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창업 천국” 젊은 외국인들 몰려든다

인건비는 영국·호주의 1/3, 1억 인구 중 75%가 30세 미만… “현지 관행 적응은 필수”

“베트남은 생활비와 창업 비용이 특히 저렴해요. 게다가 인구의 75%가 30세 미만이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영국인 그레임(Graeme·37)은 원래 인도네시아 발리(Bali)에서 소매업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23년 우연히 베트남을 방문한 후 사업 계획을 완전히 바꿨다. 그는 21살에 부상으로 은퇴한 전직 축구선수였다.

그레임은 베트남에서 먼저 카페와 에어비앤비(Airbnb)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베트남에 스포츠 부상 재활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자신의 재활 경험을 떠올린 그는 스포츠 과학 학위를 가진 친구 조던(Jordan)과 손잡고 지난해 호찌민시(Ho Chi Minh City)에 재활센터 ‘리커버(Recover)’를 열었다.

“베트남은 사업자 등록비와 인건비가 영국이나 호주의 3분의 1 수준이에요. 덕분에 초기 투자 부담이 훨씬 적죠.”

하지만 문화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다. 베트남 직원들은 외국인과 일할 때 소극적이었고, 지각이 잦아 서비스 품질 유지에 애를 먹었다. 은행 업무도 복잡했다. 결국 그는 미얀마(Myanmar) 직원도 고용하고, 베트남인 아내의 도움을 받아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현지 인맥 없이는 베트남에서 사업하기 정말 어려워요. 언어 장벽과 비즈니스 문화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그레임처럼 베트남, 특히 호찌민시를 창업 무대로 선택하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고 Vnexpress지가 23일 보도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평가기관 스타트업블링크(StartupBlink)에 따르면, 2024년 현재 호찌민시에는 182개 외국인 창업 기업이 있다. 이는 베트남 전체 스타트업의 52%에 해당한다. 호찌민시는 3년 만에 세계 스타트업 허브 순위에서 68계단 상승해 111위를 기록했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2020년 비즈니스 환경 보고서는 베트남을 190개국 중 70위로 평가했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사업자 등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처리 시간을 한 달 이내로 단축하는 등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동남아 스타트업 투자사 골든게이트벤처스(Golden Gate Ventures)의 창업자 비니 라우리아(Vinnie Lauria)는 “베트남은 지난 10년간 교육기술(에듀테크), 금융기술(핀테크), 의료기술(헬스테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젊은 인력과 안정적인 교육 시스템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라우리아는 “베트남은 다른 동남아 국가와 달리 혼란 속에서도 나름의 질서가 있는 독특한 에너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인 기업가 아릭 오스틴(Aric Austin)도 베트남의 가능성을 일찍 알아봤다. 뉴욕(New York)에서 미디어 스타트업 임원으로 일했던 그는 독일에서 창업한 두 회사를 글램 미디어(Glam Media)와 야후(Yahoo)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2018년 베트남을 방문했던 오스틴은 베를린(Berlin)에서 호찌민시로 이사하면서 짐을 맡길 보관 시설을 찾지 못했다.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과 달리 베트남에는 개인 보관 서비스가 없었다.

“시장에 명확한 공백이 있었어요. 1년 조사 끝에 2019년 ‘마이 스토리지(My Storage)’를 창업했죠.”

처음에는 고객 확보가 쉽지 않았다. 한 고객은 집 리모델링 중 가구를 맡기려고 호텔 방을 빌려야 했다고 털어놨다. 오스틴은 “베트남에서는 서구와 달리 기업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통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 당시 베트남 유일의 보관 서비스 업체였던 ‘마이 스토리지’는 이제 여러 경쟁사와 함께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오스틴은 “경쟁이 오히려 전체 시장 인식을 높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라우리아는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 10억 달러 기업의 50% 이상이 이민자 출신 창업자”라며 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이 외국인 창업자에게 더 개방적인 정책을 펼치고, 비자 발급을 간소화한다면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베트남은 분명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법적 규정 준수, 인력 채용, 원격 관리 등의 문제가 여전히 복잡하죠. 이런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베트남은 아시아의 새로운 창업 허브로 자리잡을 겁니다.”

Vnexpress 202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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