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호치민가전복합(SEHC)이 베트남 당국으로부터 받았어야 할 부가세 환급금을 여전히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26일 보도했다.
SEHC는 호찌민 투득시(Thu Duc)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에 위치한 가전제품 제조전문 기업으로, 전체제품의 90%이상이 해외에 수출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49억달러를 기록했다.
권춘기 SEHC 법인장은 지난 25일 호찌민시가 주최한 한국기업과의 간담회에서 “부가세 환급이 이뤄지지 않아 사업상 어려움이 초래되고 있다”며 조속한 환급을 당국에 재차 요청했다.
지난 3년간 SEHC가 받지못한 부가세 환급금은 5821억동(2270만여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EHC가 호찌민시 지도부에 부가세 환급 문제점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2번째로, 지난 2023년 8월 윤철운 당시 SEHC 법인장이 호찌민시 지도부에 약 1조동(3900만여달러) 규모 부가세를 환급받지 못했다며 신속한 환급을 요청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베트남중남부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 이하 코참) 또한 삼성의 부가세 환급 지연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김년호 코참 회장은 “빠른 부가세 환급 처리 정책은 기업이 자본을 유연하게 회전시키고 투자를 확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며 조속한 절차 개선에 나설 것을 당국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지앙 반 히엔(Giang Van Hien) 2구역 세무지국 부국장은 “부가세 환급 지연은 SEHC가 지난 2020년 일반기업에서 수출가공기업(EPE)로의 전환을 신청한 뒤, 당국 승인에 따라 이듬해 5월1일 기업형태를 EPE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문제로 코로나19로 인한 절차 지연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며 설명했다.
EPE는 수출가공구역 소재 기업 또는 생산제품의 대부분을 해외로 수출하는 기업으로 부가세법상 매입부가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히엔 부국장은 “앞서 재정부는 삼성의 부가세 환급 지연 문제를 검토하고, 조속히 해결할 것을 세무 및 해관당국 등 유관 기관들에 지시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무당국 지도부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달 중순 삼성 관계자들과 한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규정에 따라 관련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부가세 환급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해진 규정에 따라 삼성이 세무당국과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권 법인장은 “세무당국과 해당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여전히 부재한 상태”라며 “어떤 서류를 추가로 준비해야 하는 지에 대한 안내는 받았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 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삼성의 거듭된 부가세 환급 요청에 보 반 호안(Vo Van Hoan)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은 재정부에 해당 사안을 보고해 SEHC의 부가세 환급을 담당하는 관할 부서가 어디인지 명확히 확인할 것을 유관 기관들에 지시했다.
김년호 코참 회장도 “원자재 공급업체와의 내국수출입(On-spot export and import) 활동과 관련해 부가세 환급 지연이 많은 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러한 절차상 문제는 베트남 제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지원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신속한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고 당국에 건의했다.
규정에 따르면 베트남내 지원기업은 원자재 수입시 8~10%의 부가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들 기업은 가공후 0% 부가세율로 수출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부가세 환급 지연 문제로 인해 베트남내 지원기업이 외국 수입업체와의 가격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코참은 ▲투자허가 절차 간소화 ▲관계기관간 비효율적 업무협조 체제로 인한 절차 지연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통합행정관리 시스템 구축을 건의했다.
김 회장은 “기관간 서류와 절차가 상이한 탓에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고있는데 이는 베트남의 투자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통합행정관리시스템은 투자환경 개선은 물론 FDI(외국인직접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안 위원장은 “호찌민시는 투자유치와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해나갈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해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기업들의 요구사항에 귀 기울여 경영애로를 적시에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호찌민시 지도부가 우리기업과 가진 간담회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2023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인사이드비나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