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월드(유럽) 투어가
공동 주관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총상금 900만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안병훈(32)이 공동 3위(10언더파), 김주형(21)이 공동 6위(9언더파)에 올랐다.
한국이 현대.기아차에서 제작하는 제네시스 모델을 앞세운 이 대회에서 마지막 날 오후 매우 강한 바람이 예보돼 최종 라운드 티오프 시각이 앞당겨졌다. 선수들은 3명씩 조를 이뤄 1번 홀과 10번 홀에서 동시 출발했다.
1~3라운드 땐 날씨가 비교적 평온했지만, 4라운드가 열린 이날은 내내 시속 30마일에 육박하는 강풍이 불어닥쳤다. 선수들 바지가 펄럭이고, 그린 위 공이 움직일 정도였다. 김주형과 한 타 차로 앞선 채 마지막 챔피언 조에서 출발한 매킬로이는 전반에 버디 2개, 보기 4개를 기록하며 점수를 까먹었지만, 버디만 4개 잡아냈다. 매킬로이의 승부사 기질이 드러난 것은 한 타차로 지고 있는 17번 홀(파3·190야드)의 버디와 마지막 홀 승부를 결정하는 멋진 샷이었다. 18번 홀에서 홀까지 205야드를 남겨두고 강한 바람을 뚫어내는 2번 아이언 세컨드 샷으로 해 홀 3m 지점에 붙인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침착하게 버디를 잡으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로 1타 차 우승을 확정 지은 매킬로이는 상금 157만 5,000달러(약 20억 원)를 받았다. PGA 투어 통산 24번째 우승이다. 매킬로이가 프로 데뷔 후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그는 “강풍이 불 때는 많은 기술과 긍정적 태도가 필요하다”며 “바람 속에서 경기하는 실력이 과거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했다.
오늘 긴 브룸스틱 퍼터를 들고나온 안병훈은 버디 4개, 보기 4개로 이븐 파를 쳐 공동 3위(10언더파)에 오르며 다음 주 디오픈 출전권을 따냈다.
김주형은 4라운드 초반 단독 선두에 오르는 등 강풍 속에서 뛰어난 리커버리 능력을 여러 차례 발휘했으나 마지막 승부처의 공략이 미숙했다. 특히 18번 홀 2미터 파 퍼팅을 잡으면 단독 3위가 가능한 상황에서 3퍼팅을 하며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6위로 추락했다. 김주형은 작년(3위)에 이어 2년 연속 이 대회 상위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