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중국산 저가 상품 범람으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뚜오이쩨지가 30일 보도했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메트릭(Metric)에 따르면 올해 1~9월 베트남 전자상거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66% 증가했다. 3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84조7500억동(약 3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2% 늘었다.
응우옌 응옥 히엔(Nguyen Ngoc Hien) 베트남친환경제품제조협회 대표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Temu)의 모자 가격이 7만동(약 3천원)으로, 다른 채널의 12만~25만동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신발도 30만동으로 베트남 내 가격(60만동)의 절반”이라고 지적했다.
쇼피(Shopee), 틱톡(TikTok), 셰인(Shein) 등 다른 플랫폼들도 중국산 저가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테무는 앱 다운로드당 15만동의 리워드를 제공하고 구매 유도 시 30%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공격적인 판촉전을 펼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지난해 33만2000톤의 포장재를 사용했으며, 이 중 17만1000톤이 플라스틱 포장재였다. 대부분이 재활용되지 않고 자연에 버려졌다.
전자상거래 전문가들은 “저가제품은 품질이 낮아 빨리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휴대폰 케이스, 물통, 신발, 의류 등 베스트셀러 제품들은 분해되는 데 수백 년이 걸린다”고 우려했다.
팜 반 비엣(Pham Van Viet) 호찌민시섬유의류자수협회 부회장은 “원산지가 불분명한 저가 패션제품은 환경오염뿐 아니라 알레르기와 발진 등 소비자 건강에도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전자상거래협회는 지난 7년간 연 16~30%의 성장세를 보인 전자상거래 산업이 이런 추세를 이어간다면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4.7배 증가하고 연간 폐기물이 80만톤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 호아(Do Hoa) IME베트남 설립자는 “중국이 베트남을 재고품이나 불량품의 소비시장으로 여기고 있다”며 “자국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을 이웃국가로 보내 폐기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해결책으로 ▲수입품 품질기준 강화 ▲특별세 부과 ▲물류 인프라 개선 등을 제시했다. 응우옌 쑤언 흥(Nguyen Xuan Hung) 베트남물류기업협회 대표는 “베트남 기업들이 제품 품질 개선과 생산·유통 최적화, 마케팅 혁신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뚜오이쩨 2024.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