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9,Friday

소수민족들 ‘생존의 땅’ 찾아 남부로…공장 일자리가 ‘새 희망’

– 산간마을 기후재난·부채 등에 농업 포기, 제조업 도시로 대이동

북부 산간지역 소수민족들이 생계를 위해 남부 제조업 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농산물 가격 폭락이 맞물리며 전통적인 농업 기반 생활이 무너진 결과라고 Vnexpress지가 28일 보도했다.

베트남사회과학원의 당 응우옌 안(Dang Nguyen Anh) 전 부원장은 “2017-2019년은 북부 산간 소수민족의 두 번째 이주 물결”이라며 “2009-2012년 첫 이주 때는 중부고원 농촌으로 향했지만, 이번에는 도시 공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몽(Mong)족 송 파오 더(Song Pao De·27)와 그의 아내는 7년 전 선라(Son La)성의 산악마을을 떠나 호찌민시 인근 빈즈엉(Binh Duong)성으로 이주한 첫 세대다. 13세에 결혼해 일찍 가장이 된 더는 옥수수 농사로는 가족을 부양할 수 없어 공장행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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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집에서는 돈을 벌 수 없었다”며 “처음엔 공장 생활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여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2년 더 일해 빚을 갚고 자녀 교육비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구호단체 케어(CARE)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2017-2019년 소수민족 이주민이 200% 급증했다. 이들 중 68.7%가 공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18.3%는 비정규직이나 계절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선라성 푸옌(Phu Yen)군의 보고서는 2만2천 명이 북부와 남부 산업단지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설날에만 귀향하며, 수년간 돈을 모아 귀향하는 경우도 드물다. 이주민들은 고향에 콘크리트 집을 짓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삼고 있다.

이주민들은 같은 민족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새로운 ‘마을’을 이루고 있다. 더가 사는 기숙사에도 선라성 출신이 절반을 차지한다. 주말이면 한 방에 모여 고향에서 보낸 옥수수술을 마시며 향수를 달랜다.

케어의 정책연구원 응오 티 타인 흐엉(Ngo Thi Thanh Huong)은 “같은 민족끼리 서로 돕고 문화를 지키며 안정감을 찾아간다”며 “이주민의 79.2%가 지인 소개로 일자리를 구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수민족의 도시 이주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당 전 부원장은 “기후변화로 젊은이들이 더는 농사만으로 살 수 없게 됐다”며 “계절성 이주가 장기 이주로 바뀌면서 도시에 뿌리를 내리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주민 2세대들이 부모와는 다른 미래를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더의 12살 딸은 현재 기숙학교에 다니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더는 “자녀들이 어린 나이에 결혼하지 않고, 직업학교라도 다녀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란다”며 “우리처럼 공장에서 청춘을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Vnexpress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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