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제재가 강화되면서 베트남이 중국의 우회수출 통로로 지목돼 한국 기업들의 공급망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연합뉴스가 27일 보도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국 중 중국, 멕시코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대중 제재 이후 중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급증하면서 우회수출 통로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트남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2017년 20.4%에서 지난해 23.9%로 3.5%p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21.9%에서 14.1%로 7.5%p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미국의 대베트남 수입 비중이 2%에서 3.8%로 2배 가까이 늘었다는 것이다.
TCL(TV), 써니옵티컬(광학부품), 럭스쉐어(통신기기부품) 등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대거 진출했으며, 2021년 기준 베트남에서 제조된 중국 상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33.9%에 달했다.
업계는 미국이 대중 견제 차원에서 베트남에 대한 무역장벽을 강화할 경우,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의 공급망 관리가 새로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한국 대기업들이 베트남을 주요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해외 수출 중 20% 이상이 대미수출”이라며 “미국이 공급망 내 중국산 비중에 대한 규정을 엄격히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베트남 진출 전기·전자, 섬유 기업들이 중국산 부품 사용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보편관세가 중국보다 낮게 부과될 경우 상대적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202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