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보조배터리 충전·사용 금지”… 화재 위험 대응책 마련
아시아 지역 주요 항공사들이 리튬배터리 화재 사고를 우려해 관련 안전 규정을 잇따라 강화하고 나섰다고 Vnexpress지가 22일 보도했다.
최근 에어부산 화재 사고를 계기로 보조배터리(파워뱅크)와 전자담배 등 리튬배터리 제품에 대한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2주마다 3건꼴로 항공기 내 리튬배터리 과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2018년 주 1회 미만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한국 항공업계는 에어부산 화재 사고 이후 가장 먼저 규제를 강화했다. 에어부산은 보조배터리를 머리 위 선반에 두지 말고 승객이 직접 소지하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국토교통부도 3월부터 모든 국내 항공사에 적용되는 새 규정을 시행해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를 승객이 직접 소지하고 기내에서 충전을 금지하도록 했다.
싱가포르항공(Singapore Airlines)과 자회사인 스쿠트(Scoot)는 다음 달 1일부터 기내 USB 포트로 보조배터리를 충전하거나, 보조배터리로 다른 기기를 충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항공사 측은 “승객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지속적으로 기내 안전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의 에바항공(EVA Air)과 중화항공(China Airlines)도 3월 1일부터 이미 보조배터리 충전과 사용을 금지했다. 중화항공은 추가로 머리 위 선반에 보조배터리를 두지 말 것을 권고했다.
카자흐스탄의 에어아스타나(Air Astana)는 지난 13일부터 비행 중 보조배터리 충전 금지와 함께 리튬배터리, 외장 배터리, 전자담배를 반드시 기내 수하물에 보관하도록 규정했다.
타이항공(Thai Airways)도 15일부터 비행 중 보조배터리와 휴대용 배터리 사용·충전을 금지했다.
말레이시아항공그룹(MAG)은 다음 달부터 보조배터리를 머리 위 수납공간에 두지 못하게 하고 좌석 아래나 앞좌석 포켓에 보관하도록 했다. 특히 자석식 무선 보조배터리는 별도 가방에 보관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바틱항공(Batik Air)은 14일부터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사용을 금지했다. 두 개까지만 직접 소지할 수 있고 머리 위 선반에는 두지 못한다. 항공사는 “자석 충전 보조배터리는 추가 위험이 있으니 특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중국은 이미 2014년부터 비행 중 보조배터리 사용을 금지해왔다.
항공사들은 대체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위험물 규정을 따르고 있다. 이 지침은 보조배터리를 위탁 수하물이 아닌 기내 수하물로 가져와야 하며, 배터리 용량과 수량에 제한을 두고 있다.
유럽 루프트한자(Lufthansa)는 “현재 IATA 지침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 지침은 변경된 바 없다”고 밝혔다. 에어인디아(Air India)도 “현행 방식 변경이 새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보조배터리는 충격이나 열에 취약해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있다”며 “항공기 탑승 시 정확한 지침을 확인하고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Vnexpress 202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