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고 연합뉴스가 뉴욕타임즈지를 인용하여 31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상태여서 이번 기소는 차기 대권레이스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이날 성인 배우에게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결정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맨해튼 대배심이 23명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최소 12명 이상이 기소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조 타코피나 변호사도 기소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AP통신에 확인했다.
NYT에 따르면 이날 대배심 소집 시간인 오후 2시 직전 뉴욕시 맨해튼의 법원 청사에 트럼프 사건 수사를 주도하는 검사 3명이 형법 책을 들고 입장하는 장면이 포착돼 대배심 표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표결 결과는 3시간 만에 나왔다.
구체적인 혐의는 며칠 안에 공소장이 공개될 때 함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이 이끄는 검찰 수사팀이 최근 들어 성추문 입막음 의혹에 초점을 맞춰왔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혐의가 공소장에 적시됐을 것이 확실시된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은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이름의 전직 포르노 배우가 지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난 2006년 혼외정사를 언론에 폭로할 가능성을 우려해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그에게 13만달러를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의 지시를 받고 대선 직전 대니얼스와 접촉해 이 돈을 전달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이 나중에 코언에게 13만달러에 추가 비용 등을 더해 총 42만달러를 갚아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그룹 내부 문건에 코언에게 지급한 돈을 ‘법률 자문 비용’이라고 기재해 기업 문서 조작을 금지한 뉴욕주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 문서 조작은 경범죄에 불과하지만, 선거법 위반과 같은 또 다른 범죄를 감추기 위해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면 중범죄로 기소할 수 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트럼프그룹이 지급한 돈은 당시 대선후보였던 트럼프를 위해 사용됐다는 점에서 불법 선거자금 수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CNN 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공소장에 기업사기와 관련한 30여건에 이르는 혐의가 적시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들은 혐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NYT는 트럼프측 변호사 중 한 명인 수전 네첼레스를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달 4일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주 지방법원에 출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2023.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