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안이 계속돼온 말레이시아의 제15대 총선 투표가 시작됐다고 연합뉴스가 19일 보도했다. 이날 실시되는 조기 총선으로 정치적 혼란을 끝낼 임무를 가진 새로운 정권이 탄생한다. 하원 222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세력이 최종 승자가 된다.
이번 총선은 말레이시아 선거 사상 처음으로 3개 이상의 정당연합이 정권을 노리는 다자 구도로 치러진다.
국민전선(BN)은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지난 14대 총선까지 계속 집권한 정당연합이다. 말레이계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정당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을 중심으로 장기 집권했으나 부정부패 등으로 민심을 잃어 지난 선거에서 패했다.
희망연대(PH)가 2018년 총선에서 독립 후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교체를 이뤘다. 정권교체 이후 전 정권의 부패 척결 등 개혁에 나섰으나 기득권의 반발과 내부 분열 등으로 총리 자리를 잃었다.
BN과 PH의 양강 구도를 다자 대결 양상으로 바꾼 국민연합(PN)은 PH 정권이 무너지면서 새롭게 부상한 정당연합이다. 말레이계를 기반으로 하면서 개혁을 추구하는 중도파로 분류된다.
여론조사에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 양상이 나타났다. 조사 기관과 시기에 따라 판세 자체가 엎치락뒤치락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지난 8~14일 2천68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PH가 35%로 가장 앞섰고, PN이 20%, BN이 17%로 뒤를 이었다.
앞서 메르데카센터가 이달 초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는 PH 26%, BN 24%, PN 13% 순이었다.
젊은 층의 지지를 받는 PH가 상대적인 우위에 있지만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다수당이 되더라도 정권을 차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랜 집권 경험을 가진 BN이 뿌리가 같다고 할 수 있는 PN과 손잡으면 PH를 넘어 정권을 꾸릴 수 있다고 분석된다.
개혁 세력인 PH가 다시 한번 정권을 교체하고 파란을 일으키느냐, 보수세력이 승리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하게 될지 갈림길에 섰다.
총리 후보로 BN에서는 UMNO 소속인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현 총리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BN이 승리할 경우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UMNO 대표가 당권을 무기로 총리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PH에서는 야권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가 독보적이다. 그가 오랜 총리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지난 14대 총선 승리 이후에는 마하티르 모하맛이 ‘임시 총리’를 맡아 2년여 통치한 뒤 그에게 자리를 물려주기로 했으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PN의 무히딘 야신 전 총리도 총리직을 다시 겨냥하고 있다. 그는 2020년 마하티르 총리 사임 후 총리가 됐으나 코로나19 방역 실패 책임을 지고 지난해 8월 사퇴했다.
그 외 97세인 마하티르 전 총리와 그가 결성한 조국운동(GTA)의 성적도 관심사다. 세계 최고령 정상 기록을 가진 마하티르는 또다시 지역구에 출마했다.
연합뉴스 2022.11.19