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September 18,Wednesday

Parents Coaching- 아이들의 발달에 미치는 부모의 성향과 태도

자녀를 양육하며 어느새 돌아보니 우리 아이가 듬직한 청소년으로 잘 자라 있어서 고마울 때가 있죠. 하지만 청소년 시기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발달의 과정 가운데 있습니다. 아이를 양육하며 맞부딪치는 어려움을 혼자 헤쳐 나가는 것이 참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특히 베트남이라는 낯 설은 환경속에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환경일 수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세아이의 엄마이자 함께 살아가며 고민하는 심리치료사로써 부모님들을 응원하며 기꺼이 부모님들을 향한 도움을 손길이 되어 드리길 바랍니다. 상담 센터의 문을 두드리기 조심스러우셨던 분들께 씬짜오베트남 지면을 통하여 소통하길 원하며 내 아이를 향한 마음으로 진솔하게 글로 풀어 가보려 합니다.

아이들의 발달의 과정은 참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처음 태어나 고개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신생아기를 지나서 눈을 맞추고 사회적 미소를 지으며 방긋 웃어 보이는 아기를 보고 있자면 절로 웃음이 납니다. 아기가 뒤집기를 하고, 배밀이를 하다가, 무릎을 세워 기기 시작하고, 가구를 붙잡고 일어서기를 시도합니다. 어느 날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한걸음씩 걸음을 떼기 시작합니다. 모든 아이들이 동일한 과정으로 발달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아이는 배밀이를 하다가 기어가는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걷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마다 각자의 고유한 발달의 과정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아무런 자극없이 스스로 발달하고 자라가는 것일까요? 제가 만난 많은 아이들은 부모님의 양육의 태도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성향과 태도에 따라 아이들에게 주는 자극이 다르며, 아이들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 있었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한 어머니께서 아이를 데리고 오셨습니다. “선생님, 아무래도 우리 아이가 발달이 느린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울먹이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제 겨우 백일 정도 된 아기를 안고 오신 것입니다. “왜 아기의 발달이 느리다고 생각하셨을까요?” 라고 묻자, 지난주에 조리원 동기 모임에 갔는데 자신의 아기만 뒤집어서 상체를 들지 못했다며, 다른 아기들 모두 했는데 너무 속상하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한국에만 있는 특별한 문화이자 아기들의 첫 사회생활 모임인 조리원 동기 모임. 어머니들은 그곳에서 우리 아기의 발달이 또래 아기들의 비해 어떠 한지를 비교하고, 또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한국 어머니들의 아주 특별하면서도 조금은 별난 아이의 발달을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저는 불안해하는 어머니들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지금 아이를 위해 부모로써 해주어야 할 양육의 태도와 자극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습니다.

이 시기에 필요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영아기에는 주 양육자와의 신뢰감을 통해 안정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업입니다. 부모님들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기 위해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빨리 알아채고, 즉각적으로 반응해주어야 합니다. 아기가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었을 때 울면 반응해주고, 옆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안정감을 가지도록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일관성 있게 이루어져 아기가 주양육자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안정애착은 양육자가 아이의 요구에 일관된 태도로 민감하게 반응해 준 아이들에게 나타나며, 부모와의 신뢰관계 및 세상에 대해 신뢰감을 형성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기저귀를 갈아주는 과정에서도 말을 못 알아듣는 아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쉬했구나! 엄마, 아빠가 기저귀 갈아 줄게”라며 다정한 표현을 통해 공감하는 언어를 들려줍니다. 눈을 맞추고 따뜻한 스킨십을 하는, 비 언어적인 소통까지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게 아기들은 부모님의 사랑과 돌봄을 통해 자라가며, 세상을 향한 신뢰감을 형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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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만난 부모님들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저는 베트남에 와서 아동심리발달센터를 운영하면서 많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국과 달리 영유아 검진도 제대로 받을 수 없고, 정보도 부족하다 보니 타국 땅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여러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들을 만나고 있으면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부모의 역할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저 역시 고백하게 됩니다.
베트남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과 선택의 폭이 넓은 교육 시스템이 있다 보니 아이를 키우는 방식도 매우 다양합니다. 아이의 발달과 양육에 있어 부모님의 의견의 차이도 큽니다. 어느 날 센터 문을 열고 씩씩하게 걸어 들어오는 아이의 등에는 00유치원 가방을 메고 있었고, 입에는 공갈 젖꼭지를 물고 있었습니다. “아,,,” 당황한 저를 보며 아이의 어머니께서 아이가 유치원에 다녀와서 피곤한 상태라고 하시며, 낮잠을 잘 때 공갈 젖꼭지를 물고 자야지 잘 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기저귀를 떼야 하는 시기가 한참 지났지만 기저귀를 차고 있는 아이, 5살이 되어서도 자기 전에는 젖병에 우유 200ml를 넣어 마시고 젖병을 빨고 자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느정도 시기가 지나면 알아서 발달을 하는 걸까요?
발달의 과정은 매우 자연스럽지만, 그렇다고 하여서 그냥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이들에게는 자극과 촉진이라는 과정이 주어져야 합니다. “엄! 마!”라고 몇 번이고 반복하여 아이에게 자극을 줍니다. 어느날 아이가 엄마의 입 모양을 보고 “엄”이라는 소리를 따라서 냅니다. 그리고 “엄마”라고 부르게 되죠. 그런데 아무런 자극을 주지 않는다면, 아이가 엄마라는 말을 스스로 할 수는 없습니다. 젖병을 떼고 이유식과 일반식을 해야 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젖병을 떼야 밥을 잘 먹을 수 있고, 음식물을 씹는 저작 활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 및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젖병을 떼는 과정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모두 힘든 시간입니다. 특히나 밤잠을 잘 때 젖병이 없으면 잠을 못자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밤마다 전쟁을 치루게 됩니다. 그러나 부모의 단호함이 필요합니다. 우는 아이가 안쓰러워서 하루이틀 미루다보면 그 시기를 놓치게 됩니다. 밤새 우유를 먹은 아이는 당연히 아침에 밥맛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등원을 하고, 정작 등원 후에는 배가 고파서 친구들과 놀이도 어렵고 제대로 활동도 할 수 없습니다. 밥을 잘 안먹는 아이는 또래에 비해 키와 체중이 작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아기” 혹은 “동생”이라는 놀림을 받기도 하고, 이러한 부분은 아이의 자아존중감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단호한 육아가 어려운 부모님들의 특성은?
아이의 문제에 유난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아이가 밥을 너무 안 먹어요.”라고 고민을 털어놓는 어머니들의 공통점은 그들 역시 지나치게 말라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안 먹으니 스트레스를 받아서 자신도 밥맛이 없다는 말을 합니다. 아이가 곧 나 자신입니다. ‘때가 대면 다 할 텐데 괜찮아요’라고 하시며, 유난히 아이에게 관대한 육아를 하는 부모님들은, 그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나치게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철저한 관리와 교육을 받으며 자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 아이에게 만은 관대하리라’ 다짐을 하신 거죠. 그런데 관대함의 범위는 때론 위험한 요소가 많습니다. 아이의 발달의 시기에 단호하게 가르쳐야 할 것을 가르치지 못하고, 가르치지 못하였기에 아이는 배우지 못하였습니다. 아이의 발달에도 적정 시기가 있습니다. 그 시기가 지나면 발달의 지연이 생기고, 새로운 과업을 배우는 것에 한계성을 가져옵니다. 모든 아이에게는 부모가 가르치고 알려줘야 하는 적정 시기가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정서에도 발달과정이 있을까요?
부모님들 중에는 아이의 발달의 과정은 잘 몰랐지만, 어느새 돌아보니 우리 아이가 듬직한 청소년으로 잘 자라 있어서 고마울 때가 있죠. 그렇다면 발달의 과정이 끝이 난 것일까요? 청소년 시기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발달의 과정 가운데 있습니다. 이시기에는 무엇보다 정서적 발달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동기의 정서와 다른 정서를 경험하며, 다른 발달적 특징과 마찬가지로 개인차가 크고, 기질과 환경에 따른 변화의 패턴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서는 정서 조절 및 자기통제력과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며, 정적, 부적의 다양한 정서의 경험을 통해 성숙으로 이어집니다. 이때, 부모님의 역할은 자녀의 정서발달을 위해 심리적 지원자(상담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가정에서 자녀를 위한 심리적 지원 Tip!
1. 가정이 자녀에게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이 되도록 환경을 마련해준다.
2.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은 밀접한 관계이므로, 건강한 신체습관을 가지도록 한다.
3. 일정한 루틴과 구조설정을 통해, 예측 가능성과 안정감을 제공한다.
4.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면서 친밀함과 유대감을 배우도록 한다.
5. 자녀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대처법(마음챙김, 호흡법)을 익히도록 도움을 준다.
6.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격려하며, 공감과 친절, 협력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7. 자녀에게 도움이 필요할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고 하죠. 이처럼 우리 아이들이 자라갈 때 많은 손길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따뜻한 마을’이 되어주자 라는 마음으로 ‘리온’ 이라는 이름으로 아동심리발달센터를 운영하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씬짜오베트남을 통해서 자녀를 양육하며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해 이번 호부터 글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이라는 특수한 환경 가운데서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기꺼이 부모님들을 향한 도움을 손길이 되어 드리길 원하며,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 상담 센터의 문을 두드리기 조심스러우셨던 분들께 이곳을 통하여 소통하길 원하며, 베트남에서 함께 살아가며 고민하는 심리치료사이자, 세아이의 엄마로써, 내 아이를 향한 마음으로 진솔하게 글로 풀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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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온 아동심리발달센터 심리치료사 장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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