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가 다사다난하지 않았겠냐고 하지만, 이토록 다사다난 했던 해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2016년에는 국내 외에 사건사고가 많았다. “여름까지만 해도 올해 최고 이슈는 브렉시트일 줄 알았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2016년 지구촌은 테러로 얼룩졌고, ‘제노포비아(Xenophobia 외국인 혐오)’ 현상이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숨지고 다쳤다. 해외에서 발생한 10가지 사건 사고를 시간 순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3월 13일에는 터키 앙카라 도심 크즐라이 지역의 공원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차량에 장착된 폭탄이 터져 37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다쳤다. 사망자들 중에는 미국인이스라엘인, 이란인 등 외국인이 포함되어 있었다.크즐라이 한 버스정거장에서 운송차량이 갑자기 폭발했으며 사망자들 대부분이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당국은 테러 주범으로 쿠르드 노동자당(PKK)을 지목하기도 했다.
프랑스 혁명 기념일 휴일인 7월 14일,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니스에서는 트럭 테러가 발생했다. 트럭은 축제를 즐기던 군중을 향해 돌진했고 이 테러로 86명이 숨졌다. 31세 남성, 튀니지계 프랑스인으로 확인된 트럭 테러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당시 증언에 따르면 시신이 길거리에 여기저기 흩어져 말할 수 없이 참혹했다.
1월 16일, 105년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탄생했다. 차이잉원(蔡英文•59) 대만 민진당 주석은 대만 총통선거에서 승리를 확정 짓고 8년 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차이잉원 총통이 여성이라는 점 외에도 친중국 성향의 집권 국민당이 패하고 반중국 성향의 민진당이 정권을 잡게 됐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또, 절벽에 내몰린 대만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 선거판을 바꿨다는 점도 크게 주목받았다. ‘트와이스’ 멤버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중국 팬에 공식 사과를 했던 ‘쯔위 사태’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3월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세 차례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최초 폭발은 브뤼셀 공항에서 연이어 두 번 일어났으며, 브뤼셀 시내에 위치한 지하철 말베이크 역에서 2차 테러 공격이 벌어졌다.이 테러로 32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다쳤다. 브뤼셀 폭탄 테러는 2015년 11월 파리 테러 주범인 살라 압데슬람이 체포된 지 불과 4일 만에 발생했으며, 살라 압데슬람은 브뤼셀 테러와도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6월 12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위치한 ‘펄스’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49명이 사망했다. 용의자인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남성 오마르 마틴은 나이트클럽에 입장하자마자 300명에 가까운 클럽 이용객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고, 이후 손님들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3시간 동안 대치하며 인질극을 벌였다.
오마르 마틴은 IS 영향을 받은 ‘외로운 늑대’인 동시에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품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테러리즘뿐 아니라 성 소수자 문제, 총기 규제 문제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6월 23일, 영국은 유럽연합(EU)을 탈퇴했다. 영국 국민들이 EU 탈퇴를 선택한 배경에는 솅겐조약이 있었다. 회원국 간 국경을 허문 솅겐조약에 따라 이민 통제가 어려워지면서 영국 국민들의 불만이 커졌다. 또, EU 재정 악화가 심화되면서 영국이 내야 할 EU 부담이 커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브렉시트 쇼크로 전 세계 증시에서는 순식간에 2조(한화 약 2337조 원) 달러가 증발했다.
브라질에서는 8월 31일 상원 의원 투표를 통해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을 탄핵시켰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었지만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사용하고 이를 상환하지 않는 등 재정회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탄핵됐다.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은 9월부터 알레포 반군 장악 지역에서 집중 공습을 퍼부었다. 정부군의 공격은 현재진행형이며 최근 알레포 거리 곳곳에는 숨진 시민들의 시신이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시리아 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알레포에서만 2만 명 이상이 숨졌으며, 지난 2주 동안 310명 이상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이중 42명은 어린이다. 현재 알레포 지역 공동묘지는 포화상태가 된 지 오래로 시신을 묻을 땅조차 없다고 한다.
11월 8일, 2016년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이변을 일으키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공화당은 8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트럼프 당선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 전역에서는 트럼프 당선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11월 20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성직자들에게 ‘낙태 죄’ 용서를 무기한 허락했다. 낙태는 가톨릭교회에서 ‘큰 죄악(Grave Sin)’으로 간주돼왔다. 2015년 12월 8일 전 세계 사제들에게 1년 동안 낙태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권한을 무기한 연장했다. ‘역사적 서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