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영, 호남과 달리 뚜렷한 지방색이 덜해서 더욱 친근감을 주는 곳이다.
‘감자 바우’ ‘춘천 기차여행’ ‘스키’ ‘리조트’ 등으로 시작된 이미지 연상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이어질 때쯤 푸미흥 비보시티 옆 maple tree건물에 위치한 강원도 호치민 사무소에 다다랐다.
대부분의 지자체 호치민 사무소가 다이야몬드 프라자에 밀집되어 있는 경우와 대조적으로 이곳만 푸미흥에 위치해 있다. 뭔가 깊은 뜻이라도 있는건지 아님 그저 세 값이 싼 이유에서 인지. 괜한 호기심을 발동시키며 사무소에 발을 내딛는다.
강원도 사무실 현판은 아직 달려있지 않아 찾기가 힘들었다. 개소는 되었으나 아직은 준비가 덜 된 곳인가? K-BIZ 중소기업 중앙회 사무실 한 켠에 더부살이 하듯 검소히 자리잡은 강원도 호치민 사무소의 알 길 없는 존재감이 흥미롭다.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가 반겨주는 강원도 호치민 사무소를 들여다본다.
안녕하세요. 직함이 본부장 이시네요? 사무소장과 다른 의미가 있나요? 부임동기와 사무실 소개를 해주세요.
호치민을 필두로 말레이시아 인도 등 동남아까지 아우르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올 6월 9일 강원도 호치민 본부 현판 재소식을 했습니다. 베트남이 거점역할을 하게 될 거라 본부라는 명칭을 쓴 것이지 실제 업무와 역할은 소장과 같습니다. 오기전 중국 외자유치팀장 직무를 맡았었고 이곳은 지원을 통해 임기2년으로 부임했습니다. 사무실 위치와 장소가 의아하실 거라 생각이 듭니다. 상징성이나 지방정부간 정보공유의 측면으로 본다면 외떨어진 느낌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강원도내기업 호치민 진출에 가장 득이 되는 것에 집중했고 교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박람회를 위한 전시장과의 접근성도 가까우며, 중소 기업 중앙회 라는 협력기관도 가까이 있기에 기업활동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곳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자리를 잡고 도움을 드리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터라 사무실 외부시설 설비는 진행중에 있습니다. 사무소 위치는 기업활동 지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으며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도내 어떤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주력 상품들은 무엇인가요?
아직은 초기단계로 방수팩을 만드는 회사와 화장품 회사정도만 진출된 상태이나 앞으로 저희가 주력할 상품은 강원도 청정지역의 농수산물입니다. 철원지역의 쌀, 홍천의 인삼,양구의 사과를 비롯해 각종 산나물과 무,시래기 같은 청정 농산물이 교민들의 필요를 채우고 나아가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도 잡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한 품목보다는 묶어서 규모의 경제로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웰빙이라는 시대의 조류에 발맞춘 ‘건강 밥상을 위한 상품 수출’이라 할수 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활동이나 앞으로의 활동을 알려주세요.
강원도는 겨울상품이 유일한 곳입니다. 눈과 스키에 대한 특별한 관광상품이 있고, 남이섬과 춘천 레고랜드 등 볼거리가 다양하죠. 양양 국제공항과 고속전철을 이용해 서울 등 지역별 접근성도 아주 좋기 때문에 관광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홍보책자와 홍보상품(올림픽 관심 유발을 위한 여러 아이템)을 3000부 제작하여 하노이,호치민, 다낭의 여행사와 현지대학에 배포하고 외교부를 통한 홍보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오는 9/21~9/24 동해에서 열리는 GTI 무역. 투자 박람회에 베트남 관계자 10명을 초청해 강원도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며, 현지 바이어와 정부기관도 초청하여 앞으로 양국간 무역관계를 공고히 할 것입니다. 강원도 동계 올림픽 기간에는 베트남 민간인 9명을 초청해 경기관람과 강원도 알리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9월 춘천 바이오 진흥원 상품전을 통해 종자개량, 유통업체와 협약을 통한 바이어 매칭도 중요한 향후 활동입니다. 현재는 수출을 원하는 도내기업의 업무지원 역할이 크지만 앞으로는 매칭 사업, 상품설명, 교류와 관광이 큰 비중을 차지하리라 봅니다.
호치민에 현재 여러 지사체 사무소들이 나와있습니다. 1인 담당자를 둔 우후죽순격 사무소 개설의 필요와 실효성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사무소마다의 성격을 갖고있지만, 한국 중소기업의 베트남 지사화, 영세업자들의 수출 판로 등의 공통분모를 본다면 저의 변이 다소 일리가 있을 듯 합니다.
일종의 풍선효과 라고 볼 수 있죠.
중국의 사스 여파로 정치적, 경제적 역학관계가 얽혀 수출이 어려운 이 시점에서 막힌 중국시장의 돌파구 역할로 베트남 시장이 재평가되고 있죠. 인식의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높은 교육열과 국민근성이 좋고 인건비가 싸다는 진출요건이 마련되어 있고 인근국가로의 시장확장을 위한 거점 으로서도 적합하다고 보여집니다. 여기에 진출기업들의 요구와 기존 진출기업들의 성과가 동기마련으로 작용되어 지자체 사무소의 필요가 구체화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 기관의 출현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국가적 신뢰도를 높이고 교민의 위상도 함께 높이는 기능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강원도 사무소 본부장으로서 교민들께 인사말 해주세요.
무엇이든 처음이라는 단어는 긴장과 걱정 두려움을 동반하지요. 호치민 생활 정착을 위한 준비과정에서도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안정이 되어갑니다. 하물며 기업의 진출이나 수출 판로를 모색하는 일, 무역, 통상에 관한 업무를 ‘맨땅에 해딩’ 하기 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행착오가 금전적인 부분과 연결이 되기때문에 선행자의 경험이나 기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저희 강원도 호치민 사무소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구요. 교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필요를 채우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번듯하게 차려 놓았을 거란 기대 때문이었을까?
더부살이의 표현까지 써가며 그 규모와 모습의 수수함에 선입견을 두고 시작한 인터뷰였지만 끝맺을 즈음에는 껍데기의 화려함 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강원도 특유의 단단함과 강직이 믿음과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거처가 마땅치 않은 도민의 박람회 물품을 소중히 보관중인 강원도 사무소!
작은 것에서 이곳의 마음가짐을 엿 볼 수 있었다. 한기관의 장은 업무의 대표성 역할과 동시에 이미지와 얼굴의 역할도 담당한다. 강원도 사무소의 얼굴은 소탈함과 진솔함이었다고 덧붙이고 싶다.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길 기대해본다.
강원도의 힘! 그것을 보여줄 때다.
(예미해 : beautise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