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한쪽 문을 닫을때, 다른쪽 창문을 열어두신다’
인생은 긴 여정이라고 한다. 긴 여정을 하다보면 아름다운 날도 많겠지만, 때론 뜻하지 않게 폭풍우와 같이 비바람이 몰아칠때도 있다. 가지고 있는 것을 포기해야 할 때, 혹은 잃게 될 때 두려움을 느끼는건 사람이기에 당연하다. 더욱이 낯선 환경으로의 변화, 뜻밖의 새로운 도전까지 겹친다면 그 마음이야말로. 불안함이 겹치게 될테니 말이다. 바로 그 순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나 자신을 믿는 믿음으로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말은 없을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나약한 마음을 강한 긍지로 이겨내며, 안정적으로 살아왔던 문을 나와 다른쪽 창문으로 향하는 새로운 여정을 표현한 멋진 영화가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마리아 폰 트랩의 자서전을 모티브로 다룬 실화이자, 역사상 최고로 손꼽히는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상을 시작으로 작품상, 감독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상까지 5개부분을 수상한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가지고 있던 흥행기록을 갱신한 작품성, 음악성, 흥행성등 모든 것을 갖춘 영화이다. 그림과도 같은 아름다운 배경과 천상의 하모니! 주인공인 마리아와 아이들이 도레미 송을 함께 부를 때 인상적으로 등장하는 미라벨 정원부터 나치 치하에 놓인 오스트리아에서 벗어나기 위해 넘어야 했던 거대한 알프스 산까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명곡이 오스트리아의 풍광과 어우러진다. 꿈과 사랑을 헤매는 도약의 여정과 암울한 전쟁의 그늘 하에서 꽃 피는 민족의 의지를 이만큼 잘 만들어 놓은 이야기도 찾기 힘들 것이다. 뮤지컬 영화의 고전이자 앞으로도 영원히 회자될 명작으로서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지금도 크게 변치 않는 영화 속 잘츠브르크의 풍광은 이런 서사의 미적인 면을 더욱 극적으로 배가시키고 있다. 한번도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소개한다.
Maria – I have confidence
Scene – 자신감을 갖고, 나 자신을 믿어보자
영화 초반에 나오는 I have confidence는 노래의 제목에서 보다시피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 스스로에게 부르는 노래이다. 주인공 마리아는 일곱아이들의 가정교사로 폰트랩가문으로 들어가는 마리아는 수녀원을 떠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레지던스 광장과 분수를 지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은 새로운 일에 대한 설램, 두려움이 함께 교차하는 감정을 보여주며 노래한다. 멜로디의 리듬과 함께 따라오는 현악기는 경쾌함과 함께 자신에게 자신감이라는 주문을 외우는 마리아의 감정과 교차, 두려움과 설렘이라는 감정을 더욱 극대화 시키며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깔끔하게 연주되었다. 노래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메이저 선율의 현악이 더해지면서 제목의 의미를 한층 더 부각시켜주는 음악이다.
Maria and the children – My favorite things
Scene – 내가 원하던걸 얻는 그 순간을 생각하며..
천둥번개에 놀라고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달래는 방법으로 마리아는 이런 때에 내가 좋아하는것들(My favorite thing)을 생각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각자 좋아하는것을 이야기 해보라고 하며 좋아하는 것들에 멜로디를 붙이며 노래를 부르게 되며 아이들과 친해지는 계기가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노래는 영화중 마리아와 아이들이 잠시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나오게 되는데, 마리아와 떨어지는 것을 슬퍼하는 아이들이 ‘슬플 때는 좋아하는 것들(My favorite thing)을 떠올리라고’ 한 마리아의 이야기에 따라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도 나온다. 4분의 3박 곡의 왈츠곡 형태로 노래의 초반에 나오는 코드톤의 선율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사이에 나오는 변주들과 반복되는 멜로디 선율과 코드들이 자연스러우면서도 극적인 느낌을 주는 음악이다. John coltrain이 특히나 이 음악을 통해 히트를 쳤고, 현재까지도 많은 유명한 아티스트들로부터 커버되는 곡이기도 하다.
Maria – Prelude and the sound of music
Maria and children – The sound of music
Scene – 내 나라, 내 조국, 내 마음의 자유
영화의 시작과 함께 나오는 sound of music. 이 음악은 이 영화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다. 음악 그리고 노래. 음악의 힘을 보여주는 노래라고나 할까. 첫 장면과 함께 주인공인 마리아가 부르는 sound of music은 그 당시 오스트리아의 상황과 빗대어 억압에서 벗어난 자유를 갈망하는 듯한 가사로 해석되기도 한다. 개인의 자유와 더불어 그 당시 나치군이 점령했던 시대, 억압받던 시대에 대한 표현을 노래에 빗대었고 결국 그 노래는 자유이자 주인공인 마리아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자유를 노래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는 유명한 ost들이 많다. 그 ost들 안에서도 특히나 첫 번째 트랙 sound of music을 손꼽는 사람들이 꽤나 있는데 이는 영화의 주제이자 주인공의 감정이자 시대까지도 반영한 하나의 복합적이면서도 잘 표현된 음악이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생각된다. 인트로에서부터 나오는 새소리 그리고 현악기와 관악기의 웅장함이 영화속 마리아가 노래부르는 산 꼭대기 위에서의 자연의 웅장함과도 맞물린다. 주인공 마리아의 노래 또한 긴 호흡을 가진 멜로디들로서 듣는이로 하여금 평화로운 느낌 또한 함께 가미되게 한다. 7명의 아이들과 트랩대령과 함께 부르는 sound of music은 첫 번째 트랙과는 다른 편곡으로 목소리의 조화와 웅장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의 코러스와 함께 트랩대령이 부르는 목소리는 주인공 마리아과 부르는 느낌과는 사뭇다른,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부른다는 점에 있어 또 다른 자유로움과 함께 담담함 또한 느낄 수 있다.
Captain Trapp, Maria, Children – Edelweiss
Scene – 고귀한 흰 빛, 영원하리라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로 손꼽히는 에델바이스이다. 기타와 현악기의 앙상블로 조화를 이룬 음악이다. 트랩대령이 주로 부르는 에델바이스는 결국 트랩대령의 나라, 오스트리아를 대신한다고 할 수 있다. 기타소리로 시작되어 차분하게 노래를 끌어주는 중저음의 음정들로 이어지는 멜로디는 적당히 절제된 트랩대령의 슬픔을 느낄 수 있다. 트랩대령이 노래를 잠시 잇지 못할 때 마리아가 그 뒤를 이어부르는 장면이 나오고 노래가사 또한 ‘눈 속에서도 환하고 밝게 피어있는 에델바이스’라고 표현한다. 어떠한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꿋꿋이 이겨내고 피어나길 희망하는 노래의 가사는 영화에서는 트랩대령이 조국의 영원, 평화를 기원하는 노래로 비춰진다. 꿋꿋하게 이겨내야 되는건 비단 나라, 조국과 같은 큰 이념들이 아닐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 보고싶은 사람들, 조금 더 나은 다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든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위로의 말이 담긴 노래, 에델바이스이다.
사람들은 공동체의 룰을 지키기 위해 나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때론 사람들의 질타나 손가락질을 받을까봐 싫어도 YES를 외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하지만 그중, 나 자신을 표현하며, NO라고 외친다면 어떨까? 보통 사람들과 시각이 다른 사람, 남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사회 부적응자, 반항아, 말썽쟁이라 표현하며, 그들을 괴짜라 부른다. 주인공인 마리아는 수도원에서 수녀로서의 부적응자이며, 다른 수녀들에게 질타를 받고 말썽쟁이로 불려오던 괴짜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찬성하거나 반대하고, 찬양하거나 비방할 수는 있지만, 무시할 수는 없다. 바로 이들이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인류를 발전 시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는 작은 공동체인 가족을 사랑의 힘으로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들은 룰에 얽매여있지 않는 아티스트들이며,
세상을 바꾸는 괴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