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December 26,Thursday

베트남 월급쟁이의 일상의 황홀

전설의 BAD BOY ‘주영’

    미국 서부에 위치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거벽을 등반하는 산악인들의 메카다. 19세기 후반 유럽 알프스 봉우리들이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며 등정된 이후 1950년대부터 산악인들은 히말라야 8,000m 이상 거봉巨峯에 눈길을 돌렸다. 1970년대까지 히말라야 봉우리들의 대부분이 등정되던 그 시기, 새로운 등반 스타일이 등장한다. …

Read More »

오토바이, 그 자유의 바람

날아오는 맞바람에 긴 머리를 휘날리며 말의 갈기처럼 거침없이 오토바이 핸들을 잡고 달리는 여인. 나에게 오토바이 타는 여인의 심상은 이렇게 다가온다. 마치 옛날 ‘한 손에 손도끼를 불끈 쥔 채 양다리를 벌려 말을 타고 밤새 배회하는 여자’의 현대적 질감 같은 것.베트남은 가히 …

Read More »

산의 영혼

산의 영혼이라는 책을 읽었다. 등산은 지극히 개인적인 ‘발견’의 문제고 언어로 풀어 설명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기꺼이 최선을 다해 설명하겠다고 머리말에 새겨 놓은 저자의 다짐. 왜 산을 오르느냐는 질문에는 살짝 비켜서면서도 등산이라는 오름 짓은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인간의 능력을 창조주와 같은 위치에까지 …

Read More »

두 선생님 이야기

  두 사람의 프랑스인에 관해 말해 보려 한다. 먼저 소피. 너희 나라 놀이문화를 다 알게 됐다. 재미있었다. 나도 해보고 싶더라.(하늘 위로 담배 연기를 후 뱉으며) 너도 어릴 때 그런 놀이하며 놀았니?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에 유행이라지만 체감하진 못했는데 아내와 동네 …

Read More »

다 사는 것, 마지막까지 길에 있으라

출근하려 신발을 신었는데 물컹한 무엇이 밟혀 딸래미가 물 묻은 휴지를 넣어 장난치나 싶었던 것이다. 손을 넣어 빼도 빠지지 않았는데 기울여 털어봐도 휴지 뭉텅이는 나오지 않았다. 신발을 곧추세워 바닥에 털어냈더니 커다란 두꺼비가 튀어나왔다. 나는 놀라 뒤로 자빠지고 마당에서 혼자 파다닥거렸다. 밤새 …

Read More »

독서여유산 讀書如遊山

스무 살, 처음으로 산과 한 몸이 되어 다닐때, 학교에 간 날보다 산에 간 날이 더 많았다. 산을 사랑했던 것은 아니고,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들과 부대끼는 사소함이 좋았다. 산에 들어가는 일이 반드시 그 산 정수리 밟고자 함은 아니라고 생각한 지 오래다. …

Read More »

어느 등산가의 회상

시간이 상처 입힐 수 없는 그 무엇이 그대에게는 필요하다. 서슴지 말고 걸어가라. 그대는 이 세계의 인간이 아니다. – 에밀 자벨 – 19세기 ‘정상 정복’ 이라는 다소 천박한 욕망을 토대로 진행된 비약적인 등산 발전은 1세기 내에 대부분의 알프스 지역 봉우리들에 인간의 …

Read More »

그 모든 헛발질이 나의 길이었으니

산이 주는 선물 재택 근무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좀이 쑤시는 듯 집 밖을 향한 마음이 간절합니다. 코로나가 갉아먹은 근육은 당최 회복되질 않습니다. 관계의 인간이 감정을 나누지 못해 마음은 터지고 갈라집니다. 맨소래담도 듣질 않고 후시딘도 가라앉힐 수 없는 게 …

Read More »

이 사람을 보라

김홍빈(1964~, 산악인), 그는 열 손가락이 모두 없다. 그가 컵에 물을 따라 마실 때엔 두 손바닥을 가지런히 모아 합장해야 마실 수 있다. 신발 끈을 동여 맬 때엔 항상 누군가 매어 주어야 하고, 대소변을 볼 때엔 누군가 그의 바지 자크를 내려줘야 한다. …

Read More »

나의 사람들아, 나는 잘 살고 있노라

    근래 베트남 코로나 소식이 한국에 제법 자세하게 알려졌던 모양입니다. 소식을 접한 지인들의 연락으로 지난 주는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반가운 목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전화기를 붙잡고 밀렸던 말들을 즐겁게 쏟아냈습니다. 거긴 괜찮냐는 안부와 지내기에 어떠냐는 말에 넉살을 보태 …

Read More »

고전에서 길어 올린 ‘깊은 인생’: 스승을 찾아서

제자는 스승을 뛰어넘어야 할 숙명을 타고난 자들이다. 뛰어넘기 위해 뛰어넘기 힘든 사람을 곁에 두고 지켜보며 배우는 것이 제자 된 자의 몫이다. 스승이 자신의 삶에 등장하는 건 순전히 우연에 기대어 있다. 그 우연을 설명할 도리는 없다. 그러나 준비된 자, 간절한 자가 …

Read More »

“30대, 십년을 위한 나침반”

1. 에둘러 첨단에 이른다 세상의 슬픔은 조급함에서 온다. 절망의 순간은 환희를 잉태하고 있으니 기다림은 기쁨을 출산하는 산통의 과정이다. 삼 십대 십년은 이 지루한 기다림과의 싸움이다. 기다리고 둘러가고 쉬어 갈 수 있다는 것은 삶을 남김없이 다 살 수 있는 능력이다. 빨리 …

Read More »

황홀한 일상

가상화폐, 주식, 아파트, 매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욕망의 광기가 오랜 팬데믹으로 턱밑까지 올라온 인류의 불안 같다. 남의 얘기를 열심히 퍼 나르고 단편적인 사실만을 옮기는 데 급급한 이들이 근래는 사뭇 경박해 보인다. 더는 이전과 같은 정상적인 일상을 맞이할 수 없다는 초조함인지 억눌린 …

Read More »

오늘, 그 사나이에게

간 밤, 갑작스런 고열로 잠을 설쳤습니다. 벌써 우기가 시작된 모양인지 아이들과 함께 세찬 비를 맞고 놀았더니 몸살이 왔던 모양입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마냥 좋다고 비 맞고 놀 나이는 아니지만, 쏟아지는 비가 그리 좋을 수 없었습니다. 신나게 놀았으니 그걸로 됐습니다. 나아지겠지요. …

Read More »

꿈이 없어도 아, 삶은 기묘하게 전진한다

어느 날 고양이 한 마리가 집에 들어왔다. 분홍색 조봇한 혀, 빨간 살이 드러난 콧등, 유난히 털이 길고 숯이 많아서 안아 보기 전엔 얼마나 작고 따뜻한 지 알 수 없는 몸뚱아리, 조그만 몸에 심장은 어찌나 세차게 팔딱거리는지, 휴양림 들어가는 길처럼 굽이굽이 …

Read More »

가난을 벗어나는 법

어제까지, 남방 팔꿈치 부분이 해진 줄 모르고 다녔다. 곧 큰 구멍이 날 기세였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팔을 흔들며 다녔다. 직장 동료들에겐 팔을 올려가며 인사했고 커피를 들고 마실 때마다 팔꿈치가 구부러지며 아슬아슬하게 피부가 보였다 말았다 했을 테다. 아무려면 어떤가, 아무 일 …

Read More »

과거에 사로잡힌 그대에게

지난 성공은 독(毒)이다. 과거에 이루어 낸 일들에 대한 집착은 다가올 성공을 가로 막는다. 지금 오르는 봉우리를 위해서는 이전에 올랐던 봉우리는 잊어야 한다. 오직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사람만이 과거의 빛나던 순간을 회상한다. 과거는 대부분 그 당시에 빛나지 않았더라도 회상하는 …

Read More »

‘나는 왜 더 잘하지 못할까’ 자책하는 그대에게

[고전에서 길어 올린 ‘깊은 인생’] – 물론 일상은 고달프다. 가끔 힘에 부쳐 숨 쉴 때마다 절망을 빨아들이는 것 같다. 저 아래로 처박히는 느낌은 수시로 들락거린다. 모두가 나보다 잘난 것 같고 잘난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살수록 나는 점점 낮아지는 것 같다. …

Read More »
Copy Protected by Chetan's WP-Copyprot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