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지난달 말 치러진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의 수능처럼 대학 진학을 사실상 결정짓는 관문인 탓에 부정행위, 난이도 등과 관련한 잡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뉴스핌지가 3일 보도했다.
이날 베트남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베트남은 지난달 28~29일 전국의 고등학생 102만여명이 응시한 가운데 고교 졸업시험을 치렀다. 응시생들은 문학과 수학, 외국어 등 필수 3개 과목과 자연과학(물리학·화학·생물학) 또는 사회과학(역사·지리·시민교육) 중 3개 과목 등 모두 6개 과목의 문제를 이틀에 걸쳐 풀었다.
외국어 시험으로 2021년부터 포함된 한국어를 선택한 응시생도 있었다.
베트남 대부분의 대학이 이번 시험 결과를 입학의 기초로 활용하는 만큼, 응시생과 이를 응원하는 학부모등 현장의 열기는 한국 못지않았다.
시험장 교문을 붙잡고 간절히 기도하는 할머니부터, 폭염에도 아랑곳없이 시험이 끝날 때까지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들의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푸토(PhuTho)성 캄케(Cam Khe) 현에서는 시험 첫날 이른 새벽 폭우로 시험장 입구가 침수되면서 응시생들이 트럭을 타고 입장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시험장에 휴대전화를 반입했다 적발된 응시생 41명은 퇴실 조치됐다.
문학과 수학 시험 도중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시험지가 찍힌 사진이 유포돼 교육당국이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조사결과 까오방(CAO BANG)과 옌바이(YEN BAI)성에 거주하는 응시자 2명이 각각 문학과 수학 시험지를 자신들의 휴대폰으로 촬영, 친척들에게 보내 도움을 받으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베트남 공안부는 “응시생 개인의 일탈행위로 파악됐다”고 밝혔으나 응시생들 사이에선 공정성 시비가 일었다. 공안부는 이들을 형사 처벌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험 이후 문제오류나 난이도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어 과목 영어시험 한 문항의 답이 2개라는 고교 교사들의 주장이 입시관련 커뮤니티에 게시됐고, 문학 일부 문항은 특정 지역에서 치렀던 모의고사 문제와 일치한다는 의혹이 나와 시험위원장이 직접 “난이도를 높여 출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수학 일부 문항을 놓고는 ‘박사급’은 돼야 풀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베트남 고교 졸업시험의 결과는 18일 발표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 교육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베트남은 학연, 지연 등이 특히 중시되는 사회여서 고교 졸업시험에 대한 사회적 낭비와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2023.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