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출범을 둘러싼 혼돈이 이어지고 있는 태국에서 민주-보수 진영 두 정당이 협력해 새로운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한다고 연합뉴스가 8일 보도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프아타이당과 보수 진영의 품짜이타이당의 연대가 성사됐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아타이당과 품짜이타이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연정 구성 추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프아타이당과 품짜이타이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각각 141석, 71석을 얻어 제2당, 제3당이 됐다.
사실상 탁신 전 총리의 당인 프아타이당은 지난 20여년간 군부 진영과 태국 정치를 양분해왔다. 군부와 대립해왔기에 민주 진영 정당으로 분류된다.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장관이 이끄는 품짜이타이당은 군부 정당은 아니지만, 군부 중심의 현 정권에 참여했다. 아누틴 부총리는 현 정부에서 대마 합법화를 주도한 인물이다.
품짜이타이당은 이념적 색채가 짙지 않기 때문에 총선 후 ‘킹 메이커’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승리한 전진당(MFP)은 군부 정권에 참여한 정당들과의 연대에 선을 그었다.
품짜이타이당도 왕실모독죄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운 전진당이 포함된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아누틴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왕실모독죄에 손대지 않고 전진당을 배제한다는 조건으로 프아타이당이 주도하는 연정 구성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선 직후 전진당은 프아타이당 등 야권 7개 정당과 연정 구성을 추진했으나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상·하원 합동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군주제 개혁 등을 추진하는 전진당의 집권을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을 비롯한 보수 세력이 용납하지 않았다.
피타 대표가 낙마하면서 정부 구성 주도권을 넘겨받은 프아타이당은 전진당과 결별을 선언했다.
프아타이당도 보수 세력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의회의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군부 진영과의 연대설이 끊이지 않았지만, 프아타이당은 일단 보수 세력 중 친군부 핵심 정당이 아닌 품짜이타이당을 파트너로 택했다.
국민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제1당 전진당을 버리고 군부 핵심 정당과 협력하는 구도가 프아타이당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품짜이타이당과의 연대만으로는 총리 선출에 필요한 상·하원 과반 의석은 물론 하원 과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추가로 정당을 영입해야 한다.
군부 정당으로는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의 팔랑쁘라차랏당(PPRP·40석),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루엄타이쌍찻당(RTSC·36석) 등이 있다.
연합뉴스 202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