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최대 규모 경제 시장인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가 무역 협정 파트너로서 국제 사회 특히 아시아국가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5일 현지언론 기사를 인용하여 보도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G1과 폴랴지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4개국으로 구성된 관세 동맹인 메르코수르는 현재 한국 및 캐나다, 싱가포르 등과 무역협정(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의 경우 2018년 5월 서울에서 양측 통상장관이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5년 넘게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이 기존 북미 및 일부 중남미지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남미까지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정 역시 최종 타결을 앞두고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 이미 큰 틀에서 합의는 했지만, 자이르 보우소나루(68) 전 브라질 대통령이 내세웠던 아마존 개발 등 환경 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문서에 공식 서명은 하지 않은 상태다.
요르단, 튀르키예, 시리아 등지에서도 메르코수르에 러브콜을 보내며 협상 진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경제 신흥국으로 발돋움하는 베트남 역시 메르코수르와의 무역 협상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팜 민 찐(64) 베트남 총리와 브라질리아에서 회담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메르코수르를 아시아와 더 가깝게 만드는 건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1995년 메르코수르 창설 이후 지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회원국 간 대외 정책 통합에도 실패한 데다 실질적인 대외 관계 개선 노력도 보이지 않은 메르코수르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목소리가 그간 높았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 1월 3기 정부를 출범한 룰라 대통령이 메르코수르를 적극적으로 ‘세일즈’하며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분석이다.
메르코수르의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역외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무역 상대로 부상한다는 뜻이다.
남미 최대 규모 경제 공동체로 꼽히는 메르코수르의 회원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3조4천억 달러(4천560조원·지난해 기준)로, 중남미 전체의 62%에 달한다. 인구는 2억9천만 명으로 중남미 전체의 45%다.
현재 메르코수르 의장국은 브라질이다.
꽃가마를 타고 있는 듯한 메르코수르의 앞날에도 복병은 있다.
브라질과 더불어 핵심 회원국이라고 할 수 있는 아르헨티나의 탈퇴 가능성이다.
다음 달 대선(1차)을 앞두고 예비선거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극우’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52)는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제가 당선되면, 아르헨티나는 메르코수르를 떠나게 될 것”이라며 “상품 시장의 즉각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 이유로는 “다른 일부 회원국 정상의 사회주의적 성향이 나와 맞지 않는다”라는 설명을 하고 있는데, 현재 회원 4개국 중 밀레이와 정치적 색깔이 다른 사람은 룰라 대통령밖에 없다.
연합뉴스 2023.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