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상 허위공표 혐의로 피고인 출석을 하루 앞둔 2일 민주당 의원 20여명이 해외로 ‘외유성 출장’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아주경제지가 2일 보도했다. 이 대표의 법원 출석과 함께 국민의힘이 3월 임시국회를 오는 6일 부터 열자고 제안했음에도 민주당이 공휴일인 1일 개의를 강행한 만큼 ‘이 대표 방탄’ 속 국회를 내팽개쳤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강훈식 의원 주도로 기동민, 홍익표, 이동주, 우상호, 윤영덕, 민병덕, 송갑석 등 민주당 의원 20여명이 이날 오전 베트남 하노이행 비행기로 출국했다. 이들은 민주당 내 최대 규모의 정책의견·정치행동그룹인 ‘더좋은미래(이하 더미래)’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는 강 의원이 맡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의 이번 출장은 더미래 측이 계획한 3박4일 일정의 워크숍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지난해 12월 예정된 행사였으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사태와 1월 예산안 정국, 2월 임시국회 등이 잇달아 열리면서 3월 초로 순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더미래는 이날 언론에 보낸 공지를 통해 “더미래 워크숍은 지난 연말 당의 진로와 총선 준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예정돼 있던 것을 여러 정치일정에 따라 수차례 연기하다 진행한 것”이라며 “상세 일정은 비공개이며, 국회 경비 지원이 아닌 참석 의원들의 돈을 모아 이뤄졌음을 알려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제는 더미래 측의 설명과 달리 워크숍의 구체적인 취지와 일정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더미래 의원들은 이틀간 하노이에 머문 뒤, 태국의 대표적인 휴양도시인 치앙마이를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유성 출장’ 설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이번에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 의원들 측은 본지 취재가 본격적으로 들어가자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은 채 강 의원 측에 물어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특히 일부 의원은 통상 해외출국 시 인천공항에서 제공되는 국회의원 의전 준비 리스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는 요청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자신의 출장이 외부로 알려지는 점을 꺼린 셈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다수 해외로 출국한 것을 두고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이후 당내 계파 갈등이 확전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출장은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아주경제 2023.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