(Vietjet)의 취항으로 본격화 된다. 2011년 12월 25일 3대의 비행기로 하노이-호치민 루트에 취항한 비엣젯은 공격적인 가격정책과 마케팅을 통하여 빠른 성장을 했으며, 2017년 출범 6년만에 항공기 보유대수 55대, 전세계 33개 도시를 취항하는 항공사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비엣젯이 중요한 이유는 베트남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자본의 항공사가 국영항공사를 상대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다. 즉 항공업은 국가주도로 이끌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무너트렸다. 또한 2017년 매출액으로 세계 90위권 항공사로 선정될 정도로 빠른 팽창을 하여 베트남 항공을 중심으로 한 국내 항공산업의 독점구도를 무너트려 베트남에서도 가격만으로도 항공업으로 성공 할 수 있는 모델을 보여주었다.
Vietjet의 등장으로 인한 경쟁체제 출범은 베트남 항공업계에 새로운 자극이 되어 승객수가 급증하는 주 요인이 되면서. 2011년 말 비엣젯(Vietjet) 출범당시 1천 6백만의 여객수송시장은 2017년 9천 4백만명을 돌파했다. 저가항공사의 출현은 인도네시아, 필리핀처럼 베트남도 비슷한 시기 승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본격적인 항공 대중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베트남 항공여객업 현황
항공 여객 수송 순위(2015년) 세계25위
여객수송량(2017) : 94,000,000명
항공이착륙 횟수 : 250,000회(2016)
항공사 수 : 4개(Vietnam Airlines, Vietjet, VASCO, Jetstar Pacific)
비행기 보유대수: 4개 항공사 총합 164대, 베트남 항공 88대, 비엣젯 54대, VASCO 5대, 제트스타 퍼시픽 17대
취항외항사: 68개(전세기 포함)
베트남의 항공 이용률은 2017년 총인구 96,491,146명중, 자국민 비중이 약 8천 6백만명으로 나타났으며, 최소 1인당 0.8회 정도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대중성은 한국 국민소득이 2000불대인 1980년대 수준과 비교해 보면 매우 높은 수치다. 1984년 기준 1인당 GDP 2340불인 한국의 항공 여객 수송은 약 500만명이었다. 1984년 당시의 2000불의 가치와 2018년 현재 2000불의 가치를 비교하면, 베트남의 항공 이용률은 소득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노이-호찌민간 국내선은 세계에서 5번째로 바쁜 국내 노선으로 조사됐으며(1위는 김포-제주), 월간 약 50만명이 이용중이며, 1주에 약 440편의 항공기가 운항한다. 베트남의 국제선 이용률은 2017년 1천 6백만명정도로 추정되며, 이중 6백만명이 베트남인 출국객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항공 시장 점유율
2016년 기준 항공마케팅 조사 전문 Centre for Aviation-CAPA에 의한 베트남 항공 여객 운송 시장 점유율은 아래의 그래프와 같다.
2011년 기준 75%의 시장점유율을 보인 베트남 항공의 점유율은 비엣젯이 들어선 이후 급격히 하락했다, 2016년 기준으로 비엣젯과 베트남 항공의 점유율은 동등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베트남 항공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제트스타, VASCO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59%정도이며, 이러한 자회사를 통해 베트남항공의 국내시장 우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비엣젯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인하여 2017년 기준으로 비엣젯이 국내선 시장 점유율이 확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항공사 소개
VIETNAM AIRLINES (베트남 항공)
• 개요 베트남 최대 항공사이자. 국가 대표 항공사. 2017년 2천만명을 수송, 세계 50위 항공사로 성장함.
• 역사 1989년 기존 베트남 민항에서 국영회사로 전환 되면서 창립했다. 1990년대에는 기존 러시아제 항공기를 서방제 최신 보잉767, 에어버스 320등으로 전환했으며, 2000년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최신예 보잉 777-200ER, 에어버스 330, 321을 도입하여, 수송량 확충에 성공했다. 2010년대에도 최신기종 보잉 787을 에어버스 350을 도입하면서 적극적으로 신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과는 설립 4년 후 1993년 호치민-김포간 취항으로 첫 인연을 맺었으며, 그 후 95년 김포-하노이행을 개설함. 이후 호찌민,하노이-부산 노선을 개설, 2013년 다낭행 개설등을 통해 한국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했다. 2018년 현재 베트남 항공은 호찌민-인천 하루 3편, 하노이-인천 하루 3편, 다낭-인천 1편, 나짱-인천 주 4회등 인천을 중심으로 베트남 주요도시를 주당 53편을 투입 중이며 전세계 64개 도시에 직항 편을 운행 중이다.
• 서비스 베트남 항공은 10여년전부터 기내식 평가가 매우 높은 편이며, 서비스도 4성급으로 평가 받으면서, 지속적인 서비스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신기종 에어버스 A350에 투입된 새로운 비즈니스 클래스는 영국 신문 데일리 텔레그래프등의 외신을 중심으로 서비스 우수 항공사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보유기종 A32-57대 / A330-5대 / A350XWB-12대
보잉 787 Dreamliner-11대 / ATR 72-500-4대
• 특징 베트남 항공은 대한항공과 관계가 깊으며. 같은 동맹체인 스카이팀(Skyteam) 회원이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아니면 베트남항공 마일리지를 활용하여 스카이팀 동맹 항공사 연계이용이 가능하다. 만약 다른 스카이팀 항공사를 이용했을 경우 로터스 마일리지로의 적립도 가능하다. 다만 베트남 항공의 로터스 마일리지는 저가 티켓을 구매했을 경우 국제선 최소 마일리지 적립률이 25%정도로 낮은 편이다.
VIETJET (비엣젯)
• 개요 베트남 최대 민간항공사. 베트남 최대 여성부호이자 제 2의 부호인 Nguyễn Thị Phương Thảo 가 2007년 에어아시아 베트남(Air Asia Vietnam)으로 창립했으며 4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1년 12월부터 Vietjet 브랜드 명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 역사 2011년 하노이-호찌민간 운행시작 후 비키니 홍보로 대표되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열차와 비슷한 저렴한 요금 그리고 빠른 노선확장을 통하여 국내선에서는 베트남 항공의 시장점유율을 넘어선 양적발전을 이루었다. 취항 1년만에 베트남 국내선 네트워크 개설을 마무리 했으며 2013년 호찌민-방콕을 시작으로 국제선에 취항했다. 특히 동북아시아 노선중 한국 및 중국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으며, 인천-호찌민간을 시작으로, 현재 인천-하이퐁, 나짱, 다낭, 하노이, 푸꾸옥 등 총 6개 노선을 운항중이며 싼 값의 티켓을 통한 한국관광객 유치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ASEAN Open Sky’ 정책에 따라 2015년 태국에 ‘Thai Vietjet Air’를 창립 태국 국내선노선도 운항중이다.
• 서비스 비엣젯 항공은, 저가 항공사이며, 이로 인해 서비스는 매우 제한적이다. 수화물 규제가 엄격한 편이며 체크인 화물은 인터넷에서 티켓 구매서 무게를 구매해야 하며 (15킬로 한화 21000원) 핸드 캐리 화물은 1개 7킬로만 허용된다, 또한 기내식 및 음료는 비행 중 구매해야 한다.
• 보유기종 A320 – 23대 / A321 – 31대 / 총 54대 항공기 보유
JetStar Pacific (제트스타 퍼시픽)
• 개요 제트스타 퍼시픽 항공은 2007년 창립했으며, 현재 베트남 국내 11개, 해외 13개 도시를 연결하는 베트남 제 3의 항공사다. 호주 콴타스 항공과, 베트남항공의 합작회사이며, 베트남 항공은 70%, 콴타스는 3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 역사 JetStar Pacific의 전신인 베트남의 Pacific Airline은 1991년 창립했으며, 초기 AOM프랑스 항공의 투자와 베트남 항공의 지분참여를 통해 하노이 지역의 항공수요를 증진할 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하노이를 중심으로 홍콩, 대만 노선에서 활동하다가 수익성의 부진으로 인해 싱가포르 국부펀드의 투자를 받아서 2005년부터 저가 항공사로의 전환을 모색했으나 07년 퍼시픽 항공을 운영하던 베트남 국부펀드 회사인 State Capital Investment Corporation (SCIC)이 콴타스에 18%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콴타스의 프렌차이즈 항공사인 JetStar Pacific으로 재 탄생하여 운항을 시작했다.
• 서비스 콴타스 계열의 항공사로써 웹사이트부터 다른 국가에 소재한 제트스타와 연계가 되는 다양한 국제 노선망과 저가 항공사이지만 높은 수준의 서비스가 장점이다. 또한 저가 항공사이지만 비즈니스 클래스를 운영하며, 제트스타를 이용할 경우 높은 서비스를 지닌 콴타스 항공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 보유기종 에어버스 A320 – 23대
VASCO(Vietnam Air Service Company)
• 개요 VASCO는 Vietnam Air Service Company의 약자이며 베트남 항공의 계열사로 1987년 창설 됐다. 시설이 열악한 국내공항을 베트남 항공을 대신하여 취항하는 방식으로 2004년까지 운행했으나, 그 후 독립적으로 VASCO의 이름으로 운항중이며 모든 노선에 베트남 항공과 좌석공유를 하고 있다.
호찌민을 중심으로 Con Dao섬, Ca Mau 행을 운행하며, 제 2의 허브로는 Can Tho 국제공항이 있다. Can tho 공항을 중심으로 Dalat, Con Dao, 나짱에 운항하며. 또한 VASCO는 제트기 이착륙이 곤란한 베트남 북부 산악지역 및 중부 산악지역 공항을 중심으로 대도시를 오가는 전세편도 운항한다.
• 보유기종 ATR 72-500 5대 (한성훈 : kosdaq62@gmail.com)
참고자료
World Bank Open Public Data – https://data.worldbank.org/
베트남 관광청 관광객 통계
http://vietnamtourism.gov.vn/english/index.php/cat/1501
Centre for Aviartion-CAPA VietJet Air SWOT: rapid success and growth in booming Vietnam, but future challenges
https://centreforaviation.com/analysis/reports/vietjet-air-pre-ipo-swot-rapid-success-and-growth-in-booming-vietnam-but-future-challenges-324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