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드문 거리, 군인 가이드”… 베트남인이 본 북한의 모습

“통제 속에서도 깨끗하고 평화로워”

“북한은 마치 자신만의 세계에 있는 듯했어요. 변화의 흔적이 거의 없었죠.”

2019년 11월 북한을 방문했던 베트남 하노이(Hanoi) 출신 레응옥빈(Le Ngoc Binh·42) 씨는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되기 직전 경험한 북한의 모습을 이같이 회상했다.

약 20개국을 여행한 빈 씨는 “신비롭다”고 묘사되는 곳을 탐험하는 데 관심이 생겨 약 2700만 동(약 135만원)을 들여 북한 관광 상품을 예약했다.

도착 후 그의 첫인상은 고요함이었다. 베이징(Beijing)과 러시아에서 하루 한두 편 항공기만 오가는 텅 빈 공항이었다. 보안 검사는 수동으로 진행됐고, 현지 안내원들은 형식적으로 관광객 그룹을 맞이했다.

그의 기억에 남는 장소 중 하나는 김일성 광장으로, 대동강 너머로 주체사상탑을 볼 수 있었다.

관광은 낮 동안만 진행됐으며, 오후 6시 이후에는 호텔을 떠나지 말고, 그룹에서 이탈하지 말고, 정부 건물이나 군사 지역의 사진을 찍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

“분위기에는 이상한 매력이 있었어요”라고 빈 씨는 말했다.

그는 평양에서 자전거 뒤에 농기구나 괭이, 삽 같은 농사 도구를 싣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농업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빈 씨는 자신의 왼쪽 끝에서 찍힌 사진에서 친구와 두 명의 북한 가이드와 함께 있는 모습을 공유하며, 자신을 군인이라고 소개한 두 가이드의 존재가 관광에 대한 통제 수준을 명확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 가이드는 앞에서 인도하고, 다른 가이드는 뒤에서 그룹이 일정을 따르는지 확인했다. 엄격한 규율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날 라면을 선물 받았을 때 가이드들은 밝게 웃었다고 한다.

빈 씨에게 가장 인상적인 구조물은 평양 지하철 시스템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지하철 중 하나로, 지하 약 110미터에 위치해 있다. 영광 역에는 선전 벽화가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평양의 또 다른 대중교통 수단으로는 선로 위를 달리는 트램이 있다. 베트남 관광객들이 이 도시에서 가장 놀란 것은 넓고 깨끗한 도로였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트램이나 자전거로 이동했다.

빈 씨는 현지인들의 생활에 대해 궁금해했지만, 직접 대화할 기회는 없었고 사진만 찍을 수 있었다. 그는 또한 거리에서 사람들의 의복이 스타일과 색상 모두 상당히 균일하다는 점을 관찰했다.

한 사진에서는 쿠폰을 꽃과 교환하는 사람이 보였다. 2019년에도 북한에서는 배급 시스템이 여전히 물품과 필수품을 분배하는 방식의 일부였다.

플라밍고 레드투어(Flamingo Redtours)의 응우옌 치 탕(Nguyen Chi Thang) 가이드에 따르면, 북한 방문은 베트남의 보조금 시대를 떠올리게 했다.

빈 씨는 북한 사람들이 지도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전했다. 김일성의 동상은 어디에나 있었고, 가이드들은 지도자들에 대한 어떤 불경함도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나라는 마치 자기만의 세계 같았어요. 변화의 조짐이 거의 없었죠.”라고 빈 씨는 말하며, 거리에서 광고나 글로벌 브랜드를 거의 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외부 세계와의 소통은 제한적이었다. 2019년 당시 가이드들은 외국인이 머물 수 있는 호텔은 대동강 반도에 단 하나뿐이라고 설명했다. 집에 전화하려면 호텔 직원에게 번호를 제공해 대신 전화를 걸어야 했다. 당시 베트남에 전화하는 데 분당 약 1달러가 들었다.

대부분의 관광 거래는 달러, 위안화 또는 유로와 같은 외화로 이루어졌다. 빈 씨는 5일간의 여행 중 북한 원화를 받는 슈퍼마켓을 단 한 곳만 보았다고 회상했다.

떠나면서도 빈 씨와 다른 베트남 관광객들이 여전히 바라던 것은 현지인들과 대화할 기회였다. 그들의 일상생활에 대해 더 이해하고 싶었다.

 

Vnexpress 202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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