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상금 3,250,000달러. 우승상금이 480,000달러, LPGA 메이저 대회다. 작년에는 태국의 주타누칸 선수가 우승을 했다. 먼저 이 경기가 열린 킹스번스라는 골프 코스를 좀 살펴보자.1992년 9홀로 시작된 이 코스를 20세기 이후 설립된 최고의 코스로 인정받고 있고, 세계 100대 골프 코스 선정에 항상 이름을 올리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링크스 골프 코스다.
바닷가에 인접하여 제작된 코스를 링크스 코스라고 하는데, 이 코스는 특별히 18홀 어디서나 다 바다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진정한 링크스 코스로 인정받고 있다.
이웃에는 골프의 성지로 알려진 세인트 앤드류(St. Andrew)와 카너스티(Carnoustie) 코스가 인접하여 대표적인 스코틀랜드의 골프의 성지로 자리잡고 있다.
링크스 코스는 바다에서 부는 세찬 바람을 그대로 맞이 하고 코스 주변에 크게 자란 러프를 그대로 사용하고 거기다 항아리 벙커를 파놓고 있어 공이 한번 벙커에 들어가면 반드시 벌타를 인정해야 만 하는 거친 코스인데, 추가로 스코틀랜드 바다와 인접한 지역의 특성인 급변하는 기후 조건을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하는 악 조건을 모두 갖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보통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브리티시 오픈 골프대회에서는 언더파 기록이 쉽지 않은 것이 정설로 되어 있는데 요즘 선수들의 실력이 좋은지 그런 코스에서도 쉽게 언더파를 기록한다. 이번 대회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살펴보자.
1라운드는 미쉘위의 라운드였다. 날씨가 전혀 스코틀랜드 답지 않았다. 바람 없는 스코틀랜드 링크스는 하와이 링크스로 변모했고 미쉘위는 고향에서 라운딩을 하는 듯 자신의 기량을 맘컷 자랑했다. 그 큰 키에 못지 않게 창이 넓은 하얀 골프 모자에 새겨진 나이키의 마크가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무려 8언더파를 기록하며 코스 레코드를 작성했다. 그녀의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실력보다 훨씬 과분한 대접을 받는다. 실력은 지금까지 고작 2번의 우승이 전부인데 그 정도면 그저 그런 중간 정도의 실력인데 거기에 비해 과분한 대접을 받는 것은 그녀가 갖고 있는 상품성이다. 가장 큰 상품성은 미국인이라는 것이다. 일단 미국인의 관심을 끄는데 필요한 조건을 갖춘 셈이다. 그리고 190에 육박하는 큰 키, 골프자체로 상품성을 따진다며 그녀의 다이나믹한 스윙이다. 워낙 힘이 좋은 터라 남자들처럼 강한 임팩트 만으로 치는 펀치스윙을 즐긴다. 그런 스윙이 그녀에게 시선을 모으게 만드는 듯하다. 그녀는 첫 라운드 이후 너무 많이 웃었다. 그게 그녀의 미소의 전부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2라운드에서 1라운드보다 무려 12타를 더 친 4오버파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롱 페이스가 진짜 롱 페이스가 되어버렸다. 3라운드는 그런대로 3언더파를 쳐서 체면은 유지했지만 이미 3라운드 17언더파를 기록한 김인경에 비해 10타가 부족하니 우승은 물 건너간 셈이다. 그래도 그녀는 뒷심을 발휘하며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전반에만 6타를 줄이는 상승세를 보여줬지만 그녀의 한계,집중력 부족은 후반을 이븐파로 마치면서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녀는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워 보였다.
충분한 인기와 막대한 금액의 스폰서 등 갖고 있는 것이 너무 많은 터라 위대한 선수로 도약하기에는 동기가 부족한 선수다.
인간 승리 김인경
결국 김인경 선수가 마지막 날 자신의
스 스코어를 잘 지키며 1언더파를 기록
종합 18언더파로 우승컵을 안았다. 너무 마음을 조리며 봤는지 그녀의 우승이 마치 나의 우승인양 기뻤다. 그녀의 우승은 정말 각별했다. 5년 전 나비스코 대회에서 30Cm의 마지막 퍼팅을 놓치고 입을 다물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해 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 장면이 떠오를 때마다 가슴이 아팠는데 본인은 어떠했겠는가?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용서하고 화합하여 우승을 이루었으니, 우승컵을 쟁취하거나 거머쥔 것이 아니라 안았다는 표현이 맞다.
우승 인터뷰에서, 이번 우승으로 2012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의 퍼트 실패의 아픔을 모두 떨쳐낼수 있을 것 같은가. 라는 질문에 그녀는 대답했다.
“그때 퍼트를 실패한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언제든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짧은 퍼트를 늘 성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리 짧은 퍼트일지라도 모든 샷에 똑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이 내가 오늘 우승을 차지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고작 30밖에 안된 여성(김인경은 1988년 생이다)이 이렇게 성숙한 대답을 할 수 있는가? 그 성숙한 대답이 오히려 그녀의 깊고도 잔인했던 당시의 아픔을 말해주는 듯하다.
올 들어 김인경 선수는 벌써 3승을 거두고 있다. 상승세를 타고 있으니 또 다른 우승을 기대할 만하지만 뭔가 이룬 허전함이 열정을 식힐 수 있다.
그래도 모든 일의 최고의 경지, 즐기며 하는 일, 즐기는 골프를 구현할 수 있으리라. 그녀의 앞날에 늘 행운이 함께 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의 장 단점이 드러났다. 링크스 코스에서는 한 타의 실수가 깊은 흔적을 남긴다.
실수를 하지만 장타라서 만회가 쉬운 그런 코스가 아니다. 모든 샷을 다 구현해야 하는 코스였다. 김인경이 우승하게 된 동기도 그녀는 실수가 없었다. 마지막 날 단 한 타, 드라이버를 실수 했다. 그리고 간신히 올린 넓은 그린에서 3퍼팅을 했다. 그녀의 퍼팅이 나쁜 게 아니었다. 단지 드라이버 실수가 3퍼팅을 부른 것이다.
세계 랭킹 1위, 유소연 선수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는 넓은 그린이 원인인 듯 하다. 그린을 4분의 1로 자르고 공략할 줄 아는 창의력이 부족했다. 넓은 그린에서 그저 평범한 그린 공략법은 버디 시도보다는 파를 방어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날 넉넉한 타수로 수위로 달리던 김인경 선수가 해야 할 게임 방식이다. 유소연 선수는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 관건인 것 같다. 게임이 잘 안 풀릴 때도 점수를 내는 선수가 진정한 탑이다.
박인비 선수는 너무 퍼팅에 게임을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퍼팅이 잘 되는 날에는 좋은 성적이 가능하지만 퍼팅은 민들레 홀씨처럼 가벼워 변화가 심하다. 이번에도 3라운드에서는 8 언더를 쳤는데 퍼팅이 부진한 마지막 라운드는 이븐 파에 그쳤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어려운 골프를 하고 있다. 퍼팅이 잘 안될 때는 평소보다 길게 치는 것을 시도하라고 권하고 싶다. 너무 거리가 딱 맞는 퍼팅을 하니 조금만 틀려도 절대로 안 들어 간다. 길게 치면 70%만 맞아도 들어간다. 확률을 높이는 퍼팅을 하시라.
박성현, 유소연, 장하나 김세영 등 짚고 싶은 선수들이 많은데 지면이 다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