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인구가 팝콘을 튀기듯 불어나고 있다. 4.5일 마다 백만 명씩 불어나서 40년 후면 20억명이 더 늘어 난다.지구에는 사람들이 10년마다 지금의 중국인구의 반만큼 더 생겨나고, 20년마다 미국 인구의 두 배만큼 증가 하게 된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 속의 베트남인구는 2013년 11월 1일 9천만명을 돌파 했다고 베트남 정부가 발표 했다. 2010년 9천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1989년보고서로 전망했지만 정부의 강력한 인구 억제정책으로 그나마 3년을 늦춘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에는 1억명을 넘어 설 것이다. 14살까지의 어린 인구가 24%나 되고, 55세이하의 노동가능인구가 69%를 차지하며, 한 개의 성 단위 인구가 1년마다 증가하고 있는 싱싱하고 젊어 있는 국가에 당신과 내가 살고 있는 것이다. 도로 어디에서나 오토바이 위에 있는 청춘들의 사랑을 볼 수 있는 나라, 골목 어디에서나 어린이들의 울음소리와 웃음 소리를 귀로 들을 수 있는 나라에 당신과 내가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회사 직원의 평균 연령은 24살이다. 더 많은 직원도 없고 더 적은 직원도 없이 모두가 24살의 청춘인 듯 아주 젊어 있다. 입사한지 2년이 된 통역원은 월급날에 택배로 그릇들을 주문하여 사무실에서 한참이나 자랑을 한다. 지난달에는 집에 조그만 냉장고를 샀다고 사진 속의 냉장고를 보여 주며 미래를 이야기 한다. 결혼 준비를 위하여 하나씩 하나씩 사고 있단다. 그들은 젊어 있기에 또 다른 젊어 있는 청춘을 만나 사랑을 할 것이고, 깊어간 사랑은 결혼을 약속 할 것이다. 그들은 결혼을 위하여 두손 잡고 마트와 시장을 다닐 것이며 국가가 말하는 소비는 그들로 인하여 소비 될 것이다. 젊고 아름다운 청춘 때문에 오래지 않아 자녀들은 태어나게 될 것이고 태어난 자녀들은 젊은 부모의 사랑 때문에 좋은 옷을 입을 것이며, 넘치는 음식을 먹일 것이고 그들의 부모가 받아 보지 못한 우수한 교육을 받고 사회로 배출 될 것이다. 그래서 베트남은 아직도 젊고 앞으로도 젊을 수 있기에 가장 발전을 할 수 있는 국가의 반열에 올라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런 국가에 살고 있고, 이런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늙어 가는 것을 행운이라 생각하며 지난 추석에는 잠시 대한민국에 있는 고향으로 갔었다.
유골만 있는 동네는 비어 있었다. 아버지는 경북 고령군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고령군에서 사시다가 고령군에서 돌아가시었고 그곳에 묻히어 계신다. 나는 경북 고령군에서 태어났지만 그곳에서 살지 못했고 지금도 그곳에서 살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곳에서 살 계획은 없다. 젊은 아들과 딸들이 꿈을 따라, 부모의 뜻에 따라 고향을 떠나가서 고향으로 돌아 오지 않을 때 늙어가는 부모들은 고향에서 늙어서 죽어간다. 그리고 부모들이 죽어가서 생겨나는 빈집들은 다시 채워지지 않고 유골만이 산자락마다 묻혀 있다.
바로 뒷집의 ‘춘태’집은 어머니가 돌아가심이 마지막으로 빈집이 되어 비어 있었고, 아버지가 6.25 참전 용사이신 옆집의 ‘용근’이의 집은 아버지가 대구의 보훈병원에 2년전에 입원하시었기에 2년전부터 비어 있었다. 이렇게 생겨난 빈집들을 아들과 딸들이 채워주지 않는다. 내가 1년을 다닌 시골 초등학교는 몇 십년전 마지막 한 명의 학생이 대구로 전학을 가버리면서 결국 폐교가 되어 교실은 비어졌고, 운동장은 마을 주민들이 고추를 말리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아들과 딸들이 떠나간 시골마을에 젊은이는 돌아오지 않았고젊음이 없는 곳에 아기가 태어날 수 없었기에 아무도 태어나지 않는 그 곳에 놀이터와 초등학교는필요가 없었다.
대구로 가서 공부하고 베트남에 살고 있는 나는 자식을 한 명밖에 출산 하지 않았다. 옆집에 살았던 ‘춘태’는 대구에서 공부했고 안산의 어느 공장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50이 넘도록 결혼하지 못했기에 자식을 한 명도 출산 할 수가 없었다. 대구에서 공부하고 서울에서 살고 있는 ‘용근’이는 의사가 되었지만 자식은 아들과 딸 2명밖에 출산 하지 않았다. ‘춘태’의 형과 누나들이 낳았다는 서른 살이 넘은 조카들이 다섯 명이나 되었지만 학교 선생이 된 1명을 빼고는 아무도 취직을 하지 못했다. 취직하지 못한 30세 중반이 넘은 조카들은 결혼을 하지 못하였기에 2세를 출산하지 못했고, 취업고시를 성공하여 선생이 된 여조카는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술을 먹고, 혼자서 영화를 보며 결혼 하지 않았기에 취직한 그녀 마저 2세는 출산 하지 않았다. 이렇게 그들이 떠나간 고령도, 이렇게 그들이 살고 있는 대구도, 안산도, 서울도 대한민국은 사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경북 고령군은 의성군과 전남의 고흥군과 같이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되는 40개의 군 단위 지방에 포함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대한민국의 모든 군 단위 자치단체가 사라질지도 모르고 인구 절벽이 시작되는 2020년 이후에는 도시에 있는 학교마저 줄줄이 문을 닫을 지도 모를 일이다. 올해 서울의 학생수가 145만명으로 2000년 대비 38%로나 줄었다고 한다. 세계인구가 팝콘을 튀기듯 불어나고 있고, 내가 살고 있는 베트남의 인구가 1억명을 바로 보고 있을 때 아기 소리가 없어진 대한민국은 지금도 늙어가고 있기에 지방이 소멸하고 도시가 소멸하고 있는 것이다. 아기 울음소리가 없어진 국가에서 미래는 설계 될 수가 없다.
이제는 국가가 청춘들이 결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결혼 거부하는 젊은이들에게 결혼 함으로써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명확하게 제시 하여야 한다. 결혼 장려금을 주어야 하고, 결혼한 부부에게 무이자 전세자금을 대출 하여야 하고, 감동적인 출산 장려금을 제시하여야 한다. 출산된 자식에 대하여 국가는 누리과정부터 대학까지의 확고한 무상 복지를 약속 해야 한다. 이것만 이 세기에 대한민국이 멸망하지 않는 유일한 길 일 것이다. 누가 복지의 종류에 대해 말하고 있는가? 이제는 무조건적인 복지만이 국가가 멸망하지 않을 유일한 길일 것이다. 국민이 세금만으로 다시 어린 아기의 웃음과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충분한 국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