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최고법원인 사법원이 인공지능(AI) 양형정보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7일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법원은 전날 형량을 정하는 양형의 적절성에 대한 각계의 기대에 부응하고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국민 법관 제도에 발맞춰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사법원은 다량의 재판 기록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진 AI 양형정보시스템을 통해 유사 사건에 대한 양형 추세를 파악할 수 있어 양형이 더욱 공정하고 투명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법원은 또 2011년 2월부터 이런 시스템의 구축을 진행했다면서 판결 원문에 양형 사유의 주석 표기와 핵심 키워드의 자동 채택 방식 등을 적용해 법조문을 검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법원은 해당 시스템이 음주운전, 사기, 절도, 상해 등의 범죄유형에 적용 가능한 사실형 모델과 총기류, 마약 사건 등에 적용이 가능한 평가형 모델 등 2종류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대만 법조계에서는 이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양형 기준이 더욱더 일치된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판사는 기계화된 양형 시스템으로 보편적인 평등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개별 사안에 대한 특수성을 고려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법조계 인사는 해당 시스템이 아직 법률적 효력이 없고 재판의 독립성에 따라 판사가 선고할 때 참고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언론은 사법원의 이번 조치가 직업 법관과 국민 법관에 대한 구속력이 없지만, 양형에 대한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는 ‘초안’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풀이했다.
대만 사법원은 헌법상 행정, 입법, 사법, 감찰, 고시 등 5권 분립체계에 따라 심판권, 검찰권, 헌법해석권 등을 가지는 사법 행정기관으로 원장, 부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5명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대만의 국민 법관 제도는 올해부터 정식 시행했으며 만 23세 이상인 대만 국적자로서 관할 지방법원의 지역에 4개월 이상 거주한 경우에 선출된다. 국민 법관 6명이 직업 법관 3명과 함께 재판부의 일원으로 재판에 참여한다.
연합뉴스 202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