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시(Ho Chi Minh City)·하노이, 기업폐업 급증·대기오염·낙후 인프라… 전문가 “도시 쇠퇴 심화 우려”
일본과 베트남에서 약 50년 가까이 도시 설계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베트남 주요 도시들이 도시 쇠퇴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경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 Vnexpress지 보도에 따르면 일본 출신 도시 건축가 다카하시 히사시(Takahashi Hisashi)는 호찌민시와 하노이(Hanoi)에서 도시 쇠퇴의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 쇠퇴는 경제 침체, 인구 고령화나 감소, 인프라 노후화, 환경오염, 사회 문제 등으로 인한 도시의 점진적 쇠락을 의미한다.
다카하시는 베트남 양대 도시가 이미 세계적인 도시 쇠퇴와 관련된 특성의 60~70%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는 과부하 및 노후화된 인프라, 환경오염, 지역 경제 침체, 사회 문제 증가, 인구 이동 등이 포함된다.
그는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 없이는 호찌민시와 하노이가 향후 10~20년 내에 디트로이트(Detroit), 리버풀(Liverpool), 멕시코시티(Mexico City), 자카르타(Jakarta)와 같은 도시들처럼 전면적인 도시 쇠퇴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월 28일 호찌민시 당국은 기업 폐업과 파산이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신규 기업 등록은 전년 대비 37% 이상 감소했고, 투자는 거의 48% 감소했다. 기업 폐업은 12%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수년간 지속돼 중소기업들은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대기업들은 롱안(Long An), 빈즈엉(Binh Duong), 동나이(Dong Nai), 바리아붕따우(Ba Ria-Vung Tau) 등 인근 지방으로 이전하고 있다.
교통 체증이 심한 도로, 악화되는 도로 상태, 비효율적인 배수 시스템, 공공 공간과 녹지 부족은 호찌민시와 하노이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큰 장애물이다. 이는 호찌민시와 하노이가 열악한 도시 계획과 배수 시스템으로 심각한 홍수와 교통 체증을 겪는 자카르타와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대기오염도 심각한 문제다. 하노이는 초미세먼지(PM2.5)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중 하나로 자주 꼽히며, 호찌민시 역시 위험한 대기질로 고통받고 있다.
두 도시의 녹지는 호찌민시의 경우 1인당 0.55제곱미터, 하노이는 2.06제곱미터로 베트남 국가 기준(12제곱미터)과 유엔 권장 기준(10제곱미터)에 크게 못 미친다. 현대 도시들은 보통 1인당 20~25제곱미터의 녹지를 제공한다.
메콩델타(Mekong Delta) 경영협회 부회장이자 호찌민시 기업협회 부회장인 딘홍키(Dinh Hong Ky)는 “인구 급증으로 매년 수십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 호찌민시와 하노이로 이주하면서 교통, 의료, 교육 시스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낮은 출산율과 저임금 노동시장의 확대는 인구 구성의 안정성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 쇠퇴를 방지하기 위해 호찌민시와 하노이는 교통, 배수, 녹지 공간 개선, 민간 차량 제한과 대중교통 확대를 통한 오염 감소, 부동산 시장 안정화,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주택 증가에 중점을 둔 분명하고 장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당국은 “인프라에 부담을 주는 무분별한 성장을 방지하기 위해 더 강력한 도시계획 규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Vnexpress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