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투표를 통해 표결에 참여한 2952명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국가주석에 올랐다고 동아일보지가 10일 보도했다. 시진핑의 이날 국가주석 3연임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최초로, 마오쩌둥, 덩샤오핑도 하지 못한 권력 쟁취로 평가받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투표 결과 발표 직후 “헌법에 충성하고 헌법 권위를 수호하며 법이 부여한 직책을 이행하겠다”는 선서문을 낭독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선출되며 사실상 집권 3기를 시작했다. 이날 전국인대 투표 및 헌법 선서를 통해 국가주석에 공식 취임했고 2028년 3월까지의 임기를 보장받았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당, 군, 정을 모두 장악한 명실상부한 ‘1인 지배 체제’가 완성됐다.
이날 국회의장 격인 전국인대 상무위원장에는 중국공산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뽑혔다. 국가부주석에는 장쩌민 전 주석 계열 인사를 뜻하는 ‘상하이방’의 한정(韓正) 부총리가 선출됐다.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14기 1차 회의 제3차 전체회의에서 실시된 국가주석 투표의 관전 포인트는 ‘만장일치 찬성’ 여부였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7인의 상무위원 명단 가운데 첫 번째(서열 1위)로 이름을 올리며 3연임을 공식화한 만큼 이번 투표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예상대로 표결에 참여한 2952명 전원으로부터 찬성표를 얻어 만장일치로 국가주석에 선출됐다. 이어진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선거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이 외에 전국인대 상무위원장, 국가부주석 등을 임명하는 투표도 모두 만장일치로 진행됐다. 앞서 시 주석은 처음 국가주석에 오른 2013년 투표에서는 찬성 2952표에 반대 1표, 기권 3표로 99.8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연임을 확정지은 2018년 전국인대에서는 2970명의 만장일치로 국가주석에 선출됐다.
중국의 2인자인 총리 위상은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총리에 내정된 리창(李强)은 역대 가장 약한 권한을 가진 총리가 될 것”이라며 “리창이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0년 동안 런민일보에서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언급 비율은 6 대 1이었다”면서 “과거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시절에는 2 대 1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전국인대 전체회의에서는 국회의장 격인 전국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자오러지(趙樂際)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을 선출했다. 자오러지는 중국공산당 서열 3위 인물로 시 주석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국가 부주석에는 장쩌민 전 주석 계열 인사를 뜻하는 ‘상하이방’의 한정(韓正) 부총리가 선출됐다.
시 주석의 ‘1인 지배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미국과의 패권 경쟁도 한층 강경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FP는 “대담해진 시 주석이 양안(兩岸) 긴장을 고조시킨 뒤 대만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오랜 야망을 실현할 때가 됐다고 결심할 수 있다”면서 “미중 간 직접 무력 충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동아일보 2023.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