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트남에 한국인이 그야말로 물 밀듯이 몰려듭니다. 혼란한 정치 세력들의 난도질에 갈길을 잃은 기업인들과 청년실업에 신음하는 젊은이들이 몰려듭니다. 그리나 그렇게 희망을 안고 들어온 많은 이 중에 적지 않은 이들이 이곳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등을 돌립니다.
아마도 충분한 베트남 정보를 갖지 못한채 들어왔다가 자신의 기대와 다른 환경과 문화에 손들고 떠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인터넷에 떠도는 베트남의 정보에 자신의 귀한 사업이나 젊은 인생을 거는 것은 지나친 모험입니다. 많은 이들이 인터넷에 떠도는 자유롭지만 무책임한 정보나 일부 지인들의 자의적, 지엽적인 정보에 의존하여 베트남에 들어왔다가 예상치 않은 문제에 직면하고 손을 들곤 합니다.
이런 뼈아픈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곳에서 앞으로 함께 부딪치며 일해야 하는 베트남 인들의 문화적 특징을 심도있게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에 들어와서 처음 겪는 다름은 어떤 것인가요?
누구든지 처음에는 이 역동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나라에 들어와 이들의 모든 것이 다 흥미로워 보입니다. 한국에서 가끔 먹어 보았던 쌀국수를 싫컷 즐기는 것으로 부터 순진한 미소로 한국인에게 특별한 친근감을 드러내는 이들을 보며 자신의 판단에 신뢰를 부여하며 기대를 부풀립니다.
그러나 일을 시작하면 그런 기대가 일시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베트남 직원들의 일에 대한 관심이 우리와 다르다는, 가장 초보적인 배움을 익힐 때까지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이들의 모호한 시간관념, 끊임없이 이어지는 변명, 콤 빗( 난 모른다) 하며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안일한 책임의식, 회사가 조금 멀어지기라도 하면 이직을 추진하는 빈약한 로얄티 (충성도), 낮은 신뢰감, 자신의 잘못을 뻔히 알면서도 잘못했다는 소리를 절대 안하는 기이한 문화. 거기에 우리와 전혀 다른 관료들의 업무 행태를 마주하게되면 자신의 진출이 과연 올바른 판단이었는지 의심이 나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하다못해 쌀국수에 들어가는 고수 냄새가 싫고, 교통신호를 지키지 않는 무례한 행태에 분노하고, 암모니아 냄새 풍기는 두리안을 먹는것도 불쾌하고, 막 부화단계에 있는 달걀을 맛있게 먹는 이들이 괴물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런 단계를 제대로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은 지속적인 불평 불만으로 베트남 생활을 불행으로 몰아가며 현지인들과의 접촉을 거부한 채, 외톨이가 되어 이국의 외로움을 스스로 불러대며, 언제든지 기회만 되면 떠날 것을 마음으로 다짐합니다.
사실 이런 문화적 충격은 그리 드물고 낯선 것이 아닙니다. 아마 베트남에 오는 거의 모든 사람들, 한국인을 포함하여 여니 선진국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겪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이국에서의 정착과정에서 느끼는 심리적 변화에 대하여 이미 여러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들이 연구한 결과가 있습니다. 베트남의 유명 칼럼 리스트인 HUU NGOC 씨가 쓴 칼럼에도 인용된 적이 있는데 그는 그 단계를 다음과 같이 분류했습니다.
① 극도의 흥미와 열정
② 분노, 우울, 좌절감 및 적대감 등 문화에 대한 저항
③ 침착함을 되찾음, 이국적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
④ 현지 문화에 어느 정도 적응하며 현지인과 우애를 쌓아간다.
여기서 2단계가 가장 위험한 단계이고 이를 문화적 충격이라고 부른다고 HUU NGOC 씨는 얘기합니다.
문화적 충격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익숙하지 않거나 낯선 문화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로서, 개인의 표준적인 사회적 시각이 파괴되는 것을 말한다. 문화충격이 개인에게 있어서 심리적인 불안정이자 두통거리일 수 있는 반면, 또한 시각을 자유롭게 하고 사회학적으로 중요한 관계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깊이를 더하도록 이끌 수도 있다”
여러분은 이왕 겪는 문화적 충격인데 가능하다면 긍정적인 변화, 즉 시각을 자유롭게 하고 관계를 이해하는데 새로운 깊이를 더하는 방향으로 이 문화적 충격을 이겨 나가시길 기대합니다.
이런 문화적 충격은 이곳에 처음 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일반적인 경험인 만큼 너무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지 말고 이들의 좋은 면을 찾아내어 그 장점을 마음에 담아 둔다면 그 충격의 과정을 어렵지 않게 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럴때 요긴하게 인용되는 서양의 좋은 글귀가 있습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하지 말고, 변화할 수 있는 것을 변화시키는 용기와 차이를 인정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자신의 영역이 아닌 현지인의 문화를 바꾸려하지 말고 현지인과 자신과의 다름을 이해하고 그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자신이 스스로 변화하는 용기를 가지라는 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