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취임한 김흥수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대외창구 강화를 위하여 상근 부회장 직을 신설하고 그 자리를 공개 모집을 통해 전 신한비나 은행의 3대 행장으로 활약하던 최흥연씨를 최종 낙점하고 지난 6월 17일부터 본격적인 업무 시작을 선언했다. 그가 누구인가? 그의 영입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어떤 기대를 충족시킬 것인가?
지난 12년동안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 내부 살림을 도맡아 관리하던 김순옥 사무총장은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직서를 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라는 정답을 내긴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내부 개혁에 따른 인사이동의 결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김흥수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회장은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회원들이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또, 각종 지원을 정부로부터 받아내려면 대 정부 로비를 강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다 발넓은 인사의 영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회원들 사이에 넓게 퍼진 상황이고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 역시 이제는 외부 활동에 초점을 맞춰 제2의 도약을 해야 할 단계이니 그 시대 상황에 맞는내부 조직 개편을 임기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에 따른 일환으로 상임 부회장 직을 신설하고 공개모집을 했는데, 수많은 지원자들 가운데 여러 운영위원들과 함께 우리가 지향하는 외부 활동의 강화에 가장 적합한 인재가 누구인가를 놓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결국 가장 우리에게 적합한 인재라고 객관적으로 선정한 최적의 인물이 바로 베트남에 많은 경험을 지니고 있고 베트남 정부에도 이미 잘 알려진 인물인 최흥연 전 신한비나 행장입니다.” 라고 그간의 과정을 소상하게 밝혔다. 그리고 “어려웠던 영입인 만큼 그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그의 영입에 따른 후속 인사가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번 인사에 대한 의미를 솔직하게 밝혔다.
최흥연 상임부회장의 약력을 보자.
최흥연 상임부회장은 올해 58세로 2003년 조흥은행의 지역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베트남에 첫 발을 디딘 이후,조흥은행이 제일은행을 인수할 때 부행장으로 들어와 인수과정을 마친 후 귀국하고, 다시 조흥은행이 신한은행으로 인수되어 신한은행 직원으로 변신하여 2009년 베트남 신한비나 뱅크 제 3대 행장으로 다시 베트남에 들어와 신한비나와 신한베트남의 합병을 수행하고 2011년 다시 귀국한 후, 2014년 현직에서 은퇴한 상황에서 이번에 다시 코참의 부름을 받고 공식적으로 4번의 신분을 바꾸며 베트남을 다시 찾았다.
베트남과의 운명적인 인연을 맺고 있는 베트남 통이다.
2017년 7월 21일 금요일, 그를 만나러 영사관 별관에 위치한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 사무실을 찾았다.
총영사관 별관, 대한민국이 관리하는 곳이 맞는가?
총영사관 별관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과연 이곳이 총영사관 별관으로 한국의 법이 지배하는 베트남의 치외법권지역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일단 정문을 드나드는데 전혀 제약이 없다. 그리고 한인회의 임시 사무실이라며 친 천막 안에는 베트남 여성들이 한 가득 무리 지어 앉아서 떠들고 있다. 왜 이곳에는 항상 여성들이 이렇게 무리 지어 몰려 있을까? 이들은 한국으로 가는 비자를 취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영사관 별관 내부에 상주하는 모 기관에서 수행하는 한국어와 신부 수업을 받는 여성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이들의 복장은 여니 베트남 여성과는 달리 한국의 패션과 유사하다. 별관을 드나드는 한국사람들을 호기심 담긴 눈으로 바라보는 데 좀 묘한 기분이 든다.
조명이 꺼진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정면에 보이는 한인회사무실인데, 어둠 속의 폐가처럼 무거운 자물쇠로 잠겨있는 것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어찌되었든 총영사관 별관, 그 별관이라는 이름 때문인가? 뭔가 반듯하고 기강이 바로 잡힌 본관과는 좀 다른 이미지가 드러난다. 아무튼 별관답게 별스러운 이미지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장면이 그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 사설 학원의 앞마당이라면 설명이 될 것 같다. 그런 학원 건물의 한 구석을 우리 몇몇 공공단체가 사무실을 빌려 쓰고 있다는 가정으로 이곳의 장면을 묘사한다면 픽션 소설의 엔트리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한국 진출 기업을 대표하기에는 너무나 협소한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 사무실
그 곳 3층 오른편에 한국의 진출 업체를 대표하는 주 베트남 대한민국 상공인 연합회라는 이름의 기관이 상주하여 있다. 그 안에 문을 열고 들어서니 그제야 환한 조명이 눈을 밝힌다. 어둠이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구나. 그런 기분을 만들기 위하여 복도를 어둠으로 채워두는 가 보다. 별관 관리자의 혜안을 가름할 수가 없구나.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 사무실 안의 모습을 묘사하자면, 폭이 4미터 남짓한 곳에 길이 10여 미터로 베트남의 전통적 단독 주택 내부의 디자인과 같은 형태다. 역시 베트남을 존중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자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곳 맨 안쪽에 전임 김순옥 사무총장이 쓰던 책상을 최 부회장이 쓰고 있다. 그리고 그 앞에 3-4명의 실무 직원이 옹기종기 앉아서 업무를 보고 있다. 그리고 직원들 책상 무리 앞으로 책꽂이 같은 것을 세워 칸을 분리하여 그 앞으로 제법 넓은 회의용 탁자를 들여놓고 있다, 한 8인용은 될 것 같다. 그곳이 유일하게 외부 객이 앉을 수 있는 자리다. 그곳에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들어오는 문 옆에 공간을 활용하여 차를 준비하는 곳을 만들었다, 사무실 여직원이 그곳에서 커피를 타서 가져온다. 참으로 알뜰살뜰 한 곳이다. 좁고 긴 사무실이 그리 좁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그나마 한쪽 벽을 거울로 도배하여 눈을 현혹시킨 탓이다.
진짜 놀라운 것은 이곳에서는 회장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무슨 사무실에 회장 책상도 없는가? 회장이 실무를 안 해서 그런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회장을 찾아오는 사람은 어디로 모시는가? 일 안 하는 자, 책상을 빼라 뭐 이런 게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의 방침인가?
사실 모두 다 알고 있는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의 사무실을 이렇게 상세하게 묘사하는 이유는 답답해서 그렇다. 베트남에서 최고의 투자 국가인 한국의 투자기업들을 대표하는 사무실이 이리 초라할 수가 있는가? 한국 손님들이야 이해를 구한다 해도 이곳을 찾는 외국기업인들, 주 베트남 외국 상공회의소들 그리고 베트남의 고위직들의 방문이 없지 않을 터인데 그들이 이곳이 한국 진출기업을 대리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면 “아 과연 한국기업들은 뭔가 다르구먼!” 할까?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 회관 건립 추진 위원회 발족
이런 화제로 최 부회장과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마침 코참에서도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자체적으로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관 건립추친위원회를 만들고 그 위원장으로 최 부회장을 옹립했다고 한다. 일단 시작은 된 것 같으니 기대를 해보자. 제발 멀지 않은 시기에 멋지진 않아도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라는 위상에 어울리는 사무실에서 업무 보는 모습을 기대한다.
VBF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현재 베트남에서는 Vietnam Business Forum 이라는 외국 기업들의 활동에 관한 사안을 청취하는 상설 기구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이 기구는 지난 1997년 설립된 것으로 현재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기업체를 대표하는 각국의 상공회의소와 같은 기능을 하는 23개국의 chamber가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데 한국은 6개국 상임이사국으로 지정되어있습니다. 작년에는 회장국을 맡았고요.
이 단체에서는 각국 투자 기업들의 활동과 애로점을 수집하여 보다 용이하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여 베트남에 실 이익을 부여하는 기구인데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11개 전문 분과 위원회를 두고 각국의 전문가들이 현장의 실태와 그에 따른 의견을 모아 베트남 정부에 건의하는 대 정부 창구를 맡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기업의 니즈를 건의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하여는 우선 그 위원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일년에 한번씩 열리는 VBF 정기 포럼에는 베트남 정부의 최고위층이 직접 참가하여 그들의 의견을 경청할 정도로 그 위상이 높습니다. 작년만 해도 약 천여 개의 건의 사항 중에 80%정도가 정부의 시책에 반영되었으니 가장 효율적인 대 정부 로비 창구라고 할 수가 있죠.
한국은 지난 2015년에 하노이와 호치민의 통합 상공인 연합회를 결성한 후 한 국가로 참여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영향을 미치는 뚜렷한 활동은 눈에 뜨이지 않았습니다. 이점에 주안점을 두고 대외 활동과 대 정부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최 부회장은 우선 한국이 참여하는 6개 분과 위원회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한다. 현재 한국은 노무, 조세, 관세, 투자무역, 인프라, 금융 등 6개 워킹 그룹에 참가하고 있다.
워킹 그룹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면 바로 우리 기업의 필요가 담긴 건의안이 만들어 질 가능성이 훨씬 높아 진다는 것이다.
회원수를 늘이는 방안을 강구
또한 회원수를 늘이는 것이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 활동의 기초가 되는 만큼 회원에 대한 혜택을 만들고 우선적으로 회원을 위한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가 되겠다고 계획을 밝힌다. 그리고 동시에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회원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 투자기업을 대표하는 단체가 회원수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제일 먼저 대기업들이 팔을 걷고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호치민 한인상공인연합회의 위상이 바로 투자 기업의 위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실제로 자신들의 활동을 눈 여겨 보면 이곳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 많으니 기업인들의 관심과 애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높이는 목소리에 간절함이 묻어난다.
경제 백서 출간 준비 및 홈페이지에 B2B 거래 장터 마련
또 년간 계획으로는 베트남 경제 백서를 만들어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에 집필진들을 이미 구성하여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동시에 온라인 네트웍을 통해 회원 간에 직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홈페이지에 B2B 거래 장터를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최종 시험 단계를 거치고 있으니 곧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고 기대를 밝혔다.
인터뷰가 끝나가는 시간 마침 김흥수 회장이 사무실을 들어온다. 마땅히 자리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인터뷰 테이블에 앉아 함께 대화를 나눠본다. 화기애애한 대화는 좋은데 이 곳에서는 내밀한 얘기는 농담조차 허용되지 않은 완전 공개된 곳이다. 투명해서 좋다. 실 웃음이 피어난다.
회장님, 책상도 없으신데 어디서 업무를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