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영어를 습득하고 사용하는 데 소위 “콩글리시”라고 부르는 “한국식 영어”를 극복하고 영어를 영어답게 배우고 사용하는 원칙을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공부하면서 국제회의통역사(동시통역사)가 되기까지, 그리고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과 수 년간의 강의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한국인이 영어를 마스터하는데 효과적인 원칙과 영어 사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70-80 이전 세대들에게는 “로큰롤의 제왕”으로 잘 알려져 있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불후의 명곡 “Love me tender”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를 보면 “Love me tender.
(나를 부드럽게 사랑해 주세요) Love me sweet. (나를 달콤하게 사랑해 주세요) Love me true.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세요)” 등이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흘러 나옵니다. 그런데 이 가사를 잠시 생각해 보면 문법적으로 틀린 점이 보입니다.
Love me (나를 사랑해주세요)라는 동사를 “부드럽게” “달콤하게” “진심으로” 등으로 꾸며주려면 “tenderly” “sweetly” “truly” 등의 소위 “부사”로 꾸며야 합니다. 사전을 찾아보아도 분명히 tender, sweet, true는 명사를 꾸며주는 “형용사”이고, 부사로 쓰려면 각각 “~ly”를 붙여야 맞습니다. 그렇다면 엘비스 프레슬리는 시골 출신이고 문법 공부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문법을 잘 모르는 탓이었을까요? 만약 엘비스 프레슬리가 토익 시험을 쳤다면 기본적인 문법도 갖추지 못했으니 500~600점 정도의 중반 점수 밖에는 받지 못했을까요?
엘비스의 토익점수를 논하기 보다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토플 시험에서 90~100점 정도가 쉽사리 나오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Look at you!”라는 문장은 문법적으로 옳은 문장인가, 잘못된 문장인가? 적지 않은 학생들이 옳은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문학작품이나 소설은 물론이고, 영화나 미드를 보면 수없이 많이 접할 수 있는 문장이니까요.
이런 질문도 해봅니다. 건강에 해로운 담배값에 붙어 있는 경고문 중에는 “Smoking kills.”라고 달랑 두 단어만 쓰여진 경고문이 있는데, 이 두 단어는 문법적으로 완전한 문장인가, 문법적으로 불충분한 문장인가?
이번에는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문법적으로 완전하지 못하다고 답합니다. “kill”이라는 동사는 “~를 죽이다”라는 소위 “타동사”이므로 뒤에 “누구를”에 해당하는 “목적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때문입니다.
문법적인 정답을 말하자면, “Look at you!”는 “Look at yourself!”로 바꾸어야 하는 문법적으로 잘못된 문장이고, “Smoking kills.”는 “흡연은 사망의 원인이 된다”는 뜻을 가진 문법적으로 완전한 문장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원어민들은 “Look at you!”라는 말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사용하며, “Smoking kills.” 뒤에 아무런 목적어가 없어도 전혀 저항감이 없습니다. 전 회에 “영어의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서 소개했듯이, 기본적인 문법은 지키지 못한 “망가진 영어”는 비즈니스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법인데, 도대체 문법은 어디까지 공부해야 맞는 것일까요?
세상에는 수많은 문법 이론이 있고, 문법 이론가가 있습니다. 이들 수많은 문법과 이론가들이 모두 동의하는 법칙도 있는 반면, 같은 언어 현상을 두고도 각기 다른 이론을 주장하는 이론가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 영어에는 모든 문법과 모든 이론가들이 동의하는, (아니 부정할 수 없는) 한 가지 대 원칙이 있는데 그것은 이른바 “문법파괴”라는 현상입니다.
언어는 유기체처럼 진화하고, 시대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그 현상을 설명하는 문법도 변해야 하지만, 변하지 않는 현대 영어의 한 가지 법칙은 “문법은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tender / sweet / true 라는 형용사를 “부드럽게 / 달콤하게 / 진심으로” 등의 부사로 사용하거나, “Look at yourself.”라고 소위 “재귀대명사(~self 가 붙는 대명사)”를 무시하고 쓴다거나, “kill”이라는 타동사(목적어가 필요한 동사)를 “~를 죽이다”가 아닌 “사망의 원인이다”라는 뜻의 자동사(목적어 없이 쓰는 동사)로 쓴다거나 하는 예가 그 증거입니다. 이런 “문법파괴현상”은 노래나 영화, 소설, 일상회화 등 심각하지 않은 경우에만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쓰고, 글로벌 비즈니스/오피니언 리더들이 구독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 같은 명성있는 잡지에도, 논문에도 “the moneyed masses (구매력이 있는 대중)”이나 “the furious pace becomes the new normal (맹렬한 속도가 새로운 표준이 된다)”는 등 “money (돈)”이라는 명사를 동사처럼, “normal (정상적인)”이라는 형용사를 명사처럼 쓰는 경우가 최근들어 “뜨고 있는” 표현 중 한 두가지 예입니다.
그렇다면 문법은 과연 어디까지 공부하고, 어디부터는 공부할 필요가 없이 그저 구문/표현 위주의 학습을 해야 올바른 방법일까요? 문법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만 할 수 있다면 더이상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감히 알려드립니다.
그 세 가지는
“문장의 구성요소를 판단하기”
“수의 일치 확인하기”
“시제의 일치 및 사용법 확인하기” 등 입니다.
이 세 가지만 할 수 있다면 미국의 대학 수학능력시험(SAT)을 포함한 어떠한 영어 시험의 문법영역도 문제없이 풀어 낼 수 있으며, 글로벌 비즈니스 상황에서 “깨진 유리창”을 만들지 않게 된다고 경험을 통해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의 문법은 학생들이나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에게는 필요하지도 않고, 문법을 전공하는 학자들에게 맡길 일입니다.
그런데, 문법을 이 세 가지만 하면 끝난다는 말이 “good news”라고 한다면, (인생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bad news”도 있습니다. Good news는 세 가지만 할 줄 알면 되지만, bad news는 이 세 가지를 “모든 문장에서” “항상”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마치 골프의 스윙을 끊임없이 반복해서 올바른 스윙을 “몸이 기억하도록” 연습하는 것과 비유할 수 있는 원칙입니다.
이 세 가지 원칙은 “문법의 삼각대 (Grammar Tripod)”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세 가지 중 한 가지라도 잊게 되면 (삼각대의 다리 하나가 없을 때 처럼) 삼각대가 넘어지기 (깨진 유리창이 생기는) 때문입니다.
다음 호에는 ‘문법의 삼각대’의 내용이 이어집니다.
작성자 : 이성연 원장 – 팀스 2.0 영어학원 대표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졸업
헬싱키경제경영대학교 경영학석사
(전) 한성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겸임교수 및 시간강사
(전) 산업정책연구원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육부문 이사
(전) 한국경제신문사 글로벌커뮤니케이터 과정 주임교수
(전) 한국리더십센터 성공을 도와주는 영어 과정 주임강사
(전) 삼성 SDI 전속 통번역사
(전) SK TELECOM 전속 통번역사
종로/대치동/삼성동/역삼동 영어학원 강사경력 총 10여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