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동 입금됐습니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새 풍속도
점주도, 손님도 스마트폰 확인할 필요 없다. 하노이 하동(Ha Dong) 시장 식당에서 스피커에서 “6만 동 입금됐습니다”라는 소리가 나오자 손님은 휴대폰을 넣고 자리를 떴다. 음식점 주인 호아(Hoa) 씨는 번거롭게 휴대폰을 들여다볼 필요 없이 음식 포장만 마저 했다.
“스마트폰을 매번 열어보지 않아도 돈이 들어왔다는 소리만 들으면 됩니다. 너무 편해요.”
20년간 장사를 해온 60대 호아 씨는 3개월 전 ‘송금 알림 스피커’를 설치했다. 최근 현금보다 송금으로 결제하는 손님이 늘었지만, 그때마다 확인할 시간이 없어 ‘믿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단다. 몇몇 손님은 실제로 덜 보내거나 아예 잊기도 했는데, 하루 장사를 마치고서야 알게 됐다.

이 ‘송금 알림 스피커’는 베트남에서 새로운 디지털 혁신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형 스피커에 와이파이나 4G를 연결해 계좌에 돈이 들어오면 바로 알려주는 단순한 기기다. 몇십만 동(수만 원)이면 살 수 있어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고 Vnexpress지가 보도했다.
호찌민시(Ho Chi Minh City) 투득(Thu Duc)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후인민(Huynh Minh) 씨는 “가짜 송금 영수증 사기를 당한 뒤 이 기계를 설치했다”며 “매장이 커서 결제대가 두 곳인데, 이것 덕분에 시간도 절약하고 사기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판매 관리 앱 개발자 판바만(Phan Ba Manh) 씨는 “베트남에는 수백만 소규모 사업체가 있다”며 “나이 든 상인이나 기술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가짜 송금에 속는 일이 많았는데, 이 기계가 그런 걱정을 해결해준다”고 설명했다.
이런 알림 스피커는 1년 전 베트남에 등장해 올해 초부터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한 알림 기능뿐 아니라 일부 제품은 금액을 표시하는 LED 화면이나, QR코드를 붙일 수 있는 공간까지 갖췄다.
베트남 중앙은행 통계를 보면 베트남의 현금 없는 결제 가치는 GDP의 23배에 달한다. 비자(Visa)의 조사에선 베트남인이 한 달에 연속 11일간 현금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응답자의 62%가 QR로 결제했으며, 한 달 평균 16.2회 QR 결제는 카드 사용(12~13회)보다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작은 혁신이 디지털 전환의 본질”이라며 “꼭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게 아니라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한계도 있다. 스피커 품질이 떨어지고, 연결이 불안정하며, 알림이 지연되기도 한다. 동시에 여러 송금이 들어오면 스피커 알림이 길어져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상인들은 “그런 불편함보다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Vnexpress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