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2,Friday

독서 모임 ‘자작 공간’ – 포기

 

 

 

 ‘에라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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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삶의 모든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마법의 주문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아무리 나를 힘들게 한다고 해도 결국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은 ‘나’입니다. 되고 싶은 사람이 되지 못해 힘들고,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해 힘들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해 힘들고, 갖고 싶은 물건을 갖지 못해 힘듭니다.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포기’입니다.

 

우리는 많은것을 포기하며 살고 있습니다.

꿈을 포기합니다.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약 70년동안 13명의 대통령을 가졌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일부 어른 포함)이 ‘나는 커서 대통령이 될거야 라는 생각을 살면서 1번쯤을 한다고 가정했을때 가장 많이 포기된 꿈의 하나일 것 같습니다.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많은 꿈들을,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포기합니다. 세상에 나 정도 노래 잘하는 사람은 충분히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가수라는 꿈을 포기합니다. 유명 가수가 되어 돈을 벌기 전까지 겪어야할 가난, 노래만 부르면 즐겁기만 할 줄 알았는데, 상상을 뛰어넘는 연습량과 경쟁에 질려 포기합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기만 하면 될 줄 알았던 선생님이 되기 위해선 교대를 거쳐 임용고시를 통과해야 하고,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되기 위해선 의대를 먼저 가야 합니다. 정의로운 판검사, 변호사가 되기 위해선 사법고시를 통과해야 하고,  창의력이 넘치는 광고인이 되기 위해선 각종 공모전 수상 경력을 갖고 광고회사에 들어가야만 합니다.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는 선생님, 사람의 목숨에 관심없는 의사, 정의롭지 않은 판검사 및 변호사, 창의적이지 않은 광고인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노력끝에 막상 어떤 직업을 갖게 되더라도,  그 업계 사람만이 알고 있는 내부의 모순, 조직의 쓴맛, 치열한 경쟁, 노력에 비해 보잘것 없는 보수,  비젼이 없다 등의  다양한 이유로 포기의 유혹을 느낍니다. 사표 한장이면 모든 스트레스, 잘 안맞는 선후배, 까다로운 고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기 때문이죠. 사표 써본 사람은 압니다.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 부터 사표쓰는 일은 일도 아니라는 것을.

 

가정을 포기합니다. 누구나 화목하고 풍요로운 가정을 꿈꾸며 자신들의 작은 왕국을  시작합니다. 뜨거웠던 사랑이 식어가면서 냉정한 현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돈버는 기계가 되어버린 대접받지 못하는 남편과 육아와 가사노동에 지친 불만에 찬 아내는 서로를 미워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이사람과 평생을 살아갈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지고, 계속 살아야할 이유를 찾기가 점점 힘들어 집니다. 이전 세대들은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참고 살았다고 하는데, 부모가 행복하지 않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해를 끼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 분위기 또한 이혼, 돌싱, 재혼이란 말에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불행한 둘보다는, 행복한 혼자가 낫다라는 생각이 점점 일반화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건강을 포기합니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살을 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보수적인 목표를 잡아서 1달에 1kg씨만 빼면 1년에 12kg, 2년이면 24kg, 3년이면 36kg을 뺄수 있습니다. 아무리 고도 비만이라도 10년이란 시간만 주어지면 신생아때의 체중으로 돌아갈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말이죠. 여기서 간과된 것이 2kg을 빼고 3kg이 더찌게 되는 인간의 부족한 의지력과 보상심리입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처음에는 굶고, 운동하고, 소식하고 하면서 쭉쭉 줄여나갑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눈앞에 들어온 후라이드 치킨에 억눌린 식욕이 폭발하며 폭식을 합니다. 죄책감과 함께 다시 자기 자신에게 금식의 벌을 주지만, 3초만에 과거를 잊는다는 금붕어처럼 어느새 야식을 폭식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비만이 각종 성인병에 안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이어트를 포기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금연도 금주도, 1년짜리 헬스장 회원권도 자연스럽게 포기합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포기는 매우 달콤합니다. 그래서 포기는 매우 유혹적입니다. 포기는 더 좋은 것을 새로 시작할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한다면 더욱 더 치명적인 매력을 풍깁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에 중독이 되고, 포기가 습관이 됩니다. 나이가 든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아쉬운 것 하나나 둘은 있을겁니다. ‘그때 그걸 포기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아쉬운 대상이 있습니다. 나는 지금 영화 감독이 되어 있을수도 있고, 유명한 기업인이 되어 있을수도 있고, 화가가 되어 있을수도, 국가 대표 축구 선수가 되어 있을수도 있습니다. 10살때 피아노 학원에서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나는 피아니스가 되었을수도, 고등학교 2학년때 수학을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더 좋은 대학에 가서 지금 보다 좋은 회사에서 더 많은 월급을 받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나와 함께 같은반에서 도시락을 먹던 친구가 나보다 더 노래를 못했던 그 친구가 지금 유명한 아이돌이 되어 TV에 나옵니다. 재가 나보다 더 노래를 못했고, 나보다 더 못생겼었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고 오히려 안타까운 시선만 받을 것입니다.

그와 나의 지금의 차이는 그사람은 포기하지 않았고, 나는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면 포기 하지 마세요. 지금 까지 포기한것 만으로도 우리는 남은 삶동안 충분히 후회하며 살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에 ‘그때 그걸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이라고 아쉬워하지 않길 바랍니다. 여러분 포기하지 마세요!

 

 

저자 – 독서 모임 ‘공간 자작’
이번에 본 칼럼을 시작한 독서 모임 공간 자작은 회원수 xx명 규모의 2018년 말 시작하여, 한달에 한번씩 평균 2권의 책을 읽으면서 토론하고, 주제를 논하는 독서 모임이다.
이들의 칼럼은 ‘공간 자작’ 대표측의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2주에 한번씩 연재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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