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푸미골사랑방을 아시나요?

 

ARTISAN 새로운 명소 아티산 빵집 아저씨 황정태

최근 호치민의 신도시 푸미흥에 주부들을 위한 사랑방이 생겼다는 소문이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이야기에 남녀 성별이 바뀌었다. 사랑방 집 주인은 남성이다. 홍정태, 어머니의 은근한 향수 대신 고소한 빵 내음이 물씬 배인 호남형의 빵집 아저씨, 빵집 주인의 전통적 이미지인 부풀어 오른 볼을 지닌 뚱뚱한 사내는 아니지만 그래도 빠져서는 안될 요소, 수줍은 미소가 귀여운 빵집 아저씨다

고 급스런 디자인과 인테리어가 한가한 푸미흥 주택가의 거리에 포근함을 던져준다. 입구에 들어서는데 차와 바게트를 놓고 늦은 아점을 드시는 듯 한가한 표정의 서양 아저씨 한 분, 어느 유럽의 한가한 거리 카페 풍경이 오바랩 된다. 오지랍이 넓어야 사는 기자, 카메라를 가리키며 눈인사로 사진 촬영을 허락 받는다. 서투른 영어로 말을 붙이는데 이 아저씨도 영어가 익숙하지는 않은 듯하다. 만만한 상대, 아예 앞에 차 한잔과 케익 한 조각을 시키고 본격적인 수다를 시작한다.

알랭 이라는 프랑스 아저씨, 베트남에 산지 8년 차인데 처음으로 제대로 된 빵을 이 집에서 만났다고 칭찬이 대단하다. 파리바케트, 투레쥬르 등이 있지만 이 집 아티산의 빵 맛이 진짜 전통 프랑스 바케트의 맛을 살렸다며 엄지를 치며 세운다.

그 엄지 손끝에 사랑방 주인, 황정태 아저씨가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꽤 알려진 인물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받았다. 세계 제빵 월드컵에 한국대표로 출전하여 2위를 차지한 선수다. 또, 생활의 달인으로 초코렛/ 케익 왕중왕 전에 출전하여 우승을 차지하였다고 한다. 덕분에 메스컴을 많이 탄 알려진 얼굴이다. 수상 경력과 제빵 학습경력이 장난이 아니다. 빵집 앞에 자랑스럽게 자신의 사진과 함께 경력을 빼곡하게 걸어두었다. 더 상세한 디테일이 궁금하신 분을 직접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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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은 왜 했어요?” 시니컬한 기자답게 단독 직입적인 질문을 불쑥 던진다. 그 역시, 달인답게 여유롭게 답한다. 군대 제대하고 만난 아는 형이 ‘앞으로는 제빵 기술이 뜰 거야’ 하는 소리에 빵 세계에 들어섰다는데, 참 쉽게도 자신의 운명을 찾은 행운아다.
“이 빵집이 푸미흥의 새로운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탓인가요?”, “아이고, 손 사례를 치며 몸을 뒤로 젖힌다. “사실 무서워요, 잘못하다가는 휴지통 뒤집듯이 다 털리데..”, (여성들의 대화에 주제로 뜨는 것을 정말 사양한다)

그의 수줍은 미소 속에 짐짓 공포(?)가 스친다. 기자도 동감을 하는 듯 몸서리를 쳐 준다. 그런데 사랑방? 주인은 없는 사랑방이죠. 주인은 판만 장만하고 인기척도 안냅니다. (멋쩍은 웃음)
즉, 순순하게 빵 맛으로 승부하여 자연스런 사랑방을 만든 셈이다. 아티산이라, 한국에 아차산이 있는데 프랑스에 있는 산 이름이냐고 질문을 하면 아재개그나 즐기는 인간으로 보일까봐 망설이는데, “한국어로 번역을 한다면 장인이라는 뜻입니다”, “아! 스스로 장인이 된 셈인가요?”, “아니, 그건 아니고, 저희가 만드는 빵이 장인과 같은 정성으로 빗었다는 의미 정도로 봐주세요.”

기자의 짓궂은 질문을 순진하게 잘 받아준다. 사업이 어떠냐는 질문에 솔직하게 다 털어놓는다. 너무 잘 되어 고민이란다. CJ의 빵 신제품 개발연구소에 근무하며 베트남을 찾았고 몇해 전 ‘직장을 관뒀어’ 행렬이 참여하고 준비 끝에 지난해 자신을 내세운 아티산을 세웠는데 의외로 반응이 너무 좋아서 어떻게 소화를 해야 할 지 고민이라는 이분, 너무 행운아 아니야? 베트남인들의 빵에 대한 감각이 좋아서 자신의 노하우와 이들의 감각으로 제빵을 한 것이 제대로 조화를 이룬 것 같다는 소감이다. 그려 외국에 나가 보면 빵집 주인은 대부분 베트남인이더라. 빵에 있어서는 베트남의 현지화가 곧 선진화가 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어 가는 셈이다. 그래서 지금은 2호 점을 개설하려고 점포를 보러 다닌단다. 체인점을 하자며 돈을 들고 찾아오는 사람도 많단다. 얼마 안 가서 아티산이라는 이름의 현지 브랜드, 프랜차이즈가 탄생될 것 같다. 제빵 얘기를 실컷 하고 돌아서는 귀가 길이 평안해지는 것은 고소하고 풍성한 빵 내음이 마음에 배어든 탓인가?
이제서야 왜 사랑방인지 알 것 같다. 마음의 평안을 담아주는 빵집, 그래서 사랑방인 것이다. ARTISAN 08-5412-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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