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 이사 이종민
지난 호 한국학교에 관한 김재천 영사의 기고문이 나간 후 교민사회에서 한국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고무되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학교 이사진들과 운영위원들의 시각에서 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달라는 여러 독자들의 요청에 부응하여 황건일 한국학교 이사장이 추천한 이종민 이사 (현한국수출지원센터장)를 만나 보았다.
인터뷰 내내 자신들의 자리가 무보수 자원봉사자들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매사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책임감을 가지고 맡은 바 일을 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이종민 이사, 이제부터 그를 통해 학교설립 취지 및 현상황과 앞으로의 허가 및 구조문제, 이사 및 운영진들의 명확한 의무와 책임, 그리고 한국학교의 미래청사진 등에 대해 들어보기로 한다.
한국학교가 호찌민시총영사관 명의로 설립된 이유는?
초기엔 학교설립에 따른 자본금(설립재단 자금)이 전무했기 때문에 베트남내 국제학교 설립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고충을 겪었는데 결국 총영사관측 결단으로 법인형태가 아닌, 영사관 명의의 학교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공관측의 적극적인 자세가 아니었다면 학교설립은 요원한 일이었다. 이와 반면, 지난2006년에 설립된 하노이한국국제학교는 교육부가 파견한 교장이 베트남정부에 등록하고 대사관이 배서한 후, 10만불의 자본금을 납입하여 설립되었기 때문에 양자는 학교시스템에 있어 법적으로 다른 형식을 취한다.
**1998년에 설립된 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는 호치민시 한인들의 염원으로 성금을 모으고 한국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학교로, 호찌민시인민위원회로부터 주호찌민총영사관(의사결정기구)이 운영하는 학교로 인가를 받은 후, 다시 한국교육부로부터 한국 교육과정을 따르는 한국학교로 인가를 받음으로써 교육부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차후 학교 법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2018년이면 총영사관에서 취득한 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의 허가서가 만료되는데 이후 학교를 어떤식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과 같이 총영사관 부속의 운영체제에서는 교사들의 비자발급 등에 어려움이 많지만, 학교를 정식으로 법인화하여 운영하는 경우 베트남 정부의 간섭이 지금보다 많아져 학교운영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한 법인화 경우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교사들의 소득세 문제인데, 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가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와 법인화될 경우 이 문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도 첨예의 관심사다. 즉, 하노이한국국제학교의 경우 베트남정부에서 교사들의 소득세를 초기2년만 면제해 주기로 함에 따라 (근무 년한이2년이 넘어 연장 근무를 하는 교사의 경우에는 소득세를 베트남 정부에 납입하고 있다) 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 역시 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클뿐 아니라 그러한 운영 구조에서 벗어 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한국학교의 허가구조를 어떠한 것이 더 안전하고 유리한 것인지를 장기적인 차원에서 보다 냉철한 시각으로 빠른 시일내 재점검하여 학교 운영 구조에 대하여 결정을 하여야 할 것 이다.
“우리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시설 및 교육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부모님과 선생님들과 한인사회의 우리 어른들이 이제라도 머리를 맞대고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 이사회 구성원의 역할은
본교 이사진은 학교 설립동기나 취지에 따라 초기부터 현재까지 총영사관의 위촉을 받아 취임했다. 이사회의 역할은 한국학교의 예결산 승인 등 학교의 주요업무를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다루는 일이다. 특히 정관에 명시되어 있듯, 학교의 모든 이사회, 운영위원회 구성원들은 정관상에서도 학교와 이해 관계가 되는 사업, 입찰, 납품 등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서는 안된다. 이뿐 아니라 한인사회와의 교량적 역할을 통해 학교가 필요로 하는 것을 한인사회에 알리고, 이와 동시에 한인사회에서 요구하는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에 전달해 주는 일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이사들은 어떻게 구성되었으며, 가장 필요한 마음자세는?
이사회 구성은 각 단체별로 일정하게 몇 명씩 추천하여 호찌민시총영사관의 승인을 받아 임명되었는데, 이같이 하다 보니 본인의 생각과는 달리 의무적으로 추천되는 경우도 있고, 본인이 봉사자로서 원하여 임명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이사회 임원이 된 이상 여타 한인단체들과 같은 맥락에서 명예직의 무보수 봉사자라는 인식하에 매사 적극적이면서도 공정한 마음자세로 학교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
한국학교의 미래 청사진이라면
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는 글로벌 인재양성이라는 목표아래 다음세대 학생들에게 현재보다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물려 주어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이 있다. 일차적으로 아이들 각각의 개성과 창의력을 살려줄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방식이 전개되어야 하고, 교실시설 확장 및 증설, 특별활동실, 체육관, 수영장 확보 등을 통해 여타 국제학교에 뒤지지 않는 최상의 학교시설을 갖추어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에서 휴직을 하면서까지 교육의 사명감을 갖고 베트남에 오신 교사들에게도 보다 나은 환경과 근무조건을 제공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때 그때 시설 보수를 하고 확장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예산의 낭비일 뿐 아니라 실행면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학교예산을 일부 사용하더라도 학교의 능력 범위내에서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시설과 프로그램 등 학교의 현 실태파악을 위한 경영 진단 및 프로그램 활동을 위한 장기적, 체계적 마스터플랜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그에 따른 재원 마련 계획도 세워 장기적 관점에서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학교 운영이 될 수 있도록 계획 되어져야 한다.
한인사회와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도모할 만한 일들이 있다면
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전개, 문화활동, 체육활동 등 호찌민 한인사회와 연결을 통한 중심적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호찌민시한인사회 단체들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한인 체육대회 또는 문화 및 교육활동 등 호찌민시 및 시 인근 도시에 사는 한인들이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는 각종 다양한 프로그램이 전개될 수 있다면 한인사회가 하나가 되는데도 큰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존정관이나 학교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던데
물론이다. 한국학교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설립초기 당시 만들어진 정관이나 학교규정 등이 보다 명확하고 투명하게 운영 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개정위원회가 구성되어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됨으로써 하루빨리 보다 투명한 관리체계와 효율적 예산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개교 이래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가 오늘날 이렇게 재외 한국학교 중 제일 규모가 큰 학교로 발전되었다. 새로 부임한 김원균 교장의 말씀처럼 이제껏 호찌민시 한국 국제 학교가 양적 성장을 추구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질적 성장에 촛점을 맞추어 내실을 기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우리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시설 및 교육 프로그램)이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부모님과 선생님들, 그리고 한인사회의 우리 어른들이 이제라도 머리를 맞대고 미래에도 여기 한국 국제 학교에서 수학을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떠한 학교를 만들어 물려 주어야 하는지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