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현석, 출연 – 정재영, 최다니엘, 김옥빈 등 1월 17일 CGV-MEGASTAR 배급.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 – 잠언 27:1
오랜 기간 시간 이동 연구에만 몰두해온 물리학 박사 우석(정재영)은 본격적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돈 줄이 되어준 러시아 기업 측에서 갑작스레 연구 중단 지침을 내렸다.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던 그는 불안전한 시간여행을 통해 성과를 증명하려 한다.
24시간 뒤로의 시간여행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SF로 포장됐지만 ‘열한시’는 스릴러에 가깝다. 시간 여행을 다녀온 우석은 “미래는 바꿀 수 있다”며 끊임없이 되내인다. 미래의 CCTV를 통해 자신의 내일을 알게 된 인물들은 미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것이 피하고자 했던 미래로 이어졌다. 정해진 미래와 피하려는 사람들, 현재와 24시간 뒤의 미래가 서로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긴장감을 유발한다.마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연상케 하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는 그저 감탄을 안긴다.
‘아바타’ 속에서나 볼 수 있던 장비, 배경, 분위기가 ‘열한시’ 속에 존재한다. 재미로 ‘열한시’를 즐겼다간 낭패다. 긴장감 속에서 찾는 쏠쏠한 재미, ‘왜죠?’ 라고 저절로 의문점이 생기는 장면에 대한 상상과 추측은 한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정재영, 최다니엘, 김옥빈의 조합도 눈길을 끈다. 천재 물리학자 우석 역을 맡은 정재영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눈앞에 죽음도 개의치 않는 모습을 잘 그려냈다. 또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지만 자신의 욕심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연기로 잘 녹여냈다. 영화에서 안경을 벗어 성형설이 나돌기도 했다는 최다니엘은 연기도 색다르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사랑 앞에 어쩔 줄을 모르던 순수한 남자와 ‘공모자들’에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준 최다니엘은 ‘열한시’에서 이성적이면서도 치밀한 감정연기까지 소화해낸다. 또한 사건의 모든 단서를 갖고 있는 영은 역의 김옥빈은 극 속에서 신비감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