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베트남 최대 명절(뗏)을 앞두고 짝퉁 상품의 범람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지 주요 상품인 초코파이·커스터드를 본따 만든 일명 ‘짝퉁 선물세트’가 시장에서 대량 적발됐기 때문이라고 더구루지가 5일 보도했다.
이날 베트남 하노이 시장관리당국에 따르면 짝퉁 업체들은 오리온 초코파이의 상표명(Chocopie)을 △초쿠파이(Chocoopie) △추코파이(Choocopie) △Chocopai 등으로, 카스타드 상표명(Custas)은 Custard로 둔갑해 판매했다. 제품 이름뿐 아니라 디자인까지 베껴 정품인 것처럼 속여 팔았다.
트란 비엣 훙(Tran Viet Hung)하노이 시장관리부 부국장은 “제품을 구매할 때 원산지를 명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의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에 오리온이 골치를 앓고 있다. 맛과 제품력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호실적을 자랑하던 오리온에 짝퉁 선물세트가 등장하며 이미지 타격을 주고 있어서다.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308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 신장률 16.9%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증권가는 오리온의 2022년 베트남 전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가량 늘어난 444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짝퉁 논란은 큰 걱정거리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브랜드 신뢰도뿐 아니라 재정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오리온은 올해 뗏 기간 매출 확대를 위해 현지 공장을 풀가동하고 TV광고를 진행하는 등 역량을 집중해온 만큼 이번 짝퉁 사태에 우려가 커진다.
이에 오리온은 짝퉁 문제는 매년 발생하며 매출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리온 관계자는 “일부 지역 도매업자들이 단기 설 특수를 노리고 짝퉁을 생산하는 문제는 국지적으로 매년 발생해 왔다. 그로 인한 자사와 시장에 대한 영향은 거의 없다”며 “베트남 법인은 소비자들의 오인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짝퉁 업체에 경고장을 즉시 발송하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리온은 1995년 초코파이를 수출하며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6년 호치민 미푹 공장, 2009년 하노이 옌퐁 공장을 가동하며 지속해서 포트폴리오를 늘렸다. 2019년 4월 쌀과자 ‘안’을 출시했고 지난해 13%대였던 쌀과자 시장 점유율은 올해 23%대까지 상승했다. 출시 이후 누적 매출액은 600억원, 누적 판매량은 1억1600만봉지를 각각 돌파했다.
더구루 2023.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