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베트남 최초의 파티스리를 꿈꾸다

파티쉐 신문경

이번 호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프랑스인 MOF(Meilleurs Ouvriers de France, 프랑스 정부가 인정하는 제과명장)가 운영하는 제과학교에서 제과기술을 정통으로 배우고, 또다시 수년간 시카고 일대 유명 파티스리 샵을 섭렵한 한국인 파티쉐를  만났다.

자신이 만든 제과를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삶의 보람이자 즐거움으로 삼는 파티쉐 신문경씨의 미소에서 자신의 직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특히 그녀의 작품들을 보면 이 분야가 요리를 넘어선 하나의 예술분야임을 느낄 수 있다. 밀가루, 설탕, 계란, 초컬릿 등을 적절히 배합해 파이, 비스킷, 쿠키, 케이크, 빵 등을 데코레이션하는데 파티쉐의 손이 가면 말그대로 먹기 아까울 정도의 앙증맞고 먹음직스런 디저트가 탄생한다.
파티쉐라는 이름은 페이스트리 요리사를 뜻하는 프랑스어인 “파티시에(Patissier)” 에서 온 것으로, 발효되지 않은, 디저트용 과자나 케이크류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을 말합니다. 저희는 전통 프랑스식 케이크와 쿠키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제과점이면서 레스토랑에서 식사 후에 디저트로 먹는 과자 등을 공급하기도 합니다.
이뿐 아니라 호텔 내 케이크숍, 카페테리아 등에 제공하는 과자나 디저트, 그밖에 연회나 결혼식 등의 행사에 화려한 데코레이션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맛에 대한 도전을 통해 기쁨을 발견하고, 그 과정 속에서 기술을 연마하며 멋진 디자인도 창출하는 등, 자신을 표현할 수도 있다는 점이 파티쉐의 매력이다. 그녀는 지난 11년간 전문 제과인으로서의 한 길을 걸어온 전문 파티쉐로, 제과에 관련된 전반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경력 또한 탄탄하다.
중 1때 부산에서 미국 시카고로 이민 가 20여년 간 산 후, 다시 작년 외삼촌 권유로 이곳 베트남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프랑스 장인이 운영하는 제과학교에서 마카롱 등 각종 프랑스식 디저트와 쿠키, 크로와상 등을 만드는 법을 배웠으며, 이후 시카고의 유명 샵에서 수년간 경력을 쌓았지요. 그 후 미국에서 전문 페이스트리숍에서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프랑스식, 미국식, 한국식의 다양한 과자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특히 재료에 대한 애착심도 강하다.
처음 베트남에 와서 과자를 만들어 보았는데 재료때문에 낙심하곤 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팔면 마음이 불편해 견딜 수 없어요.
하지만 지금은 최고급 초컬릿과 크림치즈, 버터 등 좋은 재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스스로 만족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user image

최근 자신의 단톡방을 통해 각종 쿠키와 케이크 등을 선보이자 주문도 생기고 반응도 좋은 편이다.
그날그날 새로 만든 작품을 공지해 나름 반응이 괜찮고, 시식 후 후기를 올리거나 지인을 초대하기도 합니다. 요사이는 일본식 도지마 롤케이크을 만들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드시고는 맛있다며 칭찬하셨죠. 심지어 어떤 주부님은 아이들이 너무 잘 먹어 밥을 안먹는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베트남은 아직까지 마켓이 형성이 안되다 보니 파티쉐란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이곳 저곳에 베이커리가 있지만 전시된 각종 빵과 디저트들은 파티쉐의 눈으로 볼 때 재료와 기술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
어느 나라든 중산층 이상은 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좋은 음식, 좋은 물건을 찾는 경향이 있어 고급 디저트 수요가 점점 늘어 전문점들의 매장수가 증가하는 등 새로운 디저트 문화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베트남 사람들중에는 해외에서 생활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많고, 유행에 민감해 세계적인 트렌드를 쉽게 따르는 성향이 있어 이 분야에 대한 전망이 밝다고 생각합니다.

말보다는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신문경씨, 마지막 인사말을 들어보기로 하자.
아직은 디저트 문화가 생소할 수 있고 디저트의 단맛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도 계시지만 디저트는 여러나라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다른 나라의 문화를 조금씩 표현하여 같이 공유하고 나누기를 원합니다. 끝으로 지면을 내 주신 씬짜오베트남 편집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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