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천엔샵의 로망이 싱겁기 시작한지 오랜지다.
한국은 물론이고 이곳 호찌민에도 많은 균일가 샵들이 생겼다. 일본 건가? 한국 건가? 상품을 보면 중국산같고… 헷갈리지만 중요한 건 가격이 싸고 제품이 다양한데다 한곳에서 논스톱 쇼핑이 가능한 이유로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다. 다이소만 알고 있었다면 조금 아쉽다. 같은 듯 안같은 생활용품점들을 발 품 팔아 뒤져봤다.
균일가라는 말이 무색하게 가격의 높낮이에 차이가 난 곳도 있었고, 이집 저집 비슷한 상품도 많았으며 이렇다 할 특징이 없는 곳도 있었지만 종류의 다양성이야 소비자 입장에선 마다할 이유가 없음이다. 4만동이란 문구에 가볍게 들어갔는데 수십만동 치를 사고 무겁게 사오는 “저가공약, 말초마비 꼼수의 레젼드” 저가 생활용품 판매점을 지금 찾아가본다.
MINISO (미니소)“대륙의 두 번째 실수 미니소”
‘미니소’는 일본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Miyake Junya)와 중국의 청년 기업가 예궈푸(叶国富) 회장이 만든 중일 합작 생활용품 브랜드다.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며 생활용품, 디지털가전, 식음료, 화장품, 문구류 등 다양한 분야의 상품이 있다. 브랜드 로고와 매장 분위기에서부터 유니클로의 냄새가 폴폴 풍긴다.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손님들께 하는 떼창(손님이 들어올 때 직원들이 외치는 환영 인사)도 유니클로와 비슷하다.미니소는 한 마디로 유니클로 + 무인양품 + 다이소의 느낌이다.무인양품의 느낌이 나는 화장품 코너. 매니큐어, BB크림, 색조(블러셔, 립, 섀도우)제품, 메이크업 도구, 기초제품까지, 사이즈와 색깔이 다양한 똥퍼프가 재롱스럽다. 가격대는 저렴하다. 샤오미와 아이폰까지 넘보는 듯한 미니소는 led 탁상 스탠드, 보조배터리, 이어폰이 색색가지로 구비돼있다.그 외에도 유니클로 패키지와 상당히 유사한 속옷, 내의 및 양말류도 인상적이다. XXL사이즈가 보통 M사이즈 라는 게 함정이다. S는 어좁이(어깨좁은이)에게만 가능하다. 모공브러시 클렌저 제품도 인상적이다.
MINIGOOD (삼무)“작지만 좋아요?”
곧 죽어도 고품질,세련된 디자인의 한국 브랜드를 저렴하게 제공한다고 말한다.그러나 당신도 무늬만 한국. 캐주얼하고 세련된 매장분위기를 위해 진열대의 높이를 눈높이 정도로 맞추고 섹션별로 찾기 쉽게 되어있다. 보들보들한 인형이 입구부터 시선을 끈다. 10만동~40만동 선이다. 화장품, 생활용품,잡화에 이르기까지 구색은 갖추었으나 물건의 종류가 많지는 않다. 특별히 “주력상품 코너”가 있어 led탁상용 스탠드, 고데기, 드라이기, 선풍기 같은 인기제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299.000동 스피커와 보풀제거기가 흥미롭다. MINIGOOD은 “패스트 패션”을 이끌며 저렴한 가격,빠른 물품 교체로 새로운 쇼핑 분위기를 이끈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판단은 소비자의 몫.
15만동 정도 주고 산 손바닥만한 가습기, 파스텔 톤 빨래집게와 옷걸이, 방향제등은 가격대비 디자인과 품질이 좋았다.뭔가 다이소의 시골 스런 색감을 윤허할 수 없을 때 plan B로 찾게 되는 곳이다. 기능상의 차이는 크지 않다.
KOMONOYA“다이소 절친같은 너”
DAISO(다이소)“골라담는 재미가 한가득”
다이소는 ‘다 있소’와 비슷한 이름처럼 온갖 생활용품을 판다.균일 저가샵의 원조,욕쟁이 할매 추어탕집 같은 곳이다.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 보기 좋은 진열대, 고객의 동선을 고려한 상품배열 따위는 없다. 맛 하나로 승부를 거는 백 년 전통 추어탕집 같이 주방·미용·인테리어·문구, 공구, 원예 등 총 20여개 카테고리의 총 3만2000여가지 상품을 취급한다. 어마 무시한 상품군에 놀라고 종류의 다양함과 기발함에 홀릭 되는 곳이다. 3시간도 너끈히 보물찾기를 할 수 있는 다이소. 원예 용 흙에서 쌍꺼풀 액에 이르기 까지 음식을 제외한 생활잡화 백화점이라 할 수 있다. 색깔이나 모양이 다소 조잡하고 촌스러우나 4만동의 가벼운 가격이 모든 약점을 덮는다. 다른 곳에 비해 대부분이 4만동의 균일가로 판매되어 가격에 대한 믿음이 있는 우리 친구다.
HACHI HACHI (일본샵)“구경만 갔다 꼭 사들고 나오는 곳”
MUMUSO(무무소·무궁생활) “무궁화 + 한국 라이프스타일 = 무궁생활?”
한국사람들에겐 전혀 와닿지 않는 네이밍인데 자꾸 한국꺼라 우긴다. 그냥 한국 상품을 표명하지만 중국제 상품을 판매하는 중국판 다이소쯤으로 생각하면 될듯하다. 한국제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는 “사모님 팬티” “언년이 칫솔” “한국 패션 일용백화” 같은 알수없는 한글조합이 말해준다. 저렴저렴하게 학용품이나 생필품 사기에 나쁘지 않은 듯 한 중국판 다이소! 화장품, 캐릭터 상품, 세면 용품·세제 등 생필품, 간식거리, 전자 제품, 수납 용품, 사무 용품 등 판매용품은 다양하다. 가방이나 앙증맞은 클러치도 눈에 띈다. 가습기나 led 스탠드는 사이즈와 디자인이 컴팩트하고 미니멀하다. Mumuso family케릭터를 이용해 쿠션,휴대폰,보온병,컵들 여러상품에 사용중이며 비보시티점에는 사진촬영 코너도 마련되어있다.무무소의 특이한 점은 ‘한국적인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이다. 점포 개점때 전직원 한복차림과 “안녕하세요” 인사가 중국 회사가 만든 저가샵이란 사실을 잊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