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의 천국’ 베트남에서 자동차 산업이 커지고 있다. 소득 증가와 더불어 관세가 인하되면서 중산층을 중심으로 구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자동차 구매가 중산층 이하까지 확대될지는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9일 베트남 자동차생산자협회(VAMA)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에서 판매된 자동차 수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30만4427대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3년 연속 판매기록을 경신했다. 차종별로는 승용차 판매량이 18만2347대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트럭, 밴, 지게차 등 사업에 사용되는 자동차인 상용차는 10만6347대로 19% 늘었고, 특장차도 29% 증가해 1만5733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 경제는 지난해 6% 넘게 성장했다. 이같은 경제성장 기조는 지속적인 외국인 직접투자와 더불어 수출 성장 회복세 및 관광산업 활성화 등을 바탕으로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특히 외국인 직접투자의 경우 2010년 이후 매년 100억 달러(11조2000억원) 이상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이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158억 달러(17조7000억 원)에 달했다.
베트남의 자동차 판매 증가는 이런 경제 성장을 반영한다. 소득이 증가하면서 오토바이에 비해 안전한 이동수단인 자동차를 선호하는 것이다. 승용차의 경우, 수입 완성차에 대한 관세 인하 추세와 특별소비세율 인하 효과가 맞물려 판매량 증가 폭이 보다 가팔라질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7월 45~50%에 달했던 자동차 특별소비세를 배기량 2000cc 미만인 자동차에 한해 40%로 낮췄고 내년 1월에는 모든 자동차 세율을 35%까지 인하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그룹이 운영하는 시장 조사기관 BMI리서치는 올해 베트남의 차종별 판매 성장률을 승용차 18%, 상용차 15%로 예상했다.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활발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커질 가능성이 크다. 소득 증대와 생활수준 향상을 토대로 베트남 자가차량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BMI리서치도 베트남 자동차 시장 판매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6.7%, 내년 15.1%, 2019년 16.4%, 2020년 16.2% 등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산층 이하도 오토바이 대신 자동차로 갈아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토바이 가격이나 주유비가 여전히 현지인들의 소득수준에 적절하기 때문이다.
6/19 아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