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미친 여자, 사랑에 대가를 치른 남자
시작은 사냥이다. 목재 사업가 조지는 지금 퓨마를 찾고 있는 중이다. 한껏 숨을 죽이고 겨냥했지만 고작 살쾡이다. 조지는 이내 총구를 내리고 진짜 퓨마를 찾겠다고 말한다. 그때 그의 사냥을 도와주는 전문사냥꾼이 조언한다. 정말 퓨마를 만난다면 먼저 조지, 당신의 목숨부터 간수해야 할지 모른다고.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꼭 한번 만나고, 갖고 싶은 무엇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경제적 성공일 수도 있고 정치적 출세일 수도 있으며 아니면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을 만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살아생전 그토록 아름다운 퓨마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일까? 혹시 그 퓨마와 만나는 순간, 우리의 인생이 그에게 덜미 잡히는 것은 아닐까?
조지에게는 여러 퓨마가 있다. 삶은 단순하지만 욕망은 복잡해서 우리는 하나만 바라지 않는다. 조그만 차 한 대만 있으면 좋겠다 싶지만 어느새 더 큰 집을 갖고 싶고, 집을 갖고 나면 이번엔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싶어진다. 행복을 누려야 할 순간에도 욕망은 잦아들지 않는다. 조지는 이미 꽤 성공한 목재 사업가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는다. 더 사업을 확장하려 하고 그 사업을 이방의 땅, 브라질의 마호가니 숲까지 넓히고자 한다.
돈만 욕심내는 게 아니다. 그는 세레나라는 야성적인 여자를 만나 첫눈에 반하고 결혼한다. 세레나는 과거, 화재 사고로 온 가족을 잃은 상처를 가진 여성이다. 그녀 아버지 역시 콜롬비아의 목재상이었던 바, 세레나는 조지의 훌륭한 사업 파트너이자 아내가 돼 준다. 그녀를 너무 사랑할 때, 조지는 “세레나 당신만 있으면, 난 아무것도 필요 없어”라고 말해 준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안타깝게도 세레나는 유산을 한 후 아이를 갖지 못한다. 두 사람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고백을 따르자면, 아이를 낳지 못한다 해도 조지는 행복해야만 한다. 세레나가 그만을 사랑하니 말이다. 하지만 조지의 눈빛은 자신을 꼭 닮은 아이에게로 향한다. 세레나를 만나기 전 단순히 남자의 욕망을 풀기 위해 만났던 여자가 임신을 했고, 그녀가 아이를 낳았기 때문이다. 조지는 아이에게 끌리는 관심과 욕망을 참지 못한다.
결국 조지는 세레나 하나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세레나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히스테리 증세를 보인다. 아이를 잃고, 어쩌면 다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세레나는 아이의 존재를 공포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그녀는 그 불안의 원인을 제거하려 한다. 이쯤 되면 조지의 욕망은 치정극으로 변질되고 만다. 땅과 재산을 늘리려는 욕망은 결국 그의 훌륭한 사업 파트너에 대한 불신으로 바뀐다. 실수인 척, 그는 자신의 욕망을 저지하는 파트너 뷰캐년을 살해한다. 그는 사고였다고 말하지만 그도, 우리도 알고 있다. 그것이 사고를 가장한 고의였음을.
조지는 마침내 그토록 찾아 헤매던 퓨마와 마주친다. 그런데 너무 가깝게 마주친다. 퓨마를 발견했을 때, 총구를 들이댈 수 없을 만큼 가까이에 퓨마가 있다. 결국 퓨마가 그를 덮치고 만다.
우리는 욕망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어쩌면 욕망이 우리를 덮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커다란 나무를 베어내는 작업은 돈이 되긴 하지만 무척 위험하다. 욕망 역시 그러할 것이다. 욕망은 정말 소중한 것들을 대가로 요구하곤 한다. 어쩌면 많이 바라지 않고 살아가는 게 더 행복한 삶일지도 모른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제니퍼 로렌스와 브래들리 쿠퍼의 연기도 안정적인 작품이다.
감독 : 수잔 비에르
출연 : 브래들리 쿠퍼, 제니퍼 로렌스, 리스 이판, 션 해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