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김유정의 메밀꽃 필무렵)
베트남에서 느껴보는 화려한 가을꽃의 향연
꾸안바 (Quản Bạ), 이엔민(Yên Minh), 포까오(Phố Cáo), 동반(Đồng Văn)…
하장(Hà Giang)의 골짜기들이 메밀꽃(베트남어: Hoa Tam giác mạch)의 홍색으로 물들고 있다.
하장 ‘2017 메밀꽃축제’
제3회 ‘2017 메밀꽃축제’는 10월4일부터 12월31일까지 하장 성의 고원지대에 있는 4군[동반군, 이엔민군, 바군, 메오박(Mèo Vạc)군]과 하장시에서 열린다.
‘메밀꽃축제’는 유네스코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한 동반 카르스트(Dong Van Karst)고원 소수민족들의 문화유산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들 중 하나이다. 이 축제는 하장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풍경과 소수민족의 독특한 문화가치를 국내외 관광객에게 소개하기 위해 꾸며졌다.
제1여정 : 하노이-선떠이(Sơn Tây)-쭝하 다리(cầu Trung Hà )-꼬띠엣(Cổ Tiết)-퐁쩌우 다리(cầu Phong Châu)-푸터 타운(thị xã Phú Thọ)-도안훙(Đoan Hùng)-뚜옌꽝(Tuyên Quang )-하장(약 300km)
제2여정 : 하노이-빈푹(Vĩnh Phúc)-비엣찌(Việt Trì)-푸터(Phú Thọ)-뚜옌꽝-하장(약 280km)
메밀꽃 (Hoa Tam giác mạch) 의 옛이야기
아주 옛날에 북부산악지대 사람들은 주로 쌀과 옥수수를 먹고 살았다. 어느 해 농기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는데 쌀과 옥수수가 다 떨어졌다. 해가 등성이를 넘어가도록 아궁이에 불을 붙일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굶주림을 참다못한 온 마을사람들이 먹거리를 찾아 나선다. 그러던 어느날 이상하고 특별한 냄새를 쫓아 한 산등성이에 다다랐고, 그곳에서 진귀한 꽃밭풍경과 조우한다. 아주 작은 꽃 아래에 삼각형의 잎이 달린 이 꽃의 씨앗을 가지고 요리를 하기에 이르고 그 맛이 쌀과 옥수수 못지않게 맛있었다. 그때부터 마을사람은 이 꽃을 Tam giác mạch이라고 불렀는데 tam giác는 삼각, mạch은 곡물이란 뜻으로 이것이 바로 메밀이다.
쌀을 수확한 후에 농민들은 메밀 씨를 뿌리고 11월 말~12월 초에 수확한다. 메밀 씨를 뿌린 때부터 수확할 때까지 약 90일 기간중 메밀꽃은 한달정도 핀다. 처음에 하얀색인 메밀꽃은 점점 연분홍색과 보랏빛을 띄다가 마지막으로 빨간색으로 변한다. 수확된 씨앗은 식량으로 쓰이거나 옥수수와 같이 옥수수술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전통의학에서는 약으로 활용된다.메밀꽃 계절에 하장의 동반군, 룽껌(Lũng Cẩm) 골짜기는 빠질 수 없는 관광지다. 골짜기에서 산등성이를 타고 이어지는 메밀꽃이 지형적 특색으로 아름다움의 절정을 이루고 이 찰나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으려는 인파가 끊이질 않는다.
한국의 메밀꽃이 그리웠던 분들, 가을의 정취가 아련한 분들, 무덥기만 한 이곳 베트남에서 가을 내음을 맡고 싶은 분들, 동반 고원에 흐드러진 메밀꽃밭으로 가보자. 김유정의 소설 한자락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