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흑인 용사가 서훈 추천 약 60년만에 뒤늦게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았다고 연합뉴스가 4일 보도했다.
명예훈장은 전투에서 생명을 내걸고 혁혁한 무공을 세운 영웅에게 의회 명의로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미국의 국가 최고 훈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퇴역한 패리스 데이비스 중령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했다.
올해 83세인 데이비스 퇴역 중령은 베트남전에 참전해 특공대를 이끈 1세대 흑인 장교 가운데 한 명으로, 1965년 당시 제5특수부대 대위 겸 지휘관으로 베트남 빈딘 지역에서 치열한 전투를 이끌며 미군 3명의 생포를 저지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훈장 추천을 받았지만 서류 분실을 이유로 훈장을 받지 못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어 한 차례 더 재추천이 이어졌지만, 이번에도 같은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는 최종적으로 3번째 영예인 실버 스타 훈장을 받았지만, 동료들은 서류 분실이라는 표면적 이유의 이면에는 인종 차별이 있었다고 반발해 왔다.
결국 2016년 또 다시 시작된 재추천 및 서류 복원 작업의 결실로 58년이 흐른 이날 그는 마침내 군에서 가장 높은 명예 훈장을 목에 걸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여식에서 그가 진작에 훈장을 받았어야 했다면서 “당신은 이 훈장이 의미하는 모든 것이다. 용감하고, 마음이 크고, 결단력 있으며 헌신했다”고 조국을 향한 그의 희생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무공’이라는 말은 오늘날 많이 사용되지 않지만, 데이비스 중령을 묘사하기 위해 이보다 더 좋은 말을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스 퇴역 중령은 “이 같은 일을 하는 것이 미국을 위해 가장 좋은 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연합뉴스 2023.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