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AI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장점 살려야”
“베트남은 중국의 딥시크(DeepSeek)와 같은 모델을 쫓기보다 혁신에 집중해야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AI 연구자 레 비엣 꿕(Le Viet Quoc·43)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연구원이 베트남의 AI 발전 방향에 대해 이같이 제언했다고 Vnexpress지가 22일 보도했다.
미국 스탠퍼드대(Stanford University) 컴퓨터 과학 박사인 꿕 연구원은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가 선정한 ’35세 미만 세계 최고 혁신가’ 출신이다. 그는 현재 구글 딥마인드(과거 구글 브레인)에서 AI 연구를 이끌며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꿕 연구원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2025 국제 AI 및 반도체 콘퍼런스'(AISC 2025)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해 AI 개발, 과제 및 베트남의 기회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꿕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의 등장에 관한 질문에 “AI 개발 경쟁에서 중국이 미국에 비해 2년 뒤처졌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딥시크 출시로 그 격차가 약 6개월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딥시크가 50억 달러 투자로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그 수치는 하나의 모델에만 적용되며, 총 투자는 10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며 “베트남 기업 중에도 AI 개발에 비슷한 금액을 투자하는 곳이 있다”고 전했다.
꿕 연구원은 “베트남은 오픈소스 AI에 집중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기관과 기업은 오픈소스 AI를 사용하는 것이 기존 자원을 활용해 더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의료, 학계, 교육 분야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AI를 개발할 때 딥시크, 라마(Llama), 젬마(Gemma) 같은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꿕 연구원은 “베트남이 오픈소스 AI를 단순히 채택하는 것을 넘어 기여해야 한다”며 “이는 세계적 인정을 얻고 최고 인재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GPT(PhoGPT)와 같은 AI 모델이나 혁신적인 데이터셋을 보유한 베트남 대학과 기업들은 이를 오픈소스로 제공해 글로벌 AI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 개발에서 뒤처진 베트남을 위한 조언을 묻는 질문에 그는 “후발주자로서의 장점이 있다”며 “마라톤에서 뒤처진 주자들이 맞바람을 피하는 것처럼, AI에서도 늦게 참여한 국가들은 선두주자들의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다”고 답했다.
꿕 연구원은 “제미니(Gemini)와 챗GPT(ChatGPT)는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방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고, 이는 모델 개선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트남은 무리하게 따라잡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며 “오늘 딥시크를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가 그 수준에 도달할 때쯤이면 그들은 이미 더 앞서 나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베트남이 오늘날의 챗봇을 구동하는 것과 같은 기초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강점이 있고 혁신의 여지가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며 “모든 AI 모델에는 약점이 있는데, 베트남이 이를 식별하고 개선할 수 있다면 경쟁자를 앞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AI 개발을 위한 젊은 인재 양성에 관해 꿕 연구원은 “베트남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교육 기반이 탄탄하지만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고등교육과 대학원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연구 기관은 최고 인재가 베트남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베트남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구글(Google)과 페이스북(Facebook) 같은 주요 기술 기업들이 연구개발(R&D) 사무소를 열도록 유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는 베트남 인재들에게 글로벌 전문 지식과 기회에 접근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인 여정이지만 추구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AI의 미래에 대한 예측을 묻는 질문에 꿕 연구원은 “AI 에이전트가 다음 주요 혁신이 될 것”이라며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챗봇이 AI 개발을 주도했다면, 앞으로 2-3년 동안 AI 에이전트가 중심 무대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 에이전트 개발의 가장 큰 과제는 데이터 가용성”이라며 “초기 챗봇은 문장의 다음 단어를 예측하기 위해 대규모 인터넷 데이터셋을 활용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실제 세계와의 상호작용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꿕 연구원은 “챗봇과 달리 AI 에이전트는 온라인에서 정보를 연구하고 개인과 소통함으로써 사용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이는 더 실용적인 응용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Vnexpress 202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