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장 취업 비자 받으려 자정부터 줄 서는 베트남인들

-월수입 200만원에 ‘한국 계절근로’ 인기… 비자센터 앞 밤샘 행렬 이어져

“돈도 더 벌고 친척과 지낼 수 있어 좋아요.” 한국 계절근로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밤을 새운 응우옌티트엉(Nguyen Thi Thuong·50) 씨는 지난해 한국에서 5개월간 일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26일 호찌민시 3군 디엔비엔푸(Dien Bien Phu) 거리의 한국 비자 신청센터 앞. 자정부터 수십 명의 베트남인들이 한국 일자리를 얻기 위해 줄지어 대기 중이라고 Vnexpress지가 26일 보도했다. 

센터 개장 시간(오전 8시 30분)까지 8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지만, 성수기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번호표조차 받지 못한다.

첫 번째로 줄을 선 응우옌꾹선(Nguyen Quoc Son·37)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빈즈엉(Binh Duong)에서 전날 밤 11시 30분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해 공장 일을 그만두고 한국에서 8개월 일했는데 월급이 4천만 동(약 200만원)이었다”며 “이번엔 아내와 함께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매일 밤 180명의 번호표가 발급되지만, 성수기엔 이마저도 부족하다. 박리우(Bac Lieu)에서 온 트엉 씨는 전날 아침부터 오후까지 기다렸지만 순서를 받지 못해 다시 새벽부터 줄을 섰다. 그의 조카가 한국에서 결혼했고, 채소 농장 일자리를 소개해줬다고 한다.

한국 계절근로는 2018년 시작돼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내무부 해외노동관리국 팜비엣흐엉(Pham Viet Huong) 부국장은 “2022년 433명에서 작년엔 2,157명으로 증가했다”며 “한국은 인력이 필요하고, 베트남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17개 지방정부가 한국 지자체와 협약을 맺어 3~11개월간 계절근로자를 파견하고 있다. 주로 농업 분야에서 일하며, 외국어 능력이 필요 없고 30~55세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지원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동탑(Dong Thap)성은 경기도 연천군, 강원도 철원군과 협약을 맺었다. 응우옌티민투옛(Nguyen Thi Minh Tuyet) 내무부 부국장은 “올해 554명을 파견할 계획으로 작년의 두 배”라며 “실업자 증가로 한국행 수요가 더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계절근로자는 농작물 재배나 수확 작업을 한다. 고용주가 숙소를 제공하고 식비만 본인 부담이어서 월 3천만 동(약 150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 부부가 함께 가면 8개월 후 약 2,5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한국이 인구 감소로 외국인 노동력 수요가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한국학 연구소 응우옌남끄엉(Nguyen Nam Cuong) 박사과정생은 “2021년 한국 행정안전부가 89개 지역의 인구 소멸 위험을 발표했다”며 “이 때문에 외국인 배우자 가족을 초청해 일하게 하는 정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파견 방식 외에도 한국인 배우자나 장기체류 노동자의 친척 초청도 늘고 있다. 신부가 초청하는 범위는 3대까지 가능해 조부모, 부모, 이모, 조카까지 포함된다.

내무부 해외노동관리국 응우옌느투안(Nguyen Nhu Tuan) 한국·서아시아·아프리카부 부장은 “계절근로는 항공료, 비자 비용, 보험료만 내면 된다”며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 사기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국은 고용협력 강화를 위해 계절근로자 파견의 안정성과 적법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최근 불법체류 문제가 불거지면서 심사 강화가 예상되지만, 인력 수요와 임금 차이로 한국행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Vnexpress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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