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5,Monday

2018년도는 잘 먹고 잘 살 끼라…

2016년 12월 칼럼에서 2017년에는 “닥치는 대로 살 끼라” 라고 썼지만 2017년을 닥치는 대로 살지는 못한 것 같다. 닥치는 대로 살기에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나의 행동에 대한 남의 시선 일 것이다. 어차피 모두 죽어가는 삶인지라 남을 의식 할 필요도 없을 진데 우리 모두는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난 지난해도 남들의 눈치만 보다가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지는 못한듯하다.

그래서 올해는 아무런 목표 없는 삶을 살아보기로 했지만 아무 목표도 없이 살겠다는 것도 또한 삶의 목표인듯하여 올해의 삶을 그냥 ‘잘 먹고 잘사는 것’으로 정했다. 올해 나는 정말 잘 먹고 잘 살 것이다. 그런데 잘 먹는 것은 대충 알겠는데 잘사는 것이 뭔지를 딱히 알 수가 없다. 아직도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 모른다는 것은 지금까지 한번도 나를 위해서 잘살아 보지 못했다는 것일 수도 있다. 대충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잘사는 삶이 아닌가 싶다. 이것이 만약에 잘사는 삶이라면 이런 삶을 살기 위하여는 전제 조건이 따른다. ‘돈’이다.
난 베트남에 잘 먹고 잘살기 위한 전제 조건을 충족하러 왔다. 그래서 난 올해 첫 번째로 정말 돈을 많이 벌 것이다.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벌지, 로또를 사고 나서 돼지꿈을 바랄지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에 해 온 일을 올해도 열심히 할 것이고, 로또도 사볼 생각이고, 여유 돈이 생기면 주식을 해서라도 돈을 많이 벌어볼 생각이다. 왜냐하면 나는 자연주의자도 아니고 이상주의자도 아니기에 돈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을 것 같고, 돈이 없이는 보고 싶은 것을 보고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서도 즐겁지가 않을 것 같은 속물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올해는 꼭 좋아하는 친구와 ‘하롱베이’을 가볼 생각 이다. 베트남을 10년이나 살았고 하노이, 다낭, 나트랑을 몇 십번 가보았지만 아직도 나를 위해 여유 있는 여행을 떠나 본적이 없는 듯하다. 배낭을 메고 반바지를 입고 갈지, 슈트를 입고 여행용 가방을 끌고 갈 것인지 정하지 않았지만 정말 마음이 맞는 친구와 더 늙어지기 전에 여행을 가서,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나를 위하여 운동도 해 볼 생각이다. 화려한 런닝화를 사서 달 밤의 도로 위에서 조깅을 할지, 6개월 단위의 할인 헬스권으로 삼두복근을 키울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술이 없는 무술년? 한 해는 술 먹지 않는 날에 운동을 할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 일지 내일 일지 알 수는 없지만 사 놓은 로또가 될 수도 있고, 하고 있는 사업이 대박이나 떼돈을 벌 수도 있는데 그 돈 다 쓰고 죽기 위해서라도 올 해는 나를 위해 운동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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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여러분 저는 이렇게 오직 저를 위하여 잘 먹고 잘 살면서 올해를 소중하게 보낼 것입니다. 왜냐하면 먼저 가버린 어떤 이에게는 올해가 오지 않았을 것이고 나에게도 새로운 해가 영원히 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언제나 올해가 계속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를 절대로 국가와 민족의 중흥을 위하여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순국선열을 위하여 살지도 않을 것이며 교민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살지 않을 것입니다. 국가의 부를 위하여 세금을 많이 내기 위해 돈을 벌지도 않을 것이며 심지어 자식의 성공을 저의 성공으로도 생각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오직 제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하여 합법적으로 돈을 벌 것이며 그에 따른 세금도 낼 것입니다. 저는 교민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살기 보다는 내가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면서 그냥 맘으로만 교민사회가 잘 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저는 이제부터 저를 소중히 여길 것입니다. 저를 위하여 돈을 쓰고 저를 위하여 시간을 쓰고 저를 위하여 맛있는 것을 찾아 먹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50이 넘을 때까지 저에 대해서 너무나 인색하게 살았습니다. 저는 자식이 파릇파릇하게 자라나는 것이 행복인줄 알았지만 자식 파릇해지는 만큼 내가 시들어 감을 알지 못했습니다. 국가의 발전을 위한 국민의 의무만 생각했지 국가가 국민 개개인의 편익한 삶을 위해 무엇을 해주어야 한다는 국가의 국민에 대한 의무를 알지 못했습니다. 저는 남들처럼 교민사회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는 일은 더욱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교민사회의 발전을 위한다고 앞장서는 사람이 우리 교민사회에는 너무 많아 교민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을 정작 본인들은 모르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민 여러분 올해 만큼은 국가와 교민과 가족 보다는 저와 같이 각자 본인을 위하여 잘 먹고 잘 사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올해 만큼은 본인을 위하여 돈을 쓰고 본인을 위하여 시간도 쓰고 본인을 위하여 맛있는 것도 먹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내년의 올해가 누구에게나 다 온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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